▨… “하나님, 정당한 사람, 상식적인 사람, 노력하는 사람, 진실한 사람이 잘 살게 좀 못합니까? 나보고 웃긴다구요? 세상은 적당히 뒤섞여서 사는 게 좋은 거다 이 말이겠죠. 선량한 사람이 속고 살지나 않게 해주쇼. 그게 하나님 할 일 아닙니까. 하나님, 핏대 좀 내세요. 무조건 용서하는 게 직업은 아니잖아요. 죽은 뒤에 끌어다 심판하는게 하나님의 핏대라는 겁니까?(김홍신·인간시장)”

▨… 나치 하의 베를린 감옥에서 오스트리아의 한 농부 프란츠 예거스태터가가 처형되었다. 그의  마지막 편지. “내 영혼을 하나님께 되돌려 드려야 할 때가 가까워 오고 있습니다. 나 때문에 내 가족이 당해야 할 고통과 슬픔을 벗겨 드리고 싶은 마음 간절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가족보다도 하나님을 더 사랑해야 합니다. 우리는 하나님께 작은 잘못을 저지르기보다 차라리 이땅의 모든 귀한 것과 가치 있는 것을 버려야 합니다.”

▨… ‘인간시장’의 사람들은 “억울한 꼴 당하는 사람들 좀 생각해 주쇼.”라고 하나님께 핏대를 올리며 하나님을 희화화했다. 자신의 삶이 아무래도 억울하다는 느낌을 지울 길이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믿음의 사람 오스트리아의 농부는 하나님에게 조그만 잘못을 저지르기보다 자신의 가장 귀한 것, 가치 있는 것을 버려야 함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 길을 조용히 걸어갔다.

▨… 목사들은 억울하다. 분통이 터질만큼 억울하다. 자본주의 사회에 속해 있으면서도 부귀와는 애초에 담을 쌓아야 하고, 목사의 명예는 ‘섬기는 자’에서 출발되어야 하니 얻기가 너무 힘들고, 권력은 반드시 부패하기 마련이니, ‘근묵자흑’이라 가르침 받은 것을 스스로 팽개쳐버릴 수도 없고… 목사의 삶은 어쨌거나 억울하다. 그래서일까. 전 총무는 예외로 쳐도 출세(?) 못한 목사들의 억울함이 교단을 풀무불처럼 달구고 있다.

▨… 에릭 프롬은 “만일 사람이 살아 있으면 그 사람은 대체 무엇이 허락되어 있는지를 알게 된다”고 말한 적이 있다. 큰 교회에서 청빙 못받아도, 의회부서나 항존위원회에 한 자리를 얻지 못해도, 대의원이라는 이름 평생 한 번 못 얻어도, 억울해하지 않는 목사 보기가 가뭄에 콩나듯이라면 우리 교단의 내일이 어떻게 될까하고 예수님도 억울해 하지 않으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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