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최악 구제역 사태 '하나님의 경고'

사상 최악의 구제역 사태가 전국을 휩쓸고 있는 가운데 한국교회도 기도회와 토론회를 개최하며 구제역 대응에 나서고 있다. 한국교회는 구제역을 영적인 문제로 바라보는 동시에 생명윤리·신학적 접근으로 구제역 사태의 근본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

구제역 전국 확산
구제역은 발굽이 2개인 소·돼지 등의 입·발굽 주변에 물집이 생긴 뒤 치사율이 5~55%에 달하는 가축의 제1종 바이러스성 전염병이다. 특별한 치료법이 없어 병이 발병했을 경우에는 검역을 철저히 하고 감염된 소·돼지를 비롯 반경 수킬로미터 이내의 모든 동물을 살처분하고 있다.

이번 구제역은 지난해 11월 23일 안동에서 처음 발생한 후 지금은 전국으로 확산되어 약 200만 마리 이상이 살처분됐다. 피해액은 2조 원에 달한다. 땅에 파묻기 전 안락사 시킬 장비나 약품, 인력이 부족하여 동물을 산채로 생매장하는 일도 일어난다.

안동지역 본 교단 모 성도는 대규모 축산업을 하다 이번에 9000여 마리의 소·돼지를 한꺼번에 살처분 당했다. 재정적 손실도 크지만 정신적 충격과 공허감은 재활 의지를 꺽고 있다.       

한국교회의 대응
한국교회도 구제역으로 인한 살처분 가축이 100만 마리를 넘었다는 보도가 나온 후 구제역 관련 기도회와 토론회 등을 잇따라 열며 대응에 나섰다. 한국교회는 구제역을 영적인 문제로 바라보면서 사태 극복을 위한 지혜를 모으고 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이광선 목사)는 지난 16일을 금식기도의 날로 선포했다. 한기총은 전국교회가 금식하면서 죄를 회개하고 금식헌금을 모아 축산농민과 방역종사자를 위문할 것을 요청했다. 

한국교회희망봉사단(대표 김삼환 목사)은 지난 1월 9일 서울 명일동 명성교회에서 구제역 확산방지 특별기도회를 가졌다. 이날 본 교단 전 총회장 이정익 목사는 설교에서 이번 구제역 사태를 사회타락에 대해 교회가 제 역할을 감당하지 못하고 예언적 사명을 잃어버린 것에 대한 경고라고 강조했다.

김삼환 목사도 “이번 구제역 사태는 하나님이 우리를 치시기 전 가축을 먼저 치시는 하나님의 경로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한국교회가 스스로의 잘못과 죄악을 회개하면 이를 계기로 회복의 역사가 일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근본 해결안 모색
연합기관에 이어 각 교단들도 총회장 담화문 발표 등 구제역 확산방지를 위한 대응에 나섰다.

예장통합(총회장 김정서 목사)은 17~22일을 금식기도주간으로 정하고 전 교인의 기도를 요청했다. 통합은 구제역 사태의 근본원인을 보다 많은 소비를 위한 인간의 욕망과 탐욕적인 삶에서 찾으면서 회개와 영적갱신을 통해 하나님께 나아가는 기회가 삼을 것을 제안했다.

기독교대한감리회도 감리교 10개 연회감독의 이름으로 비상기도 호소문을 발표하고 9~16일 동안 공예배, 새벽기도, 개인기도, 식사기도를 할 때 구제역 피해주민과 확산방지를 위해 기도할 것을 요청했다. 기독교장로회도 전국교회에 기도를 요청하면서 사회적 지원방안도 강구 중이다.  

한편 구제역 발생을 계기로 인간 탐욕에 대한 반성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주최로 열린 구제역 관련 토론회에서 김기석 신부(성공회대 교수)는 “구제역 사태는 장기적으로 보면 오늘날 자본집약적 공장식 축산업이 필연적으로 몰고 올 수 밖에 없는 불행한 귀결”이라며 “우리 인간이 동물들을 반생명적으로 사육하고 살육해도 과연 괜찮은 것인지 신학적 성찰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양재성 사무총장(기독교환경운동연대)도 “반생명적 공장식 밀식 사육을 지양하고 자유활동 공간 등 주변환경을 관리개선해야 하며 생명을 경시하는 살처분 방식의 방역방식도 바뀌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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