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속 건강한 사역승계, 아이티 구호 활발

동양 최초의 민영교도소인 ‘소망교도소’가 12월 7일 개소했다. 기독교 재단법인 아가페(대표이사 김삼환 목사)가 설립한 소망교도소는 국내는 물론 아시아 최초의 민영교도소로 15년 만에 건축, 개소한 것이다. 소망교도소는 잔여형기가 7년 이하로 남은 모범수들을 교화시키기 위한 시설로 재소자들의 재복역률을 현재 22.4%에서 3%로 낮춘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교도소 안에는 의료동, 운동장, 샤워실, 재소자 통화실 등 복지시설을 두루 갖추는 등 국영교도소와 차별화했다. 징벌방을 의미하는 1인실을 재소자의 희망에 따라 들어갈 수 있는 ‘특실’로 바꾸고 공동 식당도 운영하는 점도 특징적이다.
한국교회의 역사적 업적인 소망교도소를 설립하는데는 꼬박 15년이 걸렸다. 1995년 한국교회에서 민영 교도소 설립을 논의한 이후 개소식까지 15년이나 걸릴 정도로 많은 반대와 물질적 어려움을 겪어야 했지만 한국교회가 십시일반 175억원을 모아 숙원사업을 이뤄낸 것이다. 그러나 총 건축비 288억원 중 아직 113억원의 잔금이 남아 이후 모금은 과제로 남아있는 상황이다.  

 

   

 인터넷을 통해 유포된 이른바 ‘봉은사 땅밟기’ 파문으로 종교계의 갈등이 증폭되는 양상을 보였다. ‘찬양인도자학교’ 소속 학생들이 만든 이 6분짜리 동영상은 봉은사 내에서 기도하는 장면을 녹화한 것으로 “이 땅은 정말로 파괴될 것이고, 하나님께서 이 땅을 회복할 것이다” 등의 자막처리까지 되어 있어 기독교의 이기주의를 지적하는 여론의 뭍매를 맞았다. 비난이 거세지자 당사자들은 봉은사 주지를 만나 사과의 뜻을 밝혔지만 비난여론은 사그라들지 않고 ‘대구 동화사 땅밟기’, ‘미얀마 땅밟기’ 등의 동영상까지 유포되어 사태는 일파만파로 커져갔다.
더욱이 봉은사 땅밟기를 도화선으로 템플 스테이(Temple Stay) 정부 예산 지원을 둘러싸고 개신교와 불교의 종교간 갈등이 불거지면서 개신교에 대한 비난여론이 들끓었다. 그러나 연말을 맞아 개신교와 불교 간에 종교 화합 분위기가 다시금 조성되고 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이광선 대표회장은 12월 17일 템플스테이 예산 지원 반대와 달리 “정부의 전통문화보존 관련 예산은 지원해야한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김영주 총무는 20일 조계사에서 열린 성탄트리 점등식에 참석해 조계종 자승 총무원장에게 종교간 화합과 협력의 길을 제안하는 등 화해의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2년 넘게 감독회장 문제로 내홍을 겪고 있는 감리교 사태는 이번에도 해를 넘기게 됐다. 올해도 지루한 자리싸움을 계속해오던 감리교는 결국 사회법 송사가 난무한 가운데 최근 교단 밖에서 감독회장 직무대행이 선임되어 감리교가 자정능력을 상실했음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이제 감리교 사태는 법원에서 감독회장 직무대행으로 선임한 예장합동 장로인 법무법인 로고스의 백현기 대표변호사를 통해 해결안을 마련하게 된다.
백현기 장로가 감리교단의 관리를 맡게 된 것에 대해 ‘한국교회의 수치’라는 지적이 많은 가운데 지리한 싸움을 종결지을 수 있기를 바란다는 기대감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12월 17일 첫 출근한 백현기 직무대행은 “감독, 본부, 상대 양 당사자 등 여러 의견을 겸허하게 듣고 민주적으로 해결해 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법원의 개입으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감리교 사태가 내년에는 깨끗이 해결되어 만신창이가 된 감리교인들의 상처를 보듬어 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올 한해는 국내 중·대형 교회의 담임목사 세대교체가 유독 많았다. 최근 이들 중대형교회를 중심으로 당회에서 후임자를 미리 선정해 함께 목회하는 기간을 갖도록해 안정적인 사역승계가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다. 할렐루야교회는 김상복 목사가 올초 원로목사로 추대되고 미국 남가주사랑의교회 김승욱 목사가 취임했으며, 지구촌교회 이동원 목사는 조기 은퇴를 결정하고 미국 새너제이 뉴비전교회 진재혁 목사를 후임으로 선정했다. 두레교회 김진홍 목사도 미국 밀알교회 이문장 목사를 후임으로 정했다.
이들 교회의 공통점은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어 왔던 ‘세습’을 딛고 ‘건강한 사역계승’을 보여줬다는 점이다. 특히 미국에서 활동 중인 목회자 영입이 붐을 이루고 있는 점도 특징적이다. 2003년 사랑의교회 옥한흠 담임목사의 후임으로 오정현 목사가, 2006년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조용기 목사 후임으로 이영훈 목사가 목회를 계승한 이후 미국출신 목회자 붐은 교계에서 거세게 일고 있다.

 

 

 

이단척결에 앞장서야 할 한국교회 연합체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에서 일부 교단이 이단사이비로 규정하거나 경계를 명시한 이단관련자들에 대한 이단해제를 결정해 큰 파란이 일었다. 한기총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는 장로교 주요교단 소속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와 총회차원의 요청과 촉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교단에서 이단 및 사이비(옹호/우려)로 규정한 장재형 씨와 변승우 씨에 대해 ‘이단성 없음’으로 연구했다. 또, 한기총 임원회에서는 이를 그대로 받아들여 논란이 가중됐다.
이에 반발해 지난 12월 20일 예장 통합과 고신, 합신, 백석 교단 등 6개 장로교단과 기독교대한침례회를 포함한 3개 교단 총회장과 총무, 이대위원장들은 한기총의 이단해제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한기총의 결정취소를 촉구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주요 장로교단들은 각 교단에서 이단으로 규정한 경우 해당 교단의 연구내용을 공유하고 함께 논의해야 함에도 독단적으로 이단해제를 결정한 것은 옳지 않다며 결정 취소를 강력히 주장한 것이다. 이에대해 한기총 실행위는 이대위 원 전원교체와 이단해제 결정을 번복하는 것으로 사태를 수습했다.

 

 올해 초 최악의 지진피해를 입은 아이티를 돕기 위한 한국교회의 의지는 기적같은 모금으로 이어져 아이티에 큰 희망을 심어주기 충분했다. 한국교회희망봉사단은 37억원을 모금하고, 아이티 현지에 교회재건사업과 크리스챤 빌리지 조성 사업에 힘쓰고 있으며, 예장 통합과 합동도 현지에서 다양한 긴급구호활동을 펼치는 한편 현지 빵공장 운영에도 힘을 쏟고 있다. 본 교단도 아이티 돕기를 위해 모금된 7억2천여만원 중 5억여원을 아이티 재건에 힘쓰고 있는 오엠에스를 통해 아이티 주민에게 50여채의 집을 지어주기로 하였고 40만 달러(5억여원)를 오엠에스에 전달했다.
또한 올 한해는 WCC와 관련한 신학적 논쟁도 이슈였다. 2013년 ‘WCC 제10차 부산 총회’가 다가오자  WCC 신학에 대한 찬반의 입장이 극명하게 갈려 ‘종교다원주의’ 등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는 못했다. 또 예장 통합측은 총회에서 WCC를 적극 지원하기로 결의한 반면 예장 합동 측은 WCC대책위원회 활동을 연장하는 등 평행선을 타고 있다.
찬송가 문제는 지난해 불거진 법인화 논란, 올해 재계약 관련 잡음 등의 문제를 낳아 여전한 한국교회의 숙제로 남고 있다. 연합정신을 무시한 이광선 이사장의 연임 논란과 더불어 기독교서회와 예장출판사, 공회간의 지루한 법정공방, 출판권 재계약과 관련한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이와 함께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문제로 한국교회 지도력 하락을 부채질 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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