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포럼, 목회자 노후준비 제안...오종남 박사, “자식의지 말고 기대치 낮춰야”

신촌포럼(대표 이정익 목사)은 지난 11월 4일 신촌교회에서 목회자의 노후 준비와 은퇴 목회자의 행복한 노년의 삶을 살폈다.
장수가 더 이상 축복이 아닌 고령화 시대에 살아가고 있는 목회자들은 은퇴 후 행복한 노년을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신촌포럼(대표 이정익 목사)은 지난 11월 4일 신촌교회에서 목회자의 노후 준비와 은퇴 목회자의 행복한 노년의 삶을 살폈다.

‘목회자의 은퇴, 어떻게?'란 주제로 열린 제27회 신촌포럼에서는 ‘은퇴 후 30년을 준비하라’의 저자 오종남 박사가 강사로 나서 은퇴 후 행복한 노년 준비에 대해 강연했다. 한국인 최초로 IMF 상임이사를 역임한 경제전문가인 오 박사는 은퇴 목회의 노후 준비에 대한 해법을 경제가 아닌 성경에서 제시했다.
오 박사는 ‘노인 무전'의 고통을 겪지 않기 위해 60세 이전에 은퇴 이후를 대비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그것이 반드시 ‘더 많은 돈’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오 박사는 항상 물질의 행복의 조건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인간이란 기본적 욕구가 충족할 때까지는 돈이 필요하지만, 그 뒤에는 돈이 많다고 행복한 게 아니라는 것. 사람들은 대부분 바라던 것이 다 채워지면 바라는 게 더 늘어나는 법이기 때문에 물질적인 풍요를 넘어 정신적 풍요, 바로 감사와 자족, 나눔의 삶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평균수명 90세를 향해 달려가는 이 시대에 ‘장수’가 ‘축복’이 되려면 먼저 작은 것에도 감사하고 자족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후좌우를 둘러보면 세상에 자신보다 어려운 사람들이 더 많다는 것에 감사하게 될 것이고, 목회자들은 이미 정신적으로는 하나님께 보상을 받았다고 자족하면 더 행복해 질 수 있다는 것이다.

행복하기 위한 노력과 기대치를 낮추는 일도 은퇴 목회들의 행복한 비결이라고 주장했다.  행복에 이르는 길은 더 많이 성취하거나, 적게 바라거나 둘 중 하나라고 설명한 오 박사는 “내가 100을 바랐는데 120을 가졌다고 느끼면 행복하지만, 100을 바랐는데 80을 가지면 불행한 것이 사람”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필요한 것은 가지려는 욕심을 줄이는 것이고, 그것이 산상수훈에서의 ‘마음이 가난한 자’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받은 복에 감사하면서 우리보다 못한 사람들을 위한 나눔을 실천하는 것이야 말로 행복한 노년의 기적을 만드는 비결이라고 덧붙였다.

오 박사는 또 목회자들의 섣부른 투자에 대한 경고도 잊지 않았다. 최고의 투자전문가인 그는 “미국 감리교에서도 펀드 전문가가 목회자들의 연금을 반토막낸 일이 있었다”면서 “목회자들이 은퇴 후 작은 돈이나마 펀드나 주식으로 불릴 방법을 찾지만, 돈을 벌려다가 오히려 모두 잃어버릴 위험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무모한 행운을 얻기 위해 행복을 짓밟지 말라는 ‘클로버 행복론’을 기억하라는 제언이다. 은퇴 후에는 돈을 벌려고 하기 보다는 현재 갖고 있는 돈으로 살아가도록 스스로를 맞춰가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는 것이다.

또 자녀들에게 의존할 생각을 버릴 것을 조언했다. 자녀에게 ‘올인’하지 말고 자녀에게 투자할 비용을 자신들의 노년의 삶에 투자라는 것이다.

오 박사는 “자녀들은 더 이상 안전한 보험이 아니기 때문에 노후는 스스로 대비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선 옛날 부모님들처럼 분에 넘치게 자식들에게 투자하는 ‘올인(All-in)’을 해서는 안 되고, ‘하프인(Half-in)’만 하고 나머지 반은 ‘더 늙어서 손 벌리지 않기 위해, 자식에게 짐이 되지 않기 위해’ 자신들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포럼과 관련해 신촌포럼 이정익 목사는 “한국교회의 급성장 이면에 은퇴를 준비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목회자들이 생기고 있다”며 “한국교회가 성숙한 자세로 은퇴와 노후를 준비해야 되는 때 이번 포럼이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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