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아들 둔 아버지의 사랑 이야기
따뜻한 사랑 가득, 밀알천사 산행모임도 말해

장애아들은 둔 아버지의 끝없는 사랑 이야기. 이 책에 대한 이보다 더 정확한 설명은 없다. 자폐 장애를 가진 범선이, 그리고 그를 향한 아버지의 삶. 따뜻한 아버지의 사랑이 담긴 ‘그래서 사랑하고 그래서 사랑한다’(아가페)가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올해로 스물아홉이 된 범선이는 뭔가에 열심히 빠져 살아가는 아이다. 언어 표현력이 떨어져 사람과 의사소통이 어렵고 때론 산만하다. 그는 어려서 자폐아 판정을 받았다.

사랑스런 아이가 ‘자폐아’라는 말을 들은 엄마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고 하늘을 원망하고 불평불만을 하게 된다. 이모의 소개로 아내가 교회를 다니기 시작했고 교회 선생님이 매주 정성스럽게 쓴 그림 편지를 받은 범선이는 변화를 시작했다 …. 그렇게 시작된 범선이의 변화는 색소폰 연주로 이어졌고, 지금 범선이는 실력을 갖춘(?) 색소폰 연주자로 하나님을 찬양하고 가족과 함께 국내외를 여행하며 천사의 합창을 이끈다.

이 책은 범선이의 자라온 삶을 시간대별로 기록하고 있지도 않고 눈물을 쏙 빼놓는 이야기도 별로 없다. 다만 둘째 아들 범선이를 품은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형 윤선이의 이야기가 소개되어 있을 뿐이다. 그들 가족의 생각과 일상을 소소히 풀어낸 이야기요, 아버지의 잔잔한 기록이다. 그래서 가볍지만 여러 가지 상념에 빠져들게 한다.

그러나 이 책의 이야기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저자는 범선이와 함께한 산행을 정서 장애인들과 함께 하는 시간으로 만들어냈고 ‘천사들의 합창’, 즉 밀알천사 산행모임(www.miral1004.org)이라 불리는 모임을 일궈냈다. 천사들(자폐아동)과 짝궁(도우미)이 함께 만들어가는 산행 이야기는 15년 이상 이어지고 있다.

저자는 말한다. 하나님이 범선이로 인해 자신을 훈련시켰다고. 장애인과 산행하게 하고 교회에서 밀알부를 섬기게 했으며 주말학교를 통해 아이들이 부모 없이 생활하는 것을 훈련케 했다고 고백한다. 저자는 지금, 아이들의 터전이 세워지기를 기도하고 있다. 하나님의 때에 하나님의 방법으로 꼭 이루어주실 줄 믿고 살아가는 그의 기도는 응답되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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