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키아벨리(Machiavelli·1469~1527)는 “국가는 어떤 방식으로든지 온전히 수호되어야 한다”는 판단에서 국가 형성과 존립이라는 문제에 관한한,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한다고 주장하였다. 마키아벨리는 당시의 유럽 상황에서 자신이 소중하게 여기고 있는 통일된 이탈리아가 자유롭고 강력한 독립국가를 이룩하기 위한 목적이라면 어떤 수단도 용인된다고 보았다. 그에 의하면 나라를 위해서는 모든 것이 허용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 덕스러운 사람이었다.

▨… 오늘의 정치학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부도덕한 것을 포함한 여러 수단을, 예를 들면 거짓말, 비방, 잔혹함 등을 사용해도 무방하다는 사람들을 일컬어 마키아벨리스트라고 지칭하고 그런 주장에 대해서는 마키아벨리즘(Machiavellism)이라는 이름을 붙인다. 지하에 묻힌지 오래된 마키아벨리로서는 이름도 들어본 적 없는 한국이란 나라에서 저들의 ‘권모술수주의’를 마키아벨리즘으로 번역하는 것이 어쩌면 억울할지도 모른다.

▨… 역사학자인 러멜(R.J. Rummel)은 “제1·2차 세계대전, 베트남전쟁, 한국전쟁, 멕시코와 러시아 혁명을 포함하여 1900년부터 1987년까지 세계에서 일어난 모든 전쟁과 혁명에서 죽은 사람들의 수는 3400여만명이다. 그런데 마오쩌둥의 유혈통치로 죽은 사람은 그 두 배가 넘는다”고 거론하였다. 마키아벨리스트로서의 마오쩌둥의 실체를 한마디로 요약해버린 것이다.

▨… 현대는 마키아벨리스트라는 말을 정치학 용어로만 국한하지 않는다. 예를 들면 생명공학자인 오클리(B. Oakley)는 “겉보기엔 매력적이나 권력에 아첨하는데 비상한 재주를 갖고 있으며, 지배력 쟁취나 사적 이익을 위해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책략을 쓸 수 있는 사람”을 마키아벨리스트로 규정하였다(‘나쁜 유전자’). 그에 의하면 마키아벨리스트는 파렴치하고, 자기 이익만을 도모한다.

▨… 어쩌다 사람 사는 곳 어디에서나 마키아벨리즘이 판치게 되었나. 서글픈 것은 우리 교단에서 마져도 마키아벨리즘의 유령이 제멋대로 휘젓고 다니는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교권 쟁취를 위해서 자신의 위세를 세우고 싶어서, 자신의 사욕을 위해서 교단의 여론을 조작하고 자기 이익을 위해 교단에 상처를 주는 행태도 마키아벨리즘의 한 모습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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