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생명나눔운동 발판 역할
기증 등록 69.5% 기독인, 실제기증 저조 아쉬움


경제적 위기상황 속에서 강조되는 것은 타인을 향한 나눔과 베품으로 사회는 기독교 신앙인들에게는 좀 더 높은 잣대를 들이댄다. 물질을 나누고 마음을 나누고 몸으로 헌신 봉사하는 것은 마땅한 교회의 사명이요, 크리스천들의 사명임을 반대하는 이는 없을 것이다. 실제로 많은 교회들이 지역사회를 위해 나누고 베푸는데 자원을 아끼지 않는다. 하지만 그 나눔이 생명과 직결되면 얘기는 달라진다.

한국교회 장기기증 이끌어
한국복음주의협의회(회장 김명혁 목사)는 사순절을 맞아 3월 월례세미나에서 장기기증운동에 대해 다뤘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한국교회와 장기기증의 연관관계와 장기기증의 신학적 의미, 우리의 과제에 대한 폭넓은 논의가 이뤄졌다.

세미나에서는 철저한 윤리적 규정에 의해 이뤄져야 한다는 단서가 붙었지만 신학자와 생명윤리 전문가, 목회자, 장기기증운동가 모두 ‘장기기증’은 최고의 사랑나눔 실천이라는데 의견을 모았다. 특히 한국교회가 생명나눔에 앞장서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었다.

사실 우리나라의 장기기증운동은 한국교회로 인해 성장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장기기증 등록자는 13만7천여 명으로 집계되었다. 이 수치는 예년에 비해 3배가량 증가한 것이다. 지난 한해 크고 작은 250여 교회들이 장기기증 예배를 통해 생명나눔에 동참한 결과다.

실제로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본부장 박진탁 목사)에 따르면 지난해 장기기증 등록자 137만165명 중 69.5%가 크리스천인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지금까지 생존시 신장기증을 한 897명 가운데서 목회자가 120명으로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독교가 장기기증운동에 있어서 얼마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가를 보여 주는 수치다.

특히 지난 2007년 본 교단에서 창립 100주년을 맞아 교단 차원에서 벌인 장기기증운동은 생명나눔에 있어서 한국교회의 저력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건으로 기록되고 있다.

실제 기증자는 여전히 부족
그러나 한국교회가 생명나눔에 열심히 동참한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수요에 비해 기증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현재 국내에 장기이식을 기다리는 대기자는 1만7055명에 달하는 반면, 한 해 뇌사기증자는 200명 남짓한 수치로 인구백만명당 뇌사장기기증자의 비율은 5.2명(2009년 기준)에 불과하다. 꺼져가는 생명을 붙들고 누군가 희망을 선물하길 기다리는 사람은 많지만 선뜻 생명을 나누겠다고 나서는 이가 적은 까닭이다. 크리스천으로 살아가면서도 뿌리깊은 유교사상을 벗지 못하는 것이 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장기기증운동의 경우 크리스천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발전시켰다는 점은 매우 높이 살만한 일이지만, 반대로 전체 국민의 1.5%만이 장기기증운동에 동참했을 만큼 장기기증 등록이 여전히 저조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본 교단도 생명나눔운동을 앞장서 이끌던 모습이 사그라든지 오래다. 교단창립 100주년을 전후해서는 많게는 매달 4곳 이상 장기기증 예배를 드리고, 사순절과 고난절 주간에 장기기증 등록을 받거나 헌혈행사를 하는 교회들이 많았으나 차츰 관심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올해 장기기증예배를 드렸거나 예정한 교회는 헤브론교회(김일수 목사), 영동중앙교회(양정규 목사), 흑석중앙교회(조영한 목사)로 3개 교회에 불과한 실정이다.

나누고 베푸는 삶을 살아야 하는 크리스천들에게 생명나눔은 어쩌면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말한다. 고난주간을 앞두고 모진 고난을 당하시고 목숨을 내어 우리를 구원하신 예수님의 사랑을 생각해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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