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적치유’관련 도서 인기 … 경제 위기, 정신적 고통 등 원인
개인 가정 치유 중심 … 독서치유, 세미나 등 ‘시너지 기대’

요즘 출판계 화제의 단어는 단연 ‘치유’다. 작년 말부터 관심을 받았던 ‘치유’가 올해까지 지속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도서계는 왜 치유에 주목할까?

현대인의 외로움 반영

최근 주요 서점의 종교분야에는 ‘치유’ 도서가 대세다. 베스트셀러, 화제의 책의 상위는 언제나 치유 관련 도서가 자리하고 있다. ‘우울증 30일 치유법’ ‘치유와 권능’ ‘내면 치유’, ‘영화로 만나는 치유의 심리학’ 등 종류도 다양하다. 이런 ‘치유 열풍’에 대해 출판관계자들은 현시대를 반영한 결과라고 진단한다. 최대 경기불황과 정신적 질병의 증가로 막다른 골목에 놓였던 사람들이 ‘치유’를 대안으로 선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출판칼럼니스트 장동석 씨는 연재물 ‘기획회의’를 통해 경제 불황으로 위기에 몰렸던 사람들이 심리적 안정감과 위로를 얻고자 치유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IMF와 함께 붐을 이뤘던 자기계발서에 대한 관심이 최근 치유로 옮겨왔다고 덧붙였다. 외환위기를 넘는 최대 불황인 2009년, 사람들은 지친 마음을 고치기 위해 ‘치유 책'을 꺼내들었다는 얘기다.

다른 이유로 지적되는 것은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는 현대인의 증가다. 내적치유사역연구원 김지만 목사는 “한국 사람들의 정신 건강도가 떨어져있기 때문에 우울증, 대인공포증 등이 생겨났고, 이는 교회도 마찬가지”라며 “이런 상황에서 성도 한명 한명의 마음을 살피는 치유 책에 대한 관심이 증가됐다”고 말했다. 지친 마음을 돌보려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이다.

최근 내적치유 책의 경향

물론 예전에도 치유관련 책들은 존재했다. 그러나 목회적인 측면을 강조했던 이전과 달리, 최근에는 철저하게 개인에 집중하고 있다. 이전의 ‘치유’책들은 치유기도, 치유설교, 치유사역 수기 등 목회적인 테마의 책이 대부분이었다. 그렇지만 최근에는 평신도를 타깃으로, 내면이 회복과 치유를 다루는 책들이 출판되고 있다. 특히 가정치유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아버지학교, 어머니학교 등 자신의 가정부터 고민하는 방향으로 신앙의 흐름이 바뀌었기 때문으로 언급했다.

한국기독교출판협회 최승진 사무국장은 “아버지학교, 어머니학교, 결혼예비학교 등 개인과 가정의 신앙회복이 최근의 신앙흐름"이라며 “이러한 심리를 반영하는 신앙일반관련 책들이 많아졌고, 이것이 ‘치유’라는 명칭으로 보편화된 듯하다”고 말했다.

또한 개인의 신앙 회복이 교회와 기독교의 회복이라는 생각도 변화의 원인이다. 이전에는 교회의 규모가 최우선이었다. 그러나 제자훈련 등 개인 신앙회복 프로그램들이 확산되면서 성도의 신앙이 교회와 기독교의 부흥과 연결된다는 생각이 높아졌다는 것이고, 이 생각이 출판계까지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이다.

치유 프로그램 함께하면 시너지

그러나 이러한 내적 치유 도서 열풍이 가져온 문제점도 있다. 검증되지 않은 책들이 ‘치유’라는 이름만 붙인 채 우후죽순 생겨나기 때문이다. 치유가 가진 진정한 가치와 영향력이 이러한 책들에 의해서 약화될 수 있기 때문. 일종의 유행어로서 선택된 치유 책이 아니라 정말 고통 받고 외로운 사람들이 선택하는 희망의 역할을 하도록 세심한 신경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여러 단체에서 진행하는 도서치유학교나 치유 세미나 등에 참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러한 세미나들은 책으로는 얻지 못할 것들을 가르쳐 주기 때문이다. 특히 비슷한 환경에 놓인 다른 사람들을 통해 더 나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또한 교회에서 세미나나 독서치유학교를 만들어 성도들의 신앙회복과 고민을 들어주는 것도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내적치유 도서 열풍은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반증이다. 이들의 신앙이 회복되고 인생이 즐거워질 수 있도록 책뿐만 아니라 목회자들의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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