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부 인생 살았던 고 안소봉 씨 다큐 뮤지컬화
억지 눈물 아닌 감동 전해 … 공연 순수익 10% 암환자에 기부

화제의 다큐멘터리 '엄마의 약속'이 뮤지컬로 돌아온다.

(주)하늘연어(대표 조재국)는 오는 10월 1일부터 대학로 스타시티 2관에서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한 뮤지컬 '엄마의 약속'을 선보인다. 뮤지컬 엄마의 약속은 화제 속에 막을 내린 MBC 다큐멘터리 '사랑'의 한 꼭지였던 고 안송봉 씨의 실화를 담고 있다. 임신기간 태아와 함께 암이 자라 출산일 다음에서야 위암 말기 6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았던 이야기로, 당시 비가 병문안을 해 이슈가 됐었다.

뮤지컬은 고 안소봉 씨의 강인한 모성애, 실화가 주는 감동을 전한다. 그러나 억지 눈물을 짜내는 신파성 뮤지컬이 아니다. 제작사는 자칫 울음을 짜낼 수 있음을 우려해 팩션 형식을 도입했다고 말했다. 현재 세 살인 딸 소윤을 17세로 설정, 현재의 소윤이 깨닫는 엄마의 사랑을 경쾌하지만 감동적으로 그려냈다. 특히 고 안소봉 씨가 너무 좋아했던 비가 병실을 찾은 실제 사건을 재연한 '가수 '눈'의 병실방문 씬'은 불룩한 배, 귀여운 율동, 부리부리한 눈을 가진 가수 비와 정반대의 배우의 모습에 웃음이 절로 난다.

그러나 실제 사건이라는 사실은 보는 이에게 자연스런 슬픔을 준다. 특히 딸을 잃어버린 할머니 영순의 고백은, 제작진이 마산에 거주 중인 실제 인물을 만나 당시 인터뷰를 고스란히 대사로 옮긴 것. "처음에는 사실 딸이 죽은 게 손녀 탓인 것 같아 손녀가 미웠다"는 고백은 한 명의 '엄마'인 할머니의 고통을 엿볼 수 있어 더욱 슬프다. 또 딸에게 선물로 '곰 세 마리'를 불러주는 엄마의 모습은 '곰 세 마리'를 한번쯤 불러봤던 이 세상 엄마 아빠라면 마음이 짠해질 것이. 그러나 이내 잘 살겠다는 소윤의 고백은 슬픔 대신 희망을 보게 한다.

뮤지컬 엄마의 약속은 소극장 작품이지만 뛰어난 배우들의 가창력, 창작뮤지컬이라는 새로움이 풍성하게 느껴진다. 또 '불과 얼음' 대표 고성일 씨의 극본 및 가사, '김종욱 찾기', '환상동화' 등의 김동연 연출은 작품을 탄탄하게 만들었다.

공연은 12월 31일까지 진행되며, 순수익의 10%를 매달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 암환자에게 사용할 계획이다. 추석연휴, '엄마' 손을 잡고 뮤지컬 속 '엄마'를 만나보면 어떨까.

문의:02)547-6858

저작권자 © 한국성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