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세자릿 수를 기록하면서 7개월여 만에 누적 2만명을 넘어섰다. 2차 대유행으로 치닫고 있는 코로나19 사태의 주된 책임이 교회에 있다는 사실을 이제는 부인할 수 없다. 1000명이 넘는 확진자를 낸 사랑제일교회는 물론 이 교회를 매개로 잇따라 터진 수도권 교회들의 집단감염 사례가 이를 확인해준다.

그간 대다수 교회는 코로나 감염병을 차단하기 위해 생명과도 같은 예배를 온라인으로 전환했고 방역수칙도 잘 준수했다. 하지만 방역에 균열을 낸 데 대해 더 이상 책임을 미뤄서는 안 된다. 지금이 3월초 신천지발 코로나 사태보다 상황이 훨씬 엄중하다. 전체 인구의 절반이 몰려있는 서울과 수도권은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로 격상되면서 시민의 불편과 경제적 피해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막대하다. 방역당국의 경고대로 “둑 터지기 전 일촉즉발 상황”이다.

사태가 이 지경인데도 코로나19 2차 확산의 최대 진원지인 사랑제일교회의 행태는 기독교인이 보기에도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집단감염에 책임을 지기는커녕 오히려 자신들이 정부 방역 실패의 희생자라며 법적대응을 하겠다는 등 적반하장식 태도를 보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코로나에 확진된 목사와 교인들 중 동선을 속이거나 검사를 거부하는 사례도 종종 드러나 코로나 확산을 부추기는 결과를 낳게 했다. 그런데도 여전히 방역당국의 행정명령을 무시한 채 대면 예배를 고집하는 교회도 있다. 이런 행위는 기독교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종교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 잘못을 솔직히 인정하고 용서를 구하는 것이 국민이 기대하는 기독교의 모습일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기독교가 사회의 해악을 가져다주는 종교로 치부되고 있는데 코로나의 재확산 차단을 위한 긴급 방역조치를 따르지 않는 일부 교회의 비상식적 태도는 기독교에 대한 사회 인식을 더욱 부정적으로 만드는 주범이 되고 있다. 최근 목회데이터연구소가 ‘종교에 대한 대국민 인식조사’에서 천주교와 불교인은 ‘온화한’, ‘따뜻한’ 같은 긍정적인 이미지가 우세했지만 개신교인에 대해서는 ‘거리를 두고 싶은’, ‘이중적인’ ‘사기꾼’같은 부정적인 이미지가 더 많았다.

재난 상황에서 기독교는 종교의 자유와 공공성이 조화를 이루고 공존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해야 한다. 종교의 자유만 고집하고 그 책임을 다하지 못한다면 결국 사회의 지탄 대상이 되고 그 자유는 제한 받을 수밖에 없다. 더 이상 교회가 지탄의 대상이 되지 않고, 하루빨리 정상적인 현장예배로 전환될 수 있기를 바란다면 사회적 책임을 통감하고 당국의 방역지침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

교회가 공공성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결국 사회적 책임성을 높여야 한다. 사회가 교계 일각의 문제를 전체인 양 치부하며 비난을 퍼붓는 것이 억울할 수 있지만 전광훈 목사의 비신앙적 행태와 방역에 대한 비상식적 인식을 미리 제어하지 못했던 책임을 먼저 통감해야 한다. 이런 때에 교회 곳곳에서 ‘교회가 죄송합니다’라는 사과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것이 말로만 그칠 것이 아니라 삶의 영역에서 실천돼야 한다.

코로나로부터 내 이웃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이 어디 있겠는가. 코로나 시대에 교회가 가장 효과적으로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 방법 중 하나는 정부의 방역에 지침을 지킬 뿐만 아니라 고통 받는 사람들을 직접 찾아가 그들의 아픔을 치유하고, 나누며, 그들과 지속적으로 함께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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