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스마트폰 사용, 현실에 둔감한 ‘팝콘브레인’ 만들어
스마트폰 사용에 대한 원칙 정하고 유익한 취미활동 지도도

코로나19로 인해 사상 초유의 4월 온라인 개학이 이뤄진 가운데 어린이·청소년들의 생활 패턴에도 큰 변화가 생겼다. 외부 활동에 대한 많은 제약이 따르면서 자연스레 집 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진 것. 이 때문에 집에 있는 동안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시간이 부쩍 늘었다. 과도한 미디어 노출은 정신건강을 해치고 심하면 디스크나 시력저하 등 신체기능 이상을 가져올 수 있어 부모의 적절한 지도가 필요하다. 

청소년 30% 스마트폰 ‘과의존’
# 서울 강북의 A씨 가정. 초등학생 자녀 둘은 둔 A씨는 요즘 고민이 크다. 아이들이 학교를 안 가고 집에만 있다 보니 하루 종일 스마트폰만 들여다보고 있었던 것. 때론 야단도 치고 책을 많이 읽으라고 했지만 그 때 뿐이었다. 아이들과 함께 있을 때는 그나마 스마트폰 사용을 통제할 수 있었지만 직장 때문에 밖에 있을 때는 아이들 스스로 절제하기를 바랄 수밖에 없었다. 때론 아이들의 손에서 스마트폰을 뺐었다가도 금방 어두워지는 아이들의 표정에 마음이 약해져 다시 스마트폰을 내주곤 한다.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소년 셋 중 한 명은 스마트폰에 대한 ‘과의존’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 과의존이란 일상에서 과도하게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스마트폰 이용을 스스로 조절하기 어려워하면서 가정·학교생활 등에 여러 문제를 겪는 상태를 말한다. 거의 중독에 가까운 수준이다.

2018년 통계청이 발표한 ‘한국의 사회지표’를 보면 그 심각성을 알 수 있다. 10~19세의 청소년의 스마트폰 과의존율은 30.3%를 기록했다. 스마트폰이 국내에 도입된 2011년 11.4%에 비해 8년 만에 3배 가까이 뛴 것이다. 조사에서 어린이·청소년의 스마트폰 과의존율은 해마다 높아지고 연령층은 더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이·청소년들이 스마트폰에 집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TV조차 시시한 물건으로 전락케 한 스마트폰은 내가 보고 싶은 거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마법의 기계다. 이렇게 스마트폰이 가진 엄청난 능력은 세계 최고 수준의 우리나라 인터넷 환경이 한몫했다.

청소년들의 스마트폰 사용은 대개 세 가지 범주에 머문다. 첫째 검색, 둘째 동영상 시청, 셋째 게임이다. 이중 ‘유튜브(YouTube)’ 등을 통한 동영상 시청은 스마트폰 사용 시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문제는 청소년들이 유익한 정보를 찾아보기 보다는 대개 자극적이고 흥미를 끄는 영상에 몰입한다는 것이다. 손쉽게 ‘앱’을 깔아 즐길 수 있는 때리고 부수는 게임도 큰 문제다. 이렇듯 동영상과 게임만 즐겨도 4~5시간 이상 스마트폰을 붙들게 된다.    

놀이미디어교육센터 권장희 소장은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은 어린이·청소년의 뇌를 ‘팝콘브레인’으로 만들 수 있다”고 경고한다. 팝콘브레인은 팝콘처럼 튀어 오르는 것에는 반응하지만 느리게 변화하는 실체 현실에는 무감각해진 뇌를 말한다. 즉각적인 반응이 나타나는 디지털기기에 몰두하면서 현실 적응에는 둔감한 반응을 보이도록 변형된 뇌 구조를 일컫는다.

스스로 사용 절제력 길러야
어린이·청소년 스마트폰 사용, 어떻게 하면 될까? 교육 전문가들은 자녀의 스마트폰 사용을 무조건 금지시키는 것보다 스스로 절제력을 길러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섣불리 통제 하려고 하면 반발심을 불러올 수 있고 부모가 없을 때 스마트폰을 더 많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어린이·청소년의 스마트폰 사용은 곧 가정교육의 문제와 직결된다. 부모가 자녀에게 올바른 미디어 사용의 원칙을 가르쳐주고 부모도 그 원칙을 따라 본을 보일 때 자녀도 절제력을 기를 수 있다.

가장 먼저 할일은 적절한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일러주고 이를 지키게끔 하는 것이다. 거실에 스마트폰 바구니를 걸어놓고 사용을 안 하는 시간에는 바구니에 넣어놓게 한다. 그러나 스마트폰이 손에서 떠나있는 동안에도 스마트폰 생각이 계속 떠오를 수 있기 때문에 스마트폰을 대체할 수 있는 다른 취미나 놀이를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가족이 함께 매일 독서를 하는 시간을 만들어 하루 30분~1시간은 같이 독서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독서 습관도 기르고 독서 후에 함께 모여 책의 내용을 이야기 하는 시간을 갖는다면 가족 간의 대화와 유대감 증진에 큰 도움이 된다.

스마트폰이 없는 동안 아이들이 지루해한다면 보드게임이나 퍼즐 맞추기 같은 것을 준비해 흥미를 끌면서 집중력을 키워주는 것도 필요하다. 자녀 스스로 절제할 수 없을 만큼 중독 증상이 심할 때는 스마트폰 사용을 부모가 직접 통제할 수밖에 없다. 

먼저 할 일은 자녀의 스마트폰에 어떤 앱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게임용 앱이 너무 많을 경우에는 2~3개 정도만 남기고 모두 삭제하도록 한다. 푸시알림(실시간 메시지)이 있는 앱은 알림기능을 꺼두는 것도 스마트폰 사용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부모가 본인의 스마트폰으로 자녀의 스마트폰 사용을 통제할 수 있는 앱도 있다. 이 같은 앱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먼저 부모와 자녀의 스마트폰에 같은 앱을 설치해야 한다.

이후 부모가 자녀의 스마트폰 사용시간을 제한할 수 있으며 앱의 사용과 차단도 조절할 수 있다. 또 SNS, 문자 메시지도 관리할 수 있으며 학교폭력 의심 문자도 확인할 수 있다.

이 앱은 자녀의 위치 확인도 가능하고 스마트폰 결제, 카카오톡 링크 접속도 차단할 수 있다.

유의할 점은 무조건적 통제보다는 부모·자녀 간의 협의를 통해 적절한 스마트폰 사용 원칙을 정한 다음 그 원칙 아래서 앱을 실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사춘기 자녀들의 심한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

저작권자 © 한국성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