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의 유형과 의사 결정

안성우 목사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해 주일 예배 휴회를 결정한 교회가 적지 않은데요. 휴회를 넘어 개혁교회의 신앙생활 근간을 흔드는 신호탄이 될 수도 있다는 염려를 머금은 우려가 우려로 끝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주일 예배를 어떻게 할 것인가?’ 묻는 전화에 생각을 나눈 시간이 기도 시간보다 길었던 한 주였습니다. 3월 첫 주일을 보내고 정보를 수집했는데요. 로고스교회가 위치한 고양시 중·대형 교회 85%가 주일 예배를 휴회했습니다.

의사 결정에는 일곱 가지 모형이 존재합니다. ‘합리, 만족, 점증, 혼합, 최적, 쓰레기통, 공공선택형’입니다. ‘최적 모형’은 합리성만이 아니라 ‘초합리’적인 요소도 열어놓습니다. 신앙인에게는 하나님의 특별계시를 초합리라고 할 수 있죠. 초합리가 합리보다 우선 되지만 일반화하면 이단입니다. 이것이 ‘하나님의 뜻’, ‘진리를 깨달았다’라고 하는 자는 멀리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뜻을 찾아가고 진리를 알아갈 뿐입니다.

주변 교회가 어떤 결정을 내렸는지는 단지 참고만 할 뿐 신학적인 접근이 먼저입니다. 신학적인 해석도 길을 달리할 여지가 충분한데요. 한국성결신문은 발 빠르게 예배학자의 특별제언을 실어 길을 냈습니다. 처방전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어떤 상황이라도 주일 예배는 예배당에서 드린다. 둘째, 온라인 예배와 예배당 예배, 두 방법으로 진행한다. 셋째, 예배당 출입은 통제하고 온라인 예배로만 드린다.

의사 결정을 보면 리더십의 유형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첫째가 권위주의 형인데요. 임시 당회 소집을 꺼립니다. 모이면 어떤 결론이 날지 뻔히 알기 때문이죠. 모인다 할지라도 자신의 의사 결정을 관철하려 합니다. 둘째, 자유방임 형입니다. 어떤 결정도 하지 않죠. 당회, 여론 수렴, 의사 결정도 하지 않고 그냥 둡니다.

셋째, 의존반응 형인데요. 신학적인 해석과 고민보다는 당회원의 뜻에 따르고 리더의 생각을 말하지 않습니다. 하기 싫은 게 아니라 할 수 없는 경우도 있겠죠. 넷째, 자유민주 형인데요. 당회를 소집하고 안건을 상정합니다. 리더는 당회장으로서 성서에 따른 세계관의 관점에서 의사 표현을 합니다. 하지만 본인의 생각을 관철하려 하지 않습니다. 다수의 의견을 선택합니다. 결정된 것을 실행에 옮기고 결과는 책임을 집니다.

자유민주형만이 정답이라 할 순 없습니다. 때론 강력한 리더십으로 ‘나를 따르라’고 선포하고 이끌어야 할 때도 있습니다. 하나님의 특별계시에도 순종해야합니다. 자유방임 속에 침묵이 최선일 때도 있죠. 리더십이 견고하지 않을 때는 의존반응형도 나쁘지는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공동체의 온도, 리더십의 신뢰도, 상황을 고려하고 하나님의 계시를 열어놓고 유연하게 길을 가야 합니다.

의사 결정보다 중요한 것은 과정인데요. 임시 당회를 열었고 당회장으로서 ‘모두 발언’을 했습니다. 위에서 제시한 세 가지 방안을 상정했는데요. 주일 예배 전면 휴회, 온라인 예배로 결정했습니다. 아쉬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기록에 남기고 후속 조처를 했습니다. 3부 예배만 생중계하자는 의견도 있었으나 개인차를 존중해서 1∼4부, 모든 예배를 생중계했습니다. 비상시국이므로 매주 금요일 밤 8시 신속한 의사 결정을 위해 당회원 기도회로 모이고 한 주씩 끊어 가기로 했습니다.

의사 결정을 했다면 생각이 다를 수 있지만 존중하는 것이 영성입니다. 예배 휴회와 강행 중 어떤 결정도 다른 의견보다 옳은 것은 아닙니다. 공동체를 분열시키는 이분법적인 사고는 ‘코로나19’보다 더 위험합니다.

주일예배를 강행했다가 교회에서 확진자가 나온다면 동의, 찬성자에게 책임을 묻지 않고 공동책임을 져야 합니다. 생각과 다른 길을 갔어도 공동체성은 결과를 함께 책임지는 겁니다. 해서, 영성의 다른 말은 공동체성입니다.

주님의 핏 값으로 세운 교회가 다름을 존중하고 하나 됨을 이룬다면 어떤 바이러스도 능히 이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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