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장례문화, 수양관 납골시설 천국환송예배 등 개선 필요

천국으로 향하는 첫 발걸음. 죽음은 기독인들에게는 조금 더 특별하다. 세상과는 이별이지만 하나님과는 만남이기 때문이다. 예수님의 십자가 고통을 떠올리며 묵상을 하게 되는 사순절을 맞아 장례문화를 돌아보고 개선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실질적인 장례절차 교육

“여기서 쓴 유언장이 법적효력이 있을까요?”

성락교회(지형은 목사)는 지난 2월 28일부터 다섯번째 죽음예비학교를 진행하고 있다. 프로그램은 기독인들이 먼저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떨치고 ‘죽음’을 차분히 준비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마련됐다. 이영순 권사는 “누구나 죽게 되는데 얼마나 가치있게 죽는지를 배우고자 왔다"면서 “후회없이 떠나는 방법을 이곳에서 얻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곳에 모인 사람들은 웰다잉만큼 기독교 장례문화에 대한 다양한 생각을 얻는다. 성락교회 장례담당 황인호 목사는 “장례가 발생하면 당황하는 성도들이 많다”면서 “이들에게 기독교 장례의례에 대한 실제적인 내용을 가르치고자 수업을 열게 됐다"고 의의를 밝혔다. 이 때문에 수업은 나의 장례식 디자인, 영정사진 찍기, 입관체험 외에도 장례 순서, 사망신고부터 시신관리에 이르는 장례 절차와 용품 설명, 납골과 매장의 가격 등 구체적인 장례의 부분까지 가르쳐준다. 지난 해 죽음예비학교를 수료한 후, 시아버지 상을 당한 한 집사는 “시아버지가 말기 암 환자였기에 마음의 준비가 된 상태였으나 막상 현실이 되자 당황했다"며 “죽음예비학교에서 배운 장례절차가 없었다면 우왕좌왕하며 상조 회사나 병원에서 하라는 대로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장례절차 등 실제적인 죽음준비는 성도들에게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장례문화 이끄는 수양관 납골시설

기독교장례문화의 개선을 위해 교회가 납골시설을 갖추는 것도 권장되고 있다. 기독교장례문화연구소에서는 사후 자신의 시신을 어떻게 처리하는 것이 좋은지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이때 참가자 중 91%가 화장을 긍정적으로 바라본다고 응답했다. 이처럼 기독교인들은 어느 종교보다 화장에 대한 높은 의지를 갖고 있다. 그러나 현실을 돌아보면 이들의 요구를 수용하기 힘들 듯 싶다. 시설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납골당들 중 턱없이 높은 시설 임대료와 관리비를 외치고, 석물 사용으로 인해 자연환경을 훼손하는 곳이 많다. 이러한 곳이 늘어날수록 기독교가 선도해온 화장장례문화의 발전이 더딜 수밖에 없다.

상황이 이렇자 전문가들은 수목장을 제안했다. 그러나 역시 시간이 지나자 높은 가격과 오고가며 산림훼손의 우려까지 들리는 상황이다. 화장으로 이끄는 것이 기독장례의 한 부분이라면 이러한 문제점에 대한 해결책도 기독교가 제안해야 하지 않을까.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교회 수양관 활용을 언급했다. 황인호 목사는 “대형교회들이나 교단이 갖추고 있는 수양관 또는 교회묘지를 리모델링해 무료로 납골당과 자연장을 성도들에게 제공할 수 있다"며 “소망교회의 곤지암수양관과 온누리교회에는 유골을 뿌릴 수 있는 10평 이하의 공간이 있고 성도 90%이상이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교회의 비영리 자연장 운영은 친환경이며, 상업화를 배제한 장례문화를 이끌어 일반 장례문화도 개선시키는 장점이 있다.

 ‘통곡’ 아닌 ‘소망’ 나누는 천국환송식

기독교장례문화가 가장 빛나는 순간은 예배다. 전문가들은 예배가 천국환송식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슬픔은 있지만 고통은 없는 시간으로 만들자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하이패밀리 송길원 목사는 “죽음이 아니라 소망을 나누자"고 주장한다. 송 목사는 “가족과 친지의 죽음은 슬프지만 죽음 속에서도 하나님의 살아계심과 소망을 나누는 것이 크리스천"이라며 “비극도 고통도 아닌 모습으로 고인을 천국으로 환송하는 시간으로 예배를 만들자"고 언급했다.

이를 위한 첫 걸음이 바로 수의의 변화다. 기존 수의의 개념은 잘못된 전통에서 기인한 것일 뿐이다. 그러므로 수의도 환하고 밝게 바꾸거나 평소에 고인이 즐겁게 입었던 옷을 입히자고 제안한다. 또한 찬송도 진혼곡만이 선택범위가 아니라 고인이 즐겨듣던 곡을 선택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전도라는 뜻밖의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장례식장은 비교적 결혼식장 같은 축하의 장소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 이때 기독교장례문화의 긍정적이고 행복한 천국환송예배는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기독교의 구원과 천국 존재에 확신을 가지게 도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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