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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6호> 난 열네 살밖에 안 됐어요...
[1066호] 2016년 11월 23일 (수) 15:59:06 성결신문 webmaster@kehcnews.co.kr

▨… “난 열네 살밖에 안 됐어요. 죽고 싶지 않지만 곧 죽을 거라는 걸 알아요. 수백 년이 걸리더라도 냉동 보존을 통해 다시 치료를 받고 살아날 기회를 얻고 싶습니다.” 희귀암에 걸려 숨을 거둔 영국의 한 소녀는 바랐던 대로 영하 196도의 액체질소로 냉동 보존되었다. 그 영국 소녀가 수십 년 혹은 수백 년이 흐른 후 희귀암을 치료받고 살아난다면 그 소녀는 인간다운 인간의 모습을 보여줄까, 아니면 그 시대의 또 다른 괴물일까.

▨… 고대 수메르의 길가메시 신화에는, 죽지 않으려는 인간의 몸부림이 얼마나 간절한 것인가를 짐작할 수 있게 해주는 내용이 담겨 있다. 비록 길가메시 신화의 결론은 죽음이 인간의 필연적 숙명임을 깨닫게 해주고 인간은 그 숙명 안에서 사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매듭을 짓고는 있지만 영원을 살고자 하는 욕망이 인간의 본성임도 밝혀 주고 있다. 그래서 죽음을 깨뜨리려는 인간의 꿈과 연구에 대해 과학자들은 ‘길가메시 프로젝트’라는 이름을 부여하고 있다.

▨… 성서는, 하나님과 같이 되기를 원했던 인간이 에덴동산 중앙에 있는 나무의 실과를 먹음으로써 에덴에서 추방되고 죽음이 인간의 숙명이 되었음을 증언해 준다. 하나님과 같이 되기를 원했던 탐욕이 “너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갈 것이니라”는 숙명을 맞게 했다는 것이다. 인간의 본질은 피조물의 겸손에 있음을 가르치는 성서는, 인간의 부활의 생명이 결코 하나님과 같이 되는 길을 약속하는 것은 아님도 밝혀 주고 있다.

▨… 인간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모든 질병들은 언젠가는 극복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영국 소녀가 앓았던 희귀암도 치유되는 길이 열려질 수도 있을 것이다. ‘길가메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과학자들은 인간의 노화현상도 어떤 형태로든 정지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며 나노로봇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이 인간의 인간다움을 파괴할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다.

▨… 알베르트 아인슈타인(1879~ 1965)이 그의 생애 마지막 지점에 이르렀을 때, 의사들은 하반신 수술을 통해 그의 생명을 구하려 했다. 아인슈타인이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수명을 인위적으로 연장하는 것은 별로입니다. 나는 내 몫을 다했고 이제 갈 때가 되었어요. 우아한 모습으로 가고 싶습니다.” 인간의 인간다움과 죽음은 어떤 연관성이 있는 것일까. 과학의 무모함에 대해 아예 입을 다물어 버리는 신앙의 한계가 안타까워 제기해 보는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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