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 컴퓨터 알파고가 바둑 프로기사인 이세돌 9단과 대결했을 때 알파고의 위력 앞에 전 세계는 경악했었다. 컴퓨터 지능의 한계는 어디까지인지 계산할 수 없고 상상으로는 그 해답을 찾을 수 없었던 목사들이 물었다. “이 세상의 모든 설교를 입력하면 컴퓨터는 가장 은혜롭고 완벽한 설교를 탄생시킬 수도 있을까?”

▨… 수천, 수만 판의 기보를 입력 받아 어떤 대국에서도 지지 않는 수를 찾아낼 수 있었던 컴퓨터에게 수백만, 수천만 편의 설교를 입력하면 가장 감동적인, 모든 사람의 심금을 울리는 설교를 한 편 얻어낼 수 있을까를 설교자들은 궁금해 했던 것이다. 상식선에서만 컴퓨터의 기능과 인공지능의 발전을 이해하는 목사들은 그만큼 뛰어난 설교 한 편을 자기 것으로 하고 싶다는 간절한 바람을 갖고 있었던 것이다.

▨… 인간의 사고력을 그대로 컴퓨터에 담아내고자 하는 연구가 이미 2005년부터 시작되었다. 인간이 생각하듯 생각하고, 아픔과 슬픔을 받아들이고, 행동을 결단하는 인공두뇌를 컴퓨터 안에 심으려는 목표로 시도된 연구로 ‘블루브레인 프로젝트(Blue Brain Project)’라 불린다. 인간의 마음이 디지털 컴퓨터와 비슷한 방식으로 작동할 수도 있으리라는 상상에 입맛이 쓴 사람은 목사들 만은 아닐 것이다.

▨… 블루브레인 프로젝트의 중심에 있는 헨리 맥램(Henry Makram)에 의하면, 우리 인간의 뇌에는 1000억 개의 뇌세포와 그 뇌세포 1개당 약 1만 개의 정보전달용 시냅스가 있다고 한다. 이것을 소프트웨어화하여 컴퓨터로 프로그래밍할 수만 있다면 인간의 뇌가 컴퓨터 안에서 탄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컴퓨터가 인간 뇌의 전기 신호를 읽어내고 동시에 뇌가 읽을 수 있는 신호도 내보낼 수 있다는 것이다.

▨… 이 프로젝트에 유럽연합은 2013년 11억9천만 유로(1조8천억 원)을 지원했다. 2014년엔 미국도 뛰어들었다. E. 프롬의 지적대로 “과학기술은 만들 수 있는 것은 결국 만들어낼 것이므로”(희망의 혁명) 인간의 두뇌를 닮은 컴퓨터는 언젠가는 탄생할 것이다. 그것이 우리시대의 ‘생명나무 열매’일지도 모른다는 질문은 아무도 제기하지 않는 채로. 완벽한 설교 한 편 때문에 컴퓨터의 지능을, 그 발전의 끝을 궁금해 했던 목사들은 하릴없이 먼 산만 바라보아야 하는가. 조금 서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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