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티페우스 일명 티폰은 가이아와 타르타로스 사이에서 태어난 막내아들로 괴물이다. 100개의 뱀 머리를 가졌고 온 몸은 뱀으로 덮여 있다. 큰 키만큼 힘도 엄청났다. 티폰은 신들 중의 으뜸인 제우스와 싸워 제우스의 팔다리 힘줄을 끊고 코리코스 동굴 안에 가두었다. 헤르메스의 도움으로 다시 힘줄을 붙인 제우스는 벼락으로 티폰을 치고 에트나산을 던져 티폰을 눌러 죽였다.

▨… 메리 셸리(Mary W. Shelley)가 ‘프랑켄슈타인’을 발표한 것은 1818년이었다. 프랑켄슈타인 박사는 묘지와 해부실의 시체로 만든 괴물에 전기를 통하게 하여 생명을 주었다. 평범한 사람들 보다 우월한 존재를 창조하려 했던 한 과학자의 피조물인 이 괴물은 자신을 창조한 자의 이름을 빼앗고, 그가 사랑하는 모든 사람을 죽이고 마침내는 그마저 죽음으로  몰았다.

▨… 인간은 신이 되고자 하는 욕망을 그리스 신화시절부터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면 잘못된 결론일까. 창조자의 위치를 탐하는 프랑켄슈타인의 괴물은 생명을 조작하며 신의 행세를 하려 들었다. 셸리는 과학이라는 얼굴로 영원에의 탐욕을 감춘 채 생명을 농단하는 인간을 프랑켄슈타인을 통해 밝혀냈다. 셸리로부터 2백년, 과학은 더 진화했고 인간은 더 교활해졌다. 이제는 신이 되어도 좋지 않겠는가라고 자신을 향해 속삭이고 있다.

▨… 이 속삭임이 한국교회를 향하여 “예수없는 기독교”, “예수를 버린 기독교”가 되도록 유혹하고 있다. 십자가를 버리는 대신 십자군(crusade)이 되기를 설득하며 십자군에 가담하여 승리하면 얻게 될 부와 명성, 권력을 예수가 받으신 시험에서처럼 확인시켜 주고 있다. 그 결과로 한국교회에서는 하나님의 자리를 일부 목회자가 차지하는 양상이 빚어지고 있다. 성직 사고팔기, 돈이 들어오는 직함 가지기, 미신적 신앙 부추기기 등의 행태가 자행되고 있는 것이다.

▨… 과학은 전지전능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알파고’의 능력을 보며 인간들은 머리를 숙였다. 반면에 목회자의 위치가 어떻든 교회와 신학은 ‘성령의 능력’만 외치고 있다. 유발 하라리(‘사피엔스’의 저자)가 말했다. “<…> 인간이 신이 될 때 역사는 끝날 것이다.” 신이 되려는 인간은 과학이나 정치, 경제에만 있는 것이 아니잖은가. 한국교회 안에는 프랑켄슈타인이 없는지 이제는 진솔하게 물어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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