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에서는 연금보험, 건강보험, 고용(실업)보험, 산업재해보상보험을 4대 사회보험으로 규정한다. 이 4대 사회보험이 보장되는 직장은 대체로 몸 담을 만한 일터라는 것이 일반적 인식이다. 사회보험제도들이 잘 설계되고 운영되고 있는지가 그 기업의 복지제도의 건강성을 좌우하는 지표로 간주되고 있으므로 4대 사회보험의 보장을 경제선진국들은 하나같이 독려하고 있다.

▨… 이 사회보험제도들은 1880년대에 독일에서 처음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금보험의 경우 우리나라에서는 1960년에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이 시작되었고 뒤를 이어 사립학교 교직원연금이 1974년, 일반국민을 위한 국민연금이 직장인을 대상으로 1988년에, 도시 자영업자들에 대한 연금이 1999년에 시행되었다. 우리교단의 연금제도는 1975년에 비로소 그 모습을 드러내었다.

▨… 사회보험제도는 복지국가를 지향하는 모든 나라들이 반드시 갖추어야 하는 필요조건이다. “사회보험은 노령이나 은퇴, 질병, 실업, 산업재해 등 노동자를 포함한 모든 국민에게 보편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사회적 위험에 집합적으로 대비하는 소득보장제도로서 복지국가의 핵심적인 프로그램”(이영환, ‘복지국가, 빈곤을 넘어 평등을 향하여’)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세계 모든 나라의 정부들은 이 제도 운영에 일정부분 책임을 지고 있다.

▨… 사회보험제도의 창안자는 어떤 정치가나 노동운동가, 경제학자가 아니다.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에 의하면 연금보험제도의 창안자는, 엉뚱하게도(?) 스코틀랜드 장로교의 두 목사인 알렉산더 웹스터와 로버트 월리스이다. 이 두 성직자는 독일의 사회보험제도 실시보다 훨씬 빠른 1744년에 생명보험기금을 만들어 사망한 목사의 미망인과 자녀에게 연금을 지급하기로 한 것이다.

▨… 그러나 웹스터와 월리스 목사는 매년 몇 명의 목사가 소천할지, 얼마나 많은 미망인과 자녀가 남을지 알 수가 없었다. 따라서 매년 기금을 얼마씩 걷어야 하는지도 알 수 없었다. 저들은 평신도인 에든버러 대학의 수학 교수인 콜린 매클로린을 찾았다. 그 결과 통계와 확률이라는 수치의 도움으로 연금보호제도를 빈틈없이 완성할 수 있었다. 한 번의 실수도 있어서는 안되는 교역자공제회에서는 오늘날 세계 최대의 연금 및 보험회사로 성장한 ‘스코틀랜드 미망인’의 창립에서 나타난 매클로린의 역할을 누가 감당하고 있는지 모든 은퇴목사들은 궁금해 한다. 있기는 있는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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