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세계경제와 정치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그 대책 마련에 전 세계가 전전긍긍하고 있다. 브렉시트의 유보를 점쳤던 여론조사 업체들의 예상과는 다르게 영국인들은 52% 대 48%로 브렉시트를 가결했다. 비록 유로화 사용은 거부하였으면서도 독일, 프랑스와 함께 유럽연합을 이끌어 온 영국이 브렉시트를 결정한 이유를 세계는 궁금해 하고 있다.

▨… 브렉시트의 원인 진단은 아직 구체적으로는 정리되지 않았지만 대체적으로는 일치된 견해다. 우선은 ‘위대한 영국’(Great Britain)으로의 회귀를 꿈꾸는 앵글로 색슨이 세계화에 역행해 민족주의로 치닫고 있다. 다음으로는 아프리카, 아시아계 이민 때문에 일자리를 빼앗겼다는 반(反)이민 정서가 한몫 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영국사회의 경제적 불평등이 저소득 계층의 유권자들을 절망시켜 브렉시트 가결에 앞장섰다는 진단이다.

▨… 그러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오대양 육대주를 누비며 제국을 세웠던 앵글로 색슨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수많은 아프리카인, 아시아인들을 영국으로 끌어들였고 지금도 값싼 노동력 확보를 위해 저들을 받아들이고 있다. 또한 종교의 자유를 찾아 미국 이민 길에 올랐던 청교도들을 기억한다면 이민자들이나 그들이 가지고 있는 종교에 대한 반감은 ‘위대한 영국’을 꿈꾸는 앵글로 색슨의 정서와는 상반된 것이다.

▨… 우리사회는 브렉시트를 흉내 낼 위치에 있지 않다. 그럼에도 탈북자, 외국인 노동자들의 수가 증가하면서 그들에 대한 반 이민 정서가 증대되고 있다. 입으로는 세계화를 말하고 우리가 세계로 나가는 것은 받아주도록 주장하면서 탈북자나 외국인노동자가 우리사회의 일원이 되는 것에는 경계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교회는 그렇지 않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을까. 

▨… 브렉시트의 주된 원인은 저소득·저학력 층의 경제적 불평등에 대한 불만이 폭발한 것이라고 한다. 우리사회의 경제적 불평등도 비등점에 이른지 이미 오래다.(김윤태·한국사회의 불평등 담론) 그 폭발이 지난 총선에서 여소야대를 만들지 않았는가. 교회는 반이민 정서에도 그리스도의 정신으로 세계인의 하나됨을 말해야 하듯 경제적 불평등 해소를 위해서도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 적어도 교회 안에서 만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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