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교단 세례교인수가 급감했다. 한 해동안 약 3만5000명 줄어들었다. 교단의 세례교인 수가 2012년부터 매년 감소하는 추세이기는 했지만 이렇듯 급격한 감소는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다. 교단과 지교회가 정체현상에 대응했음에도 불구하고 급속하게 줄어들어 충격을 주고 있다. 전체 교인수 감소 추세도 멈추지 않고 있어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신앙이 어느 정도 성숙한 세례교인이 주는 것은 교회 성장의 걸림돌이 될 뿐만 아니라 미래 교회의 존립을 위협하는 위험 요인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번에 세례교인 수 감소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성찰이 우선 필요하다. 세례교인 수 급감은 이미 예견된 사태였기 때문이다. 지난해 총회에서 총회비 책정 기준이 ‘세례교인 수’로 바뀌면서 올해 보고되는 세례교인 수가 줄어들 것이란 것은 어느 정도 예상됐다는 것을 감안하면 새삼 놀랄 일은 아니다. 

급격한 감소를 초래한 원인을 분석해보면 당장 제110년차 총회비를 덜 납부하기 위한 조처로 보인다. 총회에 보고되는 교세통계상 세례교인 수가 많으면 많을 수록 총회비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문서상 수치를 조정했을 것이라고 예측된다. 이는 그동안 과다하게 보고해온 관례를 깨고 정직하게 보고했기 때문에 나타나는 일시적 현상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사실 그동안 세례교인 기준에 따라 총회 대의원 숫자가 결정되기 때문에 대의원을 더 많이 파송하려는 유혹에 과다보고가 이뤄져 왔다. 2012년도 경상비와 세례 교인 통계를 감사해 허위보고가 의심되는 지방회를 지도한 적도 있지만 교인 수를 부풀리거나 총회비를 줄이기 위해 경상비를 적게 책정하는 교회가 일부 있었다.

지난해 각 지방회의 교세보고를 분석해보면 세례교인 1인당 경상비가 교단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지방회의 교인 수 감소폭이 유난히 컸다. 1년 사이에 갑자기 세례교인이 급격하게 줄어들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면 갑작스런 감소는 기존의 보고서 상에만 존재하던 세례교인 수를 현실에 맞게 수정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 같은 문제 때문이라면 이번의 세례교인 감소 문제는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다. 다른 차원에서 문제를 접근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교단 일각에서는 총회비 납부를 세례교인수가 아니라 경상비 기준으로 해야 한다는 주장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정기지방회에서는 이런 청원안을 총회 안건으로 상정한 지방회도 여럿 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우리 교단의 교세 상황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기가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다른 교단과 비교하는 것 자체가 싫다는 것이다.

세례교인 문제는 현실을 냉정히 받아들여야 한다. 보고상의 수치가 교단의 명예나 운명을 좌우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세례교인 수가 줄어도 정직한 보고가 우선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우리 교단은 성결교단이다. 다른 교단보다 정직하고 깨끗한 것이 우리의 자랑이 되어야 한다. 조금은 손해를 보더라도 성결교단의 이름에 걸맞게 정직하게 보고하는 일에 모든 교회가 동참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런 문제로 서로 다투며 논란을 벌일 이유가 없다. 교단의 위상은 교인의 수가 많고 적음에 따라 좌우되는 것이 결코 아니다. 하나님 앞에 얼마나 정직하느냐, 한국교계와 사회에 어떤 영향력을 미치느냐가 더 중요하다. 교회가 본질에 충실하지 못한다면, 교회다움을 회복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지 못한다면 지금보다 더 감소할 수 있다는 것을 오히려 더 걱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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