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 처음이자 마지막!

필자에게 가장 인상적인 영화 중 하나는 ‘타이타닉(Titanic)’이다. 그 영화에서 가장 기억남는 장면은 영화의 끝 무렵, 필사적으로 생존하기 위해 애쓰던 잭(Jack)과 로즈(Rose)가 얼음 바다에서 마지막으로 나누던 애절한 대화이다. 그 마지막 장면은 자칫 스펙타클한 액션으로만 끝날 수 있는 영화에 교훈과 함께 잊지 못할 감동과 여운을 남겨주었다.

이와 같이 설교의 결론 역시 설교의 다른 어떤 부분보다 가장 중요한 지점에 위치한다. 미국의 설교학자, 브라이언 채플은 회중이 설교의 어느 부분을 가장 잘 기억하는 지 조사했는데 그 결과 회중은 대체로 설교의 결론에서 언급한 내용을 가장 잘 기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설교의 중간 중간에 은혜를 끼칠 수 있지만 설교의 결론에서 선포된 강력한 호소와 도전은 회중의 가슴에 더 깊이 각인되는 법이다. 따라서 설교는 서론만큼이나 결론이 중요하다.

설교가 서론에서 회중을 진리의 배로 초대하고 본론에서 진리의 여정을 지나 결론에서 마침내 진리의 항구에 닻을 내리고 발을 딛는 과정이라 할 때, 배가 목적지인 항구에 도착할 수 없다면 그것은 온전한 항해라 할 수 없다.

이런 맥락에서 설교의 결론이란 설교를 그저 ‘멈추는 지점’이 아니라 설교를 ‘종결짓는 지점’이다. 데이비스(H. G. Davis)는 결론의 중요성을 이렇게 강조하였다. “결론은 청중이 설교의 주제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순간이다.

설교의 핵심이슈가 가장 선명하고 날카롭게 드러나며 그것이 삶에서 어떻게 해결되어 할 지 가장 적실하게 드러나는 순간이다. 결론은 설교의 목적이 무엇이든 그것이 성취되는 마지막 기회이다. 따라서 이 순간은 전체 설교에 가장 중요하다. 설교자는 그냥 멈추는 것이 아니라 결론을 지어야 하며 말을 끊는 것이 아니라 완결 지어야 한다.”  

그러나 종종 많은 설교자들이 설교의 서론과 본론에 집중하느라 결론은 적당히 봉합하곤 한다. 그러나 결론이 엉성하면 설교에 기울인 모든 노력이 허사가 될 수 있다.

결론의 목적은 무엇인가? 그것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첫째는 선포된 진리를 요약하고 그 진리를 회중의 마음에 진리를 새기는 것이요, 둘째는 회중을 향해 선포된 진리를 따라 살도록 호소하고 도전하는 것이다. 이러한 목적을 위해 설교자는 설교의 요약과 함께 극적인 예화나 질문을 통해 회중에게 삶의 적용과 결단을 호소할 수 있다.

그러나 그 형식과 방법이 어떠하든 반드시 염두에 둘 점은 설교자가 결론의 내용을 온전히 숙지하고 자유로운 방식으로 전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할 수 있다면 설교의 처음부터 끝까지 설교문을 암기하여 설교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그렇지 못할지라도 결론만큼은 온전히 소화하여 회중의 눈을 응시하며 호소하고 권면할 수 있어야 한다. 원고에 매여 눈을 마주치지 않는 설교자의 호소가 회중의 가슴에 무슨 감동과 결단을 촉발할 수 있겠는가!

아울러 설교의 하이라이트를 위해 설교자는 설교의 앞부분에서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진하지 않도록 힘을 안배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리고 더 이상 그 어떤 에너지도 남겨두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결론에서 진리를 위해 마지막 남은 모든 진액을 쏟아 부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강단을 내려와 선포된 진리의 말씀이 회중들의 삶 속에 거룩한 열매들을 거두도록 성령의 역사를 간구하라. 사무엘의 설교처럼 그 어떤 진리의 씨앗도 그저 떨어지지 않도록 기도하라.(삼상 3:19) 주님, 영광 받으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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