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 동안 교사직 수행한 ‘교육 명장’
“근속 비결은 하나님 주신 사명 겸손히 순종”
교회 교육 산증인 … 총회장 표창 받기도

“근속 비결이요? 하나님께서 주신 사명을 감사함으로 순종했을 뿐입니다."

교회학교 교사로만 52년째 봉사하고 있는 이좌원 장로(역리교회·사진)는 반세기 동안 아이들과 함께 울고 웃으면서 교회학교 교사로 헌신했다. 그는 지난 제109년차 교단 총회에서 장기근속 공로를 인정받아 총회장 표창도 받았다. 교회교육의 산증인이자 명장의 칭호를 얻기에 충분했지만 그는 “그저 하나님 뜻을 따라 멈춤이 없는 행함을 했다”는 말로 겸손함을 나타냈다.

초등학교 5학년 시절, 역리교회에 처음 출석한 그는 18세부터 보조교사로 교회학교 봉사를 시작했다. 당시만 해도 교회학교 학생들이 200명에 육박해 교사들의 손길이 필요했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아직 특별한 지식도 없고 경험도 부족했지만 그저 순종하는 마음으로 교사의 사명을 붙잡았다.

“목사님 말씀이라면 무조건 순종해야 하기에 교사를 맡았는데, 어느 덧 50년이란 세월이 훌쩍 지났네요.” 

올해 70세인 이 장로는 내년이 정년 은퇴다. 은퇴를 앞둔 백발 할아버지가 교사직을 붙들고 있는 것은 농촌교회에 일할 일꾼이 없어서만은 아니다. 교사를 평생 사명으로 믿고 살아왔기 때문이다. 50년 넘게 봉사하면서 호주에 방문한 것을 제외하고는 교회학교에 결석한 적이 없다. 심지어 강원도 양구 군복무 시절에도 인근 교회에서 교사의 직분을 감당했다. 그렇게 반 목자의 길에 충실한 그였다.

교회에서도 선임 장로의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는 그는 교회학교 부장을 맡고 있다. 어린이예배에서는 설교도 하고 있다. 교회학교 전담 교역자가 있을 때보다 없을 때가 더 많기 때문에 교회학교를 운영하고 설교하는 일도 맡는 것이다. 

설교가 늘 부담이 되지만 생각날 때마다 말씀을 머리 속에서 준비한다. 농사일을 하다가 예배시간을 지키기 위해 식사를 거르고 가기가 일쑤였고, 고단한 몸을 이끌고 늦은 밤까지 공과와 설교도 준비하고 있다. 이렇게 준비한 설교는 옛날이야기처럼 구수하다.

새벽예배도 한 번도 거르지 않는 이 장로는 아이들과 교사들을 위해 매일 기도한다. 머리가 아니라 무릎으로, 가슴으로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 이 장로의 철칙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기도로 교육한 이 장로의 초년시절 제자들은 어느새 나이 50줄에 들어서 목회자를 비롯해 교회 중직으로 활동하고 있다. 요즘도 가끔 만나는 제자들이 “장로님 덕분에 세상 유혹을 뿌리치고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며 살 수 있었다”는 말을 할 때 교사로서 가장 보람된다고 말했다.

인터뷰 말미에는 감격에 겨워 눈시울을 붉힌 이 장로는 “지금까지 인도해주신 모든 것이 감사하다”고 고백했다. 또 그는 “제자들에게 부끄럽지 않기 위해 스스로를 끊임없이 채찍질했다. 사명감이 상실되지 않도록 지금도 기도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고지식할 정도로 열심인 그는 여전히 학생들에게는 인자한 교사이고 신앙의 모범자이다. 어릴적 교사가 꿈이었던 그에게 교회학교 교사는 천직이었다. 52년간 그의 헌신이야말로 교회학교를 살리는 우직한 걸음이었다. 

저작권자 © 한국성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