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현실로 만들려면 예절 바른 사람 되라”

개교 104주년을 맞은 서울신학대학교는 눈부신 발전을 거듭했다. 유석성 총장 부임 이후 외형 뿐만 아니라 경쟁력이나 인지도, 각종 평가에서 확연히 달라졌다. 대학의 혁신을 이끈 유 총장에게 대학 발전의 저력은 무엇이며, 대학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 의견을 들어봤다.

- 총장으로 부임한 이후 인문학 강좌를 계속 열고 사회봉사 의무화와 예절교육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를 중시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영성과 지성, 인성을 갖춘 인재를 기르는게 우리의 목표이다. 지성은 지식 탐구, 영성은 신앙, 덕성은 훌륭한 인품을 갖춘 동시에 훌륭한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을 포함한다. 그래서 ‘기도하자 공부하자 봉사하자’를 강조한다. 기도와 공부는 봉사를 위한 것이다.구체적으로 먼저 인성교육과 사람 됨됨이를 위한 예절교육을 하고 있다.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미안합니다’라고 인사하는 우리 학교의 ‘안·감·미’ 운동은 사회적 반향을 불러 일으켰고, 전국에서 주목하고 있다. 학생들에게 ‘예절은 빨리 나타나고 실력은 천천히 나타난다’고 늘 이야기한다. 예절이 바르지 못하면 실력을 펼칠 기회조차 박탈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꿈을 이루고 비전을 현실로 만들려면 먼저 예절 바른 사람이 되라고 가르치고 있다.

- 3·3·3 운동은 무엇인가?
‘하루 3번 3분 이상 기도하자, 하루에 성경 3장 이상 읽자, 하루에 3번 이상 사랑을 실천하자’이다. 실천적일 때 살아있는 신앙이 되고, 그것이 예수님의 정신이다. 사랑은 사회적 실천이고, 신앙이 머리로만 남으면 참다운 사랑이 나타나지 않는다. 그것이 정의의 모습으로 나타나면 평화의 세계가 된다. 이를 위해서는 음식을 먹고 나야 힘을 얻어 활동할 수 있는 것처럼, 기도하고 성경을 읽어야 한다. 성경 3장 읽기와 3분 이상 3번 기도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지만 습관이 되어야 한다. 습관화된 신앙 자세가 필요하다.

- ‘봉사’를 너무 강조하는 것은 아닌가?
너무 ‘봉사, 봉사’ 하니 그 가치가 축소되거나 용어 자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 같기도 하다. 사회봉사하면 고아원이나 양로원 등에 가서 위로해 드리는 사후 치유적인 것만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진정한 봉사, 봉사 중의 봉사는 사랑과 정의, 평화를 실천하는 일이다. 한국교회가 사후 치료적인 일 뿐 아니라 예방적 차원이자 근원적인 예수의 복음과 그 내용 특히 사랑과 정의와 평화를 생각하면서 그에 따르는 일들을 봉사로 생각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 평화를 만드는 ‘피스 메이커’ 양성에 대한 뜻을 밝혔는데 어떻게 진행하고 있나?
지금 시대의 민족적 사명이라면 바로 ‘평화를 만드는 일’이라 할 수 있다. 평화는 정의로운 것이고, 정의로운 사회는 자유롭고 평등한 사회를 말하는 것이다. 예수님께서도 ‘피스메이커’가 되라고 말씀하셨다. 평화를 만드는 일 중 가장 시급하고 절실하고 당위적으로 해야 하는 게 바로 평화통일이다. 그래서 예수님 말씀에 비춰 평화를 만들어 가는 평화통일을 위한 인물을 키우는 교육을 올해부터 실시하고자 한다. 전교생을 대상으로 ‘평화와 통일’ 과목을 교양필수로 지정하고 학교에서 평화통일을 위한 재단도 만들어 한국교회를 선도하고 평화통일을 위한 동력을 제공하는 일을 하고 싶다.

- 새로운 인재양성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고 들었다.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이제 새로운 도약을 해야 할 때이다. 그래서 고안한 것이 STU 인재양성 프로그램이다. 우선 유학반을 운영하고 있다. 영어와 중국어, 일본어, 독일어와 프랑스어 등을 가르칠 수 있는 교수들이 있으니 학생들을 준비시키려 한다. 또 고시반처럼 취업 및 진로반을 개설했다. 정예화된 엘리트를 키우는 교육도 추진 과제이다. 예절과 매너, 교양강좌, 해외연수 등을 통해 훌륭한 인재로 양성하고자 하며 현재 지원자를 모집 중이다. 당장은 효과가 없을지 모르지만 어린 묘목에 물을 주고 가꾸듯 잘 키워서 성결교회와 한국교회, 이 사회와 세계를 위해 기여할 수 있는 지도자들을 세우려 한다.

- 유 총장 부임 후 학교가 여러 모로 발전했는데 어떻게 달라졌는가?
이제 서울의 몇몇 일반대와 견주어도 부끄럽지 않은 수준으로 올라갔다는 말을 듣는다. 신학대들 중 입학 경쟁률이 ‘최고’이다. 대학 평가도 최상이다. 교수와 학생들의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다. 총장 부임 후 학교와 제가 상을 참 많이 받았다. 학교는 2년 연속 참교육 대상, 나눔봉사 대상, 나눔청년사업단 최우수 평가 등을, 개인적으로는 연세경영자상과 자랑스러운 한국인 대상 등을 받았다. 저 자신보다는 학교가 노력한 대가이고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이다.
세계적 명문대학들과 교류도 하게 됐다. 개인적인 인맥과 더불어 유학했던 튀빙겐대학교와 몰트만 교수의 제자로서 본회퍼를 전공했다는 점이 큰 자산이었다. 좋은 대학과 교류협정이 되면 하나의 보증서처럼 세계 어느 대학들과도 교류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독일 튀빙겐대와 예나대, 일본 동지사대와 중국 길림사범대에 이어 미국 예일대까지 폭을 넓혀갈 예정이다.

- 일각에서는 ‘교류만 맺어서 뭐하느냐’는 비판이 나오기도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
교류가 갖는 힘은 다른 학교에서 몇 백 년 동안 이뤄낸 것들을 우리 것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교류하는 대학처럼 좋은 대학이 되는 과정이다. 자주 하는 말인데, 고염나무를 감나무에 접붙이면 감나무가 된다. 우리가 몇 백 년 걸려 쫓아가야 할 수준을 훌륭한 자산들과 교류를 맺음으로써 더 빨리 우리 것으로 만들 수 있다.
실질적 교류도 하고 있다. 교수진과 학생들을 교환하고 연구소와 각종 프로그램으로 성과를 거두고 있다. 현재 독일 교수들이 와서 강의하고, 학생들이 독일로 유학을 가고 있다. 그들이 와서 강의하면 학생들이 그만큼 좋은 강의를 들을 수 있지 않겠는가. 특히 몰트만 교수님은 우리 학교 초빙교수로 여러 차례 방문했고 오는 4월 3일에도 예나대와 일본 와세다대 등의 교수들이 와서 심포지엄을 연다.

- 실용음악과와 일본어과, 관광경영학과 등 일반 학과가 늘어나면서 신학대학의 정체성이 상실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기독교는 바울에 의해 세계화 되었다. 기독교 복음이 이스라엘에만 머물렀다면 우리가 오늘날 예수님을 알 수 있었겠는가? 과거 신학대들은 교회만을 위한 지도자를 키워냈지만 이제는 사회 속에서 기독교 정신을 가진 지도자를 키우는 학교로 탈바꿈하고 있다. 이는 한국 사회의 추세이자 돌이킬 수 없는 우리 학교의 현실이 된 것이다. 이는 세계화 시대에 바람직한 방향이고  ‘복음의 세계화’를 위해 학교를 좀더 확장할 필요가 있다. 학부는 기독교 대학으로, 대학원은 교회 지도자 양성으로 각각 발전하면 된다. 예전 같은 기능은 신대원에서 충분히 감당하고 있다고 본다.

- 그렇다면 성결교회 정체성을 지키는데 소홀하지 않았다는 말인가?
성결교회 정신을 결코 소홀히 하지 않았다. 재임 동안 글로벌사중복음연구소, 웨슬리신학연구소, 전도전략연구소 등을 세우지 않았는가. 성결교회다운 것도 하면서 편협된 정신이 아니라 예수님 말씀에 충실한 ‘온전한 성결의 정신’을 펼치기 위해 노력했을 뿐이다. 실제로 신대원은 현장성이 강화되고 학생들 생활도 변화됐다. 무감독 시험을 실시하고, 교회에서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글 쓰고 말하는 능력, 한자와 영어회화 등을 철저히 훈련시키려 하고 있다.

- 사중복음연구소 등 성결교회 신학 관련 여러 연구소를 설립한 것은 의외다. 
성결교회가 현실을 직시하고 장점과 강점, 한계와 약점을 정확하게 파악한다면 한국교회에 새로운 역사를 쓰는 샘터와 원천, 도약대와 시발점,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 그 힘은 바로 ‘사중복음’에 있다. 이를 온전히 실천해야 한다. 우리가 중생만 강조해 왔는데 이제 성결도 강조할 때가 됐다. 이후 신유와 재림인데, 하나님 나라에 대한 확고한 희망과 이를 오늘로 앞당겨 실천하고자 하는 의지와 노력을 말한다. 신유를 이 땅의 문제점들을 해결하는 것들로 확대한다면 한국교회를 폭발적으로 성장시킬 동력이 나올 수 있다.

- 개교 104주년을 맞았는데 학교에서 가장 시급한 현안은 무엇인가?
영성센터 즉 생활관 재건립이다. 생활관이 오래 되기도 했지만 우리 학교 학생들 뿐 아니라 성결교회 목회자들을 비롯해 한국과 전 세계 지도자들이 함께 영성을 훈련받을 수 있는 센터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300억 원 정도가 필요한 상황이다.

- 학교 발전을 위한 교단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관심과 기도는 물론이고, 재정적으로 1년에 20억 원 정도 도와 주셨으면 좋겠다. 그래서 각 교회마다 10만 원 보내기 운동을 시작했는데, 벌써 400개 교회가 동참해 주셨다. 1000개 교회까지 추진할 계획이다. 서울신대는 현재 융성기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성도들이 학교에 관심을 가져 주시면 더 높게 웅비하고 비상할 수 있다. 현재 우리 학교는 뜀틀을 향해 발판을 구르고 도약하는 단계이다. 확실하게 뛰어오를 수 있도록 굳건한 디딤돌이 되어 달라고 부탁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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