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창원 목사(소망세광교회∙드루대 신약 Ph.D)
예수탄생에 대한 마태와 누가의 기록이 전혀 다름으로 인해 신앙적, 신학적 혼란을 겪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양 쪽 본문을 잘 읽어 정리하면, 목자의 경배는 예수님 탄생 당일 밤에 이루어졌고, 박사들의 경배는 예수님 탄생 후 상당기간이 경과한 후에 이루어진 일임을 확인하게 된다.

무엇보다도, 누가는 그 기록이 예수님 탄생하시던 날 밤에 대한 것임을 분명히 하면서, 그 밤에 낳아 누이실 곳이 없어서 구유에 누이셨다고 기록한다.

그러나 마태는 그런 언급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 또한, 아래의 원어적 이해는 이런 상황을 더 확실하게 해 준다.

1. “나시매(γεννηθντος )”
마태복음 2장 1절에서는 “헤롯 왕 때에 예수께서… 나시매, 동방으로부터 박사들이 예루살렘에 이르러”라고 기록한다.

여기에서 쓰인 “나시매”의 헬라어는 과거시제(aorist)의 분사로서, 그 문법적 의미는 ‘나신’ 것이 먼저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즉, “나신 후”라는 번역이 더 정확하다. 마태는 예수님이 나신 사건이 있었고, 그 후 동방박사가 왔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있다.

2. 아기에 대한 두 용어 ‘브레포스 βρφος’와 ‘파이디온 παιδον
한글번역으로는 마태에서나 누가에서나 동일하게 “아기”이지만 원어 상으로는 다르다. 누가복음에서는 태어나신 예수에 대해 태아나 신생아를 주로 의미하는 ‘브레포스’를 사용하고 있다(눅 2:12, 16).

그러나 반면에, 마태는 일반적으로 ‘브레포스’ 단계 이후의 아기를 나타내는 ‘파이디온’을 사용하여(마 2:8, 9, 11, 13, 14, 20, 21), 박사들이 만난 예수님은 신생아가 아닌 어느 정도 자란 아기였음을 보여주고 있다.

3. “자세히 알아보고(‘아크리보오’)” 두 살 이하 아이 죽임
헤롯은 태어난 메시야를 죽이려 하면서 그날 밤이나 그때 즈음에 태어난 아이들을 죽이지 않고 두 살 이하의 아이들을 죽이라 한다(마 2:16).

그 이유는 무엇인가? 헤롯은 박사들을 만나, 별이 나타난 때를 대략이 아니라 “자세히” 물은바 있다(마 2:7. 여기 ‘자세히(아크리보오)’는 ‘아주 상세하게’의 뜻. 이 용어에 관해서는 본 ‘원어 신약단상’ 시리즈 4 참조).

헤롯은 속은 것을 안 후, 다시 한 번 그 때를 “자세히”(‘아크리보오.’ 마 2:16) 따져 본 후, 예수탄생이 당시로부터 상당 기간 전, 그러나 2년은 되지 않은 시점이라는 판단 하에 두 살 이하의 아이들을 죽이라 명한 것이다. 박사들의 경배는 그렇게 예수탄생 오랜 후에 이루어졌다.

교회에서 성탄절 연극을 한다. 그 연극에서는 종종 동방박사도 오고 목자도 와서 예수님의 탄생을 함께 축하하는 장면이 나온다. 오시느라고 수고하였다고 서로 인사도 나눈다.

그러나 베들레헴에서는 실제적으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목자가 먼저 왔고, 상당기간 후 박사들이 왔다.

별을 본 동방박사들은 그에 대해 심도 있게 연구하여 확인하고, 계획을 세우고 철저히 준비한 후, 지형적 기후적 어려움을 다 극복하고, 오랜 시간 후 결국 감격적으로 예수님을 만나 경배하게 된다.

다가오는 성탄절, 그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던 박사들처럼, 주님 만나러 가는 각자의 거룩한 영적 순례의 길을 계획하고 떠나봄은 어떠할지!

저작권자 © 한국성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