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의 부활을 꿈꾼다
부활의 기쁨 교회 밖으로 나누며 소통의 기회로

부활절이 돌아왔다. 부활은 기독교의 신앙이고, 부활절은 가장 중요한 절기다. 하지만 성탄절과 추수감사절은 교회 담장을 넘어 사회 속, 생활 속 절기로 널리 지켜지고 있지만 부활절은 아직도 교회 안에만 머물러 있다. 교회 밖의 사람들은 부활절을 ‘교회에서 삶은 계란 주는 날’로만 아는 게 대부분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교회 밖에서는 부활절이 언제인지도 점점 알기 어려워지고, 관심도 줄어들고 있다. TV나 신문 뉴스에도 성당의 부활절 미사만 조명받다 보니 교회의 부활절은 비신자들에게 점점 더 잊혀지고 있는 상황이다. 부활주일에 새신자 초청 잔치를 열어 전도의 기회로 삼는 교회도 있지만 전도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 부활의 의미를 알린다는 측면과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 “기쁨의 부활절” 한 가족이 하이패밀 리가 부활의 의미를 전하기 위해 양평 W-zone에 설치한 에그스터나무를 바라보며 웃고 있다. 이 나무는 2014개 계란을 매달아 예수 그리스도 부활의 기쁨을 표현하고 있다. 에그스터나무는 오고가는 많은 사람들에게 부활절이 왔음을 알리고, 예수 부활의 기쁨을 전하고 있어 부활절 홍보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웃과 소통하는 ‘부활절’
교회 안에만 머물러 있는 부활절을 세상과 함께 기쁨을 누리는 절기로 만들고, 이 절기를 통해 교회가 담장 너머 세상과 소통하는 계기로 삼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부활절이 교회와 세상과 소통하는 계기가 된다면 나누는 만큼 부활절의 기쁨과 감격도 두 배가 될 수 있다.

성석환 교수(안양대)는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절기 문화 행사' 세미나에서 “기독교의 공공성을 실천하기 위해 가장 좋은 영역은 절기”라면서 “이제 예수께서 주장하신 절기 본래의 신학적 의미와 초대교회가 부여받은 하나님 나라의 선교적 실천을 다시 회복해야 할 때”라고 강조한 바 있다.

특히 성 교수는 “천주교나 불교가 개신교보다 상대적으로 더 많은 신뢰를 받는 이유는 자신들의 신념과 이야기를 사회화하고 공공화하는 일에 성공했기 때문”이라며 “부활절이나 성탄절 행사가 사회 정의의 문제들을 화해와 사랑의 방식으로 해결하는 좋은 장이 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부활절을 교회 울타리 안의 축제가 아니라 세상과 소통하는 계기로 만들기 위해서는 지역과 함께하는 절기로 새로운 변화를 이뤄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김명찬 교수(대전신대)는 “한국 사회가 교회 안의 교회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지만 교회 밖으로 나온 교회에 대해서는 매우 관심이 높다”며 “한국 교회의 다양한 절기를 교회 안에서의 행사에서 벗어나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축제로의 전환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활절 다양한 섬김 펼치는 교회들
부활절을 소통의 계기로 만들기 위해서는 교회의 적극적인 섬김과 나눔이 담보되어야 한다. 교회 문을 열고 이웃들이 교회로 들어올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좋지만 먼저 다가가기 위해서는 우리가 교회 밖으로 나가 이웃 곁으로 가까이 가야하기 때문이다.

일부 교회는 매년 부활절에 교회 울타리를 넘어 지역사회와 농촌지역 섬김, 해외선교 실천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며 부활의 의미를 널리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본교회(조영진 목사)는 부활절 사역이 다채롭다. 매년 부활절 시즌에는 홀몸노인과 소외이웃을 찾아가는 아웃리치를 진행한다. 본교회는 교회 인근지역을 돌아보며 도움이 필요한 사례를 찾고, 보일러공사나 장판깔기 등 어려워도 꼭 필요한 사역들을 돕는 데 힘쓰고 있다.

또 여전도회를 중심으로 매년 부활절에 바자회를 열어 1000만 원 이상 수익금을 모아 지역 내 9개 중고등학교에 장학금도 지급하고 있다. 부활절마다 어린이뮤지컬을 준비해 지역 초등학생들에게 공연 관람의 기회도 제공한다. 본교회의 부활절 사역은 조영진 목사 부임 이후 8년째 진행하고 있는데 이제 교회 주변에서는 부활절을 먼저 기다릴 정도로 본교회를 통한 부활절 알리기는 큰 열매를 맺고 있다.

은평교회(한태수 목사)도 부활절 예배 후 오후에는 어려운 이웃들을 찾아 위로하고 격려하며 사랑을 전하고 있다. 부활절 예배 후 성도 20여 명이 한태수 목사와 함께 용산과 종로 뒷골목 쪽방촌을 찾아가 외로운 이웃들의 말벗이 되어주고, 이들을 위해 중보기도한다. 화려하지 않지만 꼭 필요한 사랑을 나눈다는 마음으로 부활의 기쁨을 나누고 있는 것이다. 부활절 이웃방문은 소외된 이웃들의 손을 잡아주고 부활절 계란도 나누는 사역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한국교회희망봉사단과 3년째 함께하고 있다.

신촌교회(이정익 목사)는 매년 부활절에 사랑도우미(米) 나누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지역주민들을 위해 무료로 쌀을 가져갈 수 있도록 사랑의 쌀독을 설치했는데 고난주간 일주일 동안 온 성도가 금식미를 모아 부활절에 맞춰 사랑의 쌀 모으기에 동참토록 하는 것이다. 또 금식미 대신 부활절 헌금을 드리는 경우는 헌금 전액을 해외 심장병 어린이 수술과 북한 어린이 돕기에 사용하고 있다. 덕분에 신촌교회 인근 주민들은 부활절을 넘치는 기쁨이 있는 날로 기억하고 있다.

천호동교회(여성삼 목사)는 매년 부활절 찬양대가 없는 작은교회를 찾아가 찬양축제를 열고 있다. 2005년부터 9년째 부활절 찬양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할렐루야찬양대는 중창과 워십, 앙상블과 합창으로 다채로운 무대를 꾸며 지역주민들에게 잊지 못할 부활절의 추억을 선물하고 있다. 특히 모든 비용을 찬양대원들이 자비량으로 감당해 작은교회에도 부담을 주지 않는다. 떡과 계란을 준비해 주민들에게 나눠주기도 하며 부활의 기쁨을 나누기에 앞장서고 있다. 올해도 4월 27일 송파교회에서 부활절 찬양나눔을 계속할 예정이다.

부평제일교회(김종웅 목사)도 매년 부활절 사랑의 쌀나누기를 진행하며 어려운 이웃을 돕고 있다.

부활절 새로운 변화 필요
이 밖에도 부활절이 되면 사랑의장기기증 운동에 참여해 숭고한 생명나눔을 실천하거나 사랑의 헌혈운동 동참으로 꺼져가는 생명 살리기에 앞장서는 교회도 상당수 있다. 교회 밖으로 눈을 돌려 사회와 소통하는 부활절을 만들어 가려는 노력은 교회의 규모와 상관없이 곳곳에서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아직도 교회 안에서만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노래하고 있다면 교회 밖으로 나가 볼 것을 제안한다.

한태수 목사는 “부활절을 행사로만 끝나기보다 이웃들과 소통할 때 더 의미가 있다”면서 “교회는 기회만 되면 이웃과 함께할 필요가 있고, 교회 절기는 이웃에게 다가가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웃과 함께하는 부활절. 첫걸음부터 시작하면 된다. 우선 교회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야 이웃을 만날 수 있다. 높게 쌓은 성벽을 허물고 세상과 마주보며 소통하는 부활절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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