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심 깊을 수록 음주·흡연·음란물 시청 빈도 적어
교회 안 돌봄시스템 구축 … 상담 교제 등도 중요
우울한 사회 분위기 차단 필요 … 신앙교육 강화해야이번

이번 청소년 설문조사는 청소년들의 신앙이 이들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실시됐다. 설문에 참석한 청소년들은 대체로 신앙심이 높았다. 응답자 중 81.6%가 중소규모의 교회에 출석하고 있었지만 76%가 5년 이상 교회에 다녔으며, 89.2%가 ‘예수님이 나를 위해 십자가에서 죽으셨다’는 확신을 갖고 있었다.

현재 출석하고 있는 중고등부에 대해 ‘만족한다’가 89%에 이르렀고, 분반공부에 대해서도 90% 이상이 대체로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교에 대한 이해도에서도 90% 넘게 ‘이해된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54.1%가 신앙생활이 내 삶에 ‘매우 중요하다’, 30.2%는 ‘많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또 청소년의 24.2%는 매일 규칙적으로 기도했고, 59.6%는 가끔 생각날 때 마다 기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경읽기와 말씀묵상은 상대적으로 낮게 나왔다. 매일 성경을 읽는다는 응답은 14.3%에 불과했고 43.3%은 ‘가끔 읽은 것’으로 나타났다. 큐티를 규칙적으로 하는 청소년은 12.3%, 가끔은 31.2%로 응답했다.

청소년들의 이런 신앙에는 부모의 영향이 큰 것으로 나왔다. ‘부모가 내 신앙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 ‘매우 많이’가 36.7%, ‘많이’가 24.7%로 응답했다.

이 결과는 교회가 청소년들을 신앙으로 양육하는 본질적인 사명도 중요하지만 부모가 가정에서 자녀들에게 더 큰 신앙적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사역도 필요함을 나타낸다.

반면, 주일예배에 가장 방해 되는 요인은 ‘늦잠’이 37.4%인 것으로 분석됐다. 여가활동(16.8%), 학원(9.1%), 친구만남(6.7%), 인터넷 게임(3.85), 부모반대(2.9%) 순으로 예배의 불참 이유로 나왔다. 이러한 결과는 예배를 강조하는 신앙훈련도 필요하지만 토요일과 주일새벽까지 다른 활동을 하는 청소년들이 일찍 잠자리에 들도록 생활훈련도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설문에 참여한 학생들은 신앙수련의 목적으로 수련회에 참석한 만큼 신앙심이 높아 모든 기독청소년들에게 일반화 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응답자의 절반 가까이가, 신앙이 깊은 청소년들 조차 우울증과 자살충동에 노출돼 있다는 결과는 충격적이다. 신앙이 자신의 삶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심적인 고통과 스트레스로 인한 정신 건강이 좋지 않다는 것이다.

이번 조사결과에 대해 채경선 교수(성산효대학원대학교 상담학)는 “신앙이 좋은데도 불구하고 우울과 자살충동을 느낀다는 것은 이들이 사회적 분위기, 문화에 그대로 노출되고 있음을 유추할 수 있다”며 “사회적 불안과 자살율 증가 등이 청소년들의 인성과 가치관에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교회 내 청소년들을 보호할 울타리가 부족하다는 증거로 볼 수 있다. 서울신대 상담센터소장 이희철 교수는 “신앙이 있는 기독 청소년도 우울증 같은 사회병에서 결코 예외일 수 없음을 이번 조사가 보여주는 것”이라며 “신앙이 좋으면 우울증에 걸리지 않을 거라는 편견을 버려야하며 교회 안에 지속적인 돌봄시스템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서 교회의 청소년 돌봄시스템이 사실상 전무함을 보여주는 통계도 나왔다. ‘중요한 문제는 주로 누구와 상담하는가’라는 질문에 부모와 친구가 각각 44.3%, 42.2%로 나왔지만 학교 교사, 목회자(교회학교 교사)는  6.2%, 4.2%에 그쳐 학교나 교회 안에서 고민 상담을 하는 경우가 많지 않음이 드러났다.

교사에게 상담을 받아 본 경험에 대해 ‘없다’는 응답이 66.9%로 집계됐으며 교회 밖에서 선생님과의 만남이 ‘거의 없다’는 응답도 49.5%로 나와 청소년들의 고민과 우울증이 그대로 방치되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줬다. 다시 말해 청소년부 교사들이 학생들과의 인격적인 만남과 교제가 부족하다는 것을 시사해 주고 있다. 교사가 학생들에게 더 깊은 영향력을 발휘하려면 피상적인 관계를 넘어 구체적인 관계로 발전되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것이다. 

이번 설문조사에서는 기독인 청소년들의 성의식을 보여주는 통계도 나왔다. ‘혼전순결에 대해 동의한다’는 응답은 76.9%, ‘동의하지 않는다’는 23.1%로 집계됐다. ‘음란물을 얼마나 자주 보는가’에 대한 질문에는 53.9%의 학생이 한번 이상 야동을 시청했다고 응답했다. 음주경험에 대해서는 약 70%의 학생들이 마셔 본 경험이 없다고 답했으며 담배 경험도 85.8%의 학생들이 피워본 적이 없다고 응답했다.

무엇보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청소년의 삶과 가치관에 신앙교육의 영향이 매우 크게 작용한다는 점이다. 이들 청소년 중 신앙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학생들이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덜 우울한 감정에 빠지고 자살충동, 가출 등의 빈도도 적다는 것이다.

신앙이 중요하다고 응답한 학생 일수록 자존감이 높게 나왔다. 혼전순결에 대해서도 신앙이 중요하지 않다고 응답한 학생들의 57.5%가 혼전순결에 동의하지 않은 반면 신앙심이 깊은 학생들은 17.5%만이 동의하지 않았다. 이는 성인 음란물 상영과 음주, 흡연 등에서 공통되게 나타났다. 신앙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청소년의 비흡연율은 71.3%로, 중요하지 않은 학생들은 비흡연율 14.3%보다 4.9배 낮았다.

이같은 결과는 교회가 다음세대 신앙교육에 교회가 더욱 노력해야 함을 시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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