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고 싶고, 보고 싶은 ‘가족같은 공동체’
한국식 목회 실천 … 북 영양쌀 보내기 등도 앞장
조종곤 목사, 매주 손 편지 보내며 성도와 정 나눠

이민교회는 한국식 목회가 잘 적용되지 않는다. 문화적인 상황이나 특수성이 한국의 상황과 다르기 때문이다. 권위적인 목회가 통하지 않고, 쉽게 뭉쳤다가 또 쉽게 흩어질 수 있는 데가 이민교회다.

그런데 미국 엘에이 근교, 토렌스에 있는 사우스베이선교교회(조종곤 목사)는 성도 간에 가족과 같은 끈끈한 정으로 묶여 있다. 평범한 이민교회 같으면서도 따뜻함이 있고, 가족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그래서 한국식 목회가 통하는 교회로 알려졌다.

1985년 이기흥 목사의 개척으로 시작된 사우스베이선교교회는 2대 이대규 목사, 조종곤 목사를 거치면서 미국 이민 사회 내에 든든한 뿌리를 내렸다. 오래 전에 단독 교회당을 마련했고, 성도들도 장년 100명 이상 출석하고 있다.

사우스베이선교교회는 예배와 성결에 초점을 두고 있으면서도 서로 그리워하고 가족공동체 같은 교회를 꿈꾸고 있다. ‘오고 싶은 교회, 보고 싶은 성도’가 교회의 모토다. 서로 다투지 않고, 갈등이 없는 교회를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매주 주일예배 후 점심식사는 잔치와 같다. 가정마다 돌아가면서 식사를 준비한다. 설거지는 남자 성도들의 몫이다.

가족주의적인 공동체성을 중요시 여기는 교회는 매주 첫 주일은 항상 성찬식을 통해 그리스도의 공동체성을 확인 한다. 또 매월 마지막 주는 당회나 직원회를 열어 교회의 크고 작은 일을 성도들과 상의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미국에서는 쉽지 않은 전 가족 수련회도 매년 열린다.

타국에서 서로 위로하며 가족같이 함께 살라고 구역도 만들고 소그룹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여기에 은혜스러운 예배와 성경공부가 결합돼 예배와 말씀 중심인 신앙 공동체가 형성된 것이다. 성경공부 시간은 주로 제자훈련이 이뤄진다. 일대일 양육과 40일 성경공부, 벧엘성경공부 등 3단계 양육이 이뤄진다. 제자양육의 목적은 예수를 닮아가는 삶이다.

조종곤 목사는 “하나님 나라에 적합한 인물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면서 “예수님을 닮아가는 성화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교회의 분위기는 이웃사랑으로 표출되고 있다. 사우스베이선교교회는 북한의 굶주리는 어린이를 위한 영양쌀 보내기 운동에 가장 앞장서고 있다. 올해도 영양쌀을 보내기 위해 상당한 기부금을 출연했다. 또 18만 끼의 영양 쌀을 사우스베이선교교회에서 포장해  북한으로 보냈다.

조종곤 목사는 미국에서 한국식 심방을 고집한다. 물론 이민교회에서 심방 사역은 쉽지 않다. 개인주의 성향의 미국문화 탓인지 성도들이 심방을 꺼리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조 목사는 가능한한 성도들을 직접 심방하려고 노력한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성도들을 직접 만나 상담하고 어려운 문제를 나누고 기도해주는 것을 고집한다. 이민 사회에서 애환도 많고 상처받는 일이 흔하기 때문에 그 상처를 싸매고 치료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심방이 불가능한 성도들에게는 직접 편지를 쓴다. 교회에 빠지는 경우도 심방편지를 보낸다. 그것도 직접 손으로 쓴다. 안부도 전하고 설교요점도 담는다. 조 목사는 이렇게 매주 평균 다섯 통의 편지를 성도에게 부친다. 답장은 거의 오지 않지만 반가워하고, 고마워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조 목사에게도 위기의 순간이 있었다. 미국에 건너온 지 2년 만에 몇몇 성도가 조 목사에게 찾아와 교회를 사임해 줄 것을 요구했던 것이다. 한국식 목회가 내심 불만을 샀던 것이다. 그때 그는 다시 한국에 돌아 갈 생각을 했지만 대다수 성도는 조 목사를 신임했다. 이 일을 겪은 후 조 목사의 따뜻한 목회는 탄력을 받았다. 이 사건 후 더 탄탄한 리더십을 통해 성도가 100명을 넘어섰다.

사우스베이선교교회는 따뜻한 사랑으로 외로운 이민 생활에서 지친 성도들을 돌보고 가족처럼 함께 어울리는 목회를 통해 건강한 교회로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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