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교회 노숙인선교회, 노숙자에게 세례 베풀어

크리스마스를 앞둔 지난 12월 20일 서울 을지로 1가 지하보도에서 노숙인 10여 명이 하나님의 자녀로 세례를 받았다. 이날 모인 동료 노숙인 200여 명도 차분한 분위기 속에 거행된 세례식을 지켜보며 함께 기도했다.

노숙인을 대상으로 세례식을 준비한 곳은 신촌교회(이정익 목사) 노숙인선교회(담당 박거정 집사)다. 선교회는 매주 금요일 오후 5시 노숙인들과 함께 ‘광야예배’를 드리면서 예수님을 믿기로 고백한 노숙인들에게 세례를 주고 있다. 세례식은 지난 7월에 이어 두 번째다.

노숙인들은 세례를 집례한 이요한 목사(신촌교회 은퇴)의 안수 기도에 ‘아멘’으로 답하고 신앙인으로의 새 삶을 다짐했다. 세례 받은 노숙인들은 성경책을 선물로 받았다.

이날 세례 받은 노숙인 중 83세의 최고령인 이모 할아버지는 “세례를 받고 나니 기분이 너무 좋다”며 “이제는 주일에 교회도 나가고 말씀도 매일 읽겠다”고 말했다. 같이 세례받은 노숙인 안모 할머니는 “교회에서 좋은 일 많이 해주어서 고맙다”며 “다음 번에는 다른 친구(노숙인)들도 세례를 받도록 데리고 오겠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노숙인들은 세례를 받기 전 7주간의 성경공부를 통해 신앙교육을 이수했다. 이요한 목사는 인생의 목적, 기본교리, 주기도와 사도신경, 사중복음, 교회 생활과 세례문답 등을 교육했다.

신촌교회 노숙인선교회는 지난 10여 년 동안 금요일 을지로 1∼3가 사이 지하보도에서 노숙인에게 빵과 우유를 공급하고 함께 예배를 드리는 사역을 이어가고 있다. 사역 초기 빵과 우유만 나누어주는 급식사역에서 발전해 복음을 전하고 함께 예배를 드리는 노숙인 전도사역으로 자리 잡았으며 올해부터는 은퇴목사인 이요한 목사가 합류하면서 처음 세례식을 열게됐다.

10여년 동안 노숙인선교회를 이끌어온 박거정 집사는 교회의 지원과 개인 후원 외에도 자신의 사비를 털어 노숙인을 섬기고 있다. 세례식 당일도 빵과 우유, 떡 등을 담은 200여 봉지가 동이 나자 간식을 못 받은 20여 명의 노숙인들을 인근 식당으로 인도해 식사를 대접하며 예수님의 사랑을 전했다.  

저작권자 © 한국성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