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34:1~9)

지난 한 해와 다가오는 새해의 틈새에 우리가 서 있습니다. 오늘 말씀은 모세가 40년 광야 길을 승리롭게 마무리 짓고 이제 젖과 꿀이 흐르는 언약의 땅이 눈앞에 보이는 지점에 서 있던, 그때 일어난 사연입니다.
이제 모든 이스라엘 백성은 저 요단강만 건너면 꿈에도 그리던 가나안 땅에  들어가도록 허락되었습니다. 그러나 40년 동안 동고동락하며 그들을 이끌고 그 땅의 목전에 도착한 모세, 120세이지만 눈이 흐리지 않았고 기력이 쇠하지 않았지만 못들어 갔습니다.(4절: 여호와께서 그에게 이르시되 이는 내가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에게 맹세하여 그의 후손에게 주리라 한 땅이라 내가 네 눈으로 보게 하였거니와 너는 그리로 건너가지 못하리라.)

지난 40년간 단 하루도 잊은 적이 없던 저 약속의 땅이 눈앞에 그림처럼 펼쳐 있습니다. 그러나 민수기 20장에 므리바에서 물이 없다고 아우성치는 백성 때문에 감정이 격해져 분노하며 바위를 두 번 침으로 하나님의 거룩함을 묵살한 죄로 가나안 땅에 들어갈 수 없는 모세입니다(민 27:12~14). 그렇지만 막상 가나안 땅이 코앞에 있으니 얼마나 가고 싶겠어요? 그래서 모세는 “구하옵나니 나를 건너가게 하사 요단 저쪽에 있는 아름다운 땅, 아름다운 산과 레바논을 보게 하옵소서”(신 3:25). 다만 죽더라도 그 땅에 들어가 한 번 그 땅을 밟아 보기만이라도 하게 해 달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내게 이르시기를 그만해도 족하니 이 일로 다시 내게 말하지 말라. 너는 비스가 산 꼭대기에 올라가서 눈을 들어 동서남북을 바라보고 네 눈으로 그 땅을 바라보라 너는 이 요단을 건너지 못할 것임이니라”(신 3:26~27)고 하나님은 아주 냉정하게 답하십니다. “너는 여기까지다. 너는 여기에서 너의 사역을 끝내야 한다. 너는 여기서 죽으리라!”고 하셨습니다.

그 순간에 하나님은 ‘여호수아를 새로운 후계자로 세우라'는 것입니다(민 27장). 너무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나요? 그러자 모세는 비스가산에서 저 멀리 그토록 가고 싶었던 언약의 땅을 바라보기만 하고 죽어 그 시체마저 완전히 없어지며(6절), 한 세대를 청산해 버립니다. 결국 새로운 시대인 여호수아 사역이 시작되어 모세 없이 가나안 정복이 이뤄집니다. 이 시간 바로 우리는 미완성 인생여정의 모세를 주목해 봅니다.

인생의 미완성은 오로지 하나님께 모든 영광을 돌리게 하는 결단입니다.
모세가 광야에 40년을 묻혀 살던 때, 호렙산에 갔다가 뜻밖에 이스라엘 백성을 이집트 노예생활에서 구해내라는 하나님의 사명을 받고 그는 인도자로 뛰어들었습니다. 40년의 긴 세월을 오직 하나님의 뜻을 받들어 가나안을 목표삼아 충성된 청지기로 뛰어 왔습니다.

그런 모세는 홀로 그 산 위에 올라 한없이 울었을 것입니다. 거기서 그는 가나안 땅에 들어가지 못함이 은혜임을 깨달았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이룬 게 모두 하나님의 은총이요 축복이며 돌보심인 걸 깊이 깨닫습니다. 그래서 모세는 여기까지가 자기의 사명임을 깨닫고 지금까지 지켜주신 하나님께 감사했습니다. 그래서 모세는 요단 동편에서 그의 사역을 멈추어야 했고 하나님 편에 서기 위해서라도 자신의 영광과 위대함을 하나님께 돌리며 하나님을 향한 것입니다. 모세는 하나님 섭리를 알게 되자 마지막 기대, 가나안 입국을 접고 미완성의 삶을 선택합니다. 이 미완성의 삶이 그로 하여금 후세에 두고두고 더욱 위대한 인물로 역사에 남게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요단 이편까지가 자기의 한계인데, 가질 만큼 가졌는데, 더 가지려고만 하고 멈추지 못하는 과욕이 지나쳐 강을 넘어 요단 저편 가나안 땅까지 들어가 오래도록 움켜쥐고 가려다 그동안 이뤄놓은 칭송과 존경이 완전히 무너져 내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의 수고와 노력의 결과는 하나님의 영광과 감사로 열매를 맺어야 합니다.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기 위한 미완성이어야 합니다.

우리는 ‘미완성의 인간’입니다. 하지만 미완성은 허물이 아니라 하나님의 축복인 것입니다. 우리 모두 완성된 인간이 아니기에 더 나은 미래를 꿈꿀 수 있고, 서로 기대고 살 수 있는 것입니다. 인생은 마침표가 아니라 쉼표이기에 그렇습니다. 미완성에는 채울 것이 있기 때문에 더 큰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최선을 다해 달려온 2013년! 삶의 미완성에 있는 아름다움을 볼 수 있기에 다가오는 2014년을 또 기대합니다. 

저작권자 © 한국성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