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플라스틱 재활용 일등공신
쓰레기종량제 봉투 도입·플라스틱 재활용 등에 주도적 역할
환경살리기 연구 매진 ··· ‘플라스틱 바로알기’ 책도 발간

 

▲ 플라스틱 전문가 나근배 장로(광음교회)

“플라스틱을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플라스틱은 우리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되는 필요물질이고, 또 사용 후 재활용도 가능하다는 것을 알리고 싶습니다.”

플라스틱업계에서 30여년을 일하면서 선구적 연구로 환경오염도 줄이고, 플라스틱 재인식화에 앞장서고 있는 나근배 장로(광음교회·사진)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플라스틱 전문가다. 현재 한국플라스틱포장용기협회 전무이사로 일하고 있다.

공업협동조합에서 환경정책이사 등으로 20년 넘게 일하며 우리나라에 쓰레기종량제 봉투제도 도입의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또 한국플라스틱재활용협회 전무를 거쳐 한국플라스틱재활용연구소장 등으로 일하며 애물단지였던 비닐봉지를 재활용해 연료화하는 제도를 시행케 한 핵심 인물이기도 하다.

나근배 장로는 젊은시절 플라스틱 관련 업계에서 일을 시작해 평생 한길을 걸어왔다. 몸 담은 회사와 단체는 바뀌었지만 모든 일과 연구의 주제는 ‘플라스틱의 활용과 재활용’이었다.

플라스틱 환경정책에 관해 집중 연구해 온 나 장로의 활약이 두드러지기 시작한 것은 쓰레기종량제 봉투제도 시행을 앞두고 환경부와 연계해 연구하면서부터이다. 플라스틱에 대해 누구보다 많은 지식과 열정을 갖고 있던 나 장로는 쓰레기 배출을 줄이기 위해 고민하던 정부와 손잡고 종량제 쓰레기봉투제도의 시행을 이끌었다. 쓰레기를 줄이고 분리수거를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던 나 장로는 당시 자신의 연구경험을 살려 쓰레기종량제 봉투를 고안해 환경부와 함께 상용화했다.

나 장로는 “1995년 쓰레기종량제 봉투 시범실시에 들어갔는데 당시 쓰레기 양을 줄여야한다는 의식이 낮아서 지방의 자치단체를 찾아다니며 쓰레기봉투를 무료로 나눠주고 사용을 독려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런 수고를 밑거름으로 1996년 1월 1일 쓰레기종량제 봉투사용이 전면실시 되었고 이후 국내 쓰레기배출량이 크게 감소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후 분리수거도 잇달아 활성화되었다. 당시에는 플라스틱 병과 종이, 유리 병 등은 재활용쓰레기로 분리되었지만 비닐봉투는 쓰레기로 취급받았는데 나 장로의 노력으로 큰 변화가 일어났다. 나 장로는 “그때는 빵봉지나 라면봉지 등은 재활용이 되지 않았는데 소각하면 다이옥신이 나온다고 하고, 매립하면 100년은 지나야 썩는다며 플라스틱 사용 규제가 핫 이슈였다”면서 “당시 고민하다 편리하게 사용하고 재활용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외국의 사례를 연구하던 나 장로는 독일과 일본에서 폐플라스틱을 가공해 에너지로 쓴다는 것을 알고 이 방식의 국내 도입을 추진했다. 2002년 미국에서 기계를 수입해 폐플라스틱고형연료화 공장을 세우고 플라스틱의 자원재활용의 예를 국내에 처음 선보였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애물단지였던 비닐봉지가 연료로 재활용되자 국내정책까지 변했다. 이 결과에 따라 2003년 3월부터 생산자책임 재활용제도(EPR)가 신설, 생산자가 포장재까지 재활용해야하는 시스템이 도입됐다. 이후 2004년도부터 비닐류의 재활용이 시작됐고, 지금은 정착이 되어서 아파트도 비닐만 따로 모아놓으면 석탄, 벙커씨유 등을 대체하는 에너지로 재활용되고 있다.

재활용을 실현한 후 그는 플라스틱산업의 발전을 위한 또 다른 목표였던 데이터베이스 만들기에 들어갔다. 이를 위해 2007년도 플라스틱재활용연구소를 세워 3년간 소장으로 재임하며 연구에 매진했다. 직접 발로 뛰며 모아온 방대한 자료와 함께 국내의 플라스틱 관련 산업의 생산량과 배출, 수집량, 재활용 지수 등의 수치를 책으로 정리했다. 그 결실로 2011년 ‘플라스틱바로알기’가 출간됐다.

 나 장로는 “플라스틱업계 30년 산 증인으로서 국민들에게 설명을 해야겠다고 생각으로 책을 집필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 책은 플라스틱 관련 교육교재로 활용되고 있다.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올해 2월에는 ‘플라스틱생산사용재활용 통계조사’를 시작했다. 이번 조사는 국내에서는 처음 실시되는 것으로 향후 플라스틱 산업과 재활용 사례를 비교하고 목표를 세울 수 있는 기본 데이터가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환경을 지키고 살리는 것은 모두 신앙인의 역할입니다. 그래서 사명을 갖고 여기까지 일해 왔고, 앞으로도 계속 이 분야를 발전시키는 데 일조하고 싶습니다.”

플라스틱산업의 발전을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있는 나 장로의 활약은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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