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난 해 순교자 기념 주일에 ‘순교 신앙은 그 역사를 기억하고 지키는데 있다’라는 제언을 여러분께 드렸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성결교단의 역사는 한마디로 순교의 역사라고 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철원에서 임자진리까지 우리 교단은 그 순교의 피만 밟고도 남북을 오갈 수 있는 국내 유일한 교단입니다.

우리 교단은 어린 주일학생들이 앞장서서 최초의 신사참배 거부운동을 벌려 일제(日帝)가 꿈꾸던 우상숭배, 그 영적 음모의 해시계를 뒷걸음치게 한 신사참배거부 선도(先導) 교단이요, 재림의 주를 고대하며 살아 순교를 마다하지 않은 교단이요, 오직 예수 이름만을 호명하여 순교의 제물이 됨으로써 삼천리강토를 구속의 보혈로 물들인 교단이기 때문입니다. 바로 여기에 ‘순교 장자(長子) 교단’으로서의 역사성과 긍지 그리고 그 순교 신앙을 유지, 복원해야할 우리의 사명이 자리합니다.

이 사명 완수를 위해 총회와 역사편찬위원회 그리고 순교성지 교회들이 합심 협력하여, 순교 정신과 성지 복원에 힘을 기울여 왔습니다. 그 결과 지난 지난 12월 20일 ‘구(舊) 강경성결교회 환원기념예배’를 드렸고, 금년 지난 5월 21일에는 건축추진위원회가 앞장섰던 ‘문준경 전도사 순교기념관’ 봉헌 및 개관 예배를 드렸습니다. 그리고 지난 8월 19일에는 일제 강점기 때에 순교하신 ‘故 박봉진 목사 순교 70주기 추모예배’를 총회적 행사로 치렀습니다. 그리고 또한 지난 9월 12~13일에는 순교성지 담임목사 초청 간담회를 갖고, 순교성지 담임목사로서의 역사적 사명감을 함께 다졌습니다.

신앙은 강요될 수 없습니다. 단지 때때로 불러일으킬 수 있을 뿐입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그 신앙을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까? 피, ‘순교의 피’입니다. 주님  가신 길을 따르는 ‘순교의 피’입니다. 그 ‘순교의 피’에 이 시대에 덮친 종말론적 재앙을 치유할 코드로서의 복음적 영감과 산 순교적 결단이 깃들어 있습니다.

확인한 바에 의하면, 지난 여름철 주중에는 하루 3백여 명이 특히 주말에는 하루 천여 명 이상이나 되는 순례객들이 그 밧모섬, 순교자 기념관에 다투어 찾아들었다고 합니다. 그뿐 아니라, 순교성지 교회들마다 순례객들로 넘쳐나고 있습니다. 놀라운 일입니다. 이는 이 황무한 땅이 그 피로 치유받길 갈망하고 있다는 단적인 증거입니다. 그런데 감사하게도, 그 보배를 우리 성결 질그릇에 가졌다는 사실입니다. 할렐루야! 바로 여기에 우리가 한 마음과 한 뜻으로 순교 신앙을 계승 발전시켜야 할 의무를 발견합니다.

이제 다 같이 일어나 오늘 우리에게 다시 계시된 순교 성지를 함께 밟아 봅시다. 결코 우상시 될 수는 없는 순교 성지. 그러나 우리가 그 순례의 길을 걸음으로써 그 순교 성지가 발하는 이름도, 빛도 없는 완전한 자기 버림, 그 날마다 새로운 구원을 맛보는 산 순교적 삶을 살아 낼 힘을 얻게 될 줄 믿습니다. 우리 위원회에서는 그 순례를 돕고자 ‘순교 성지 탐방 가이드북’을 발간하여 배포했습니다. 그리고 지난해부터 예산 절감을 위해 전자 문서로 교단 교회와 목회자들에게 순교자 기념주일 자료를 교단 홈페이지에 제공해 오고 있습니다.
  
오직 예수, 우리의 오래된 미래 그 피의 복음! 
그 생명의 깃발을 높이 쳐들고, 우리 함께 어깨를 걸고 산 순교대열에 동참합시다. 
하나님의 보다 더 크신 영광을 위하여.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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