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에 보면 하나님은 많은 예언자들을 통하여 이스라엘 백성에게 과거의 출애굽 사건을 평생토록 “잊지 말고 기억하라”는 경고를 수없이 반복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애굽의 긴 종살이에서 해방된 후 수천 년이 지나면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그 해방의 날을 기념하고자 유월절을 정해놓고 그 절기를 철저하게 종교 의식화시켜 온 민족이 대대손손 애국정신을 배양 하는 것은 쓰라린 노예생활에서 해방된 날을 꿈에라도 잊지 말고 기억하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날을 기억하는 것은 430년 동안의 그 쓰라린 고통을 잊지 말라는 뜻입니다.

우리 민족의 역사에서 6.25 동족상잔의 비극은 쓰라린 아픔입니다. 예수님은 “스스로 분쟁하면 그 나라가 설 수 없고 집이 스스로 분쟁하면 그 집이 설 수 없다”(막 3:24~25)고 경고 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민족을 망하게 하고 나라와 공동체를 망하게 하는 파벌주의 의식을하나님 앞에 회개하고 뿌리를 뽑지 아니하면 희망이 없습니다. 6.25전쟁 같은 무서운 고통을 통하여 우리 백성을 훈련시켜 보다 나은 세계로 향하게 하시는 하나님의 섭리를 깨닫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시편 49편 20절에 보면 “존귀에 처하나 깨닫지 못하는 사람은 멸망할 짐승과 같다”고 하였습니다. 6.25전쟁은 어떤 의미에서는 우리민족이 다가오는 새 시대를 살아가기 위한 깨달음의 훈련장이었는지 모릅니다. 우리는 6.25라는 잔인한 전쟁을 통하여 하나님의 도우심과 큰 축복을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6.25전쟁이 일어난 그 당시 남한의 병력은 북한의 병력과는 비교도 안 되는 나약한 것이었습니다. 북한은 막강한 병력을 가지고 그 당시 남한에서 미군이 철수하는 것을 틈타서 치밀한 계획 아래 남침하였습니다. 고로 전쟁이 발발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대구와 부산을 제외하고는 전 영토가 점령당하기 직전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하나님을 의지하는 크리스천들은 참으로 눈물을 흘리며 하나님 앞에 부르짖었습니다. 그 후 16개국의 UN연합군이 동원된 것은 우리의 힘이 아니라 기적이었습니다. 그 당시 세계에서 별로 알려지지 않았던 한국에 UN군을 파송했다는 것은 우연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UN군 파송을 의논할 때 있었던 숨은 비화가 있습니다. 파병을 강력히 주장한 사람은 미국 대표 크로스(Honest Cross)라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어느 교회의 장로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때 마침 UN안보리에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소련 대표가 어떤 급한 일로 귀국하여 그 회의에 불참한 것이 결정적 요인이었다고 합니다.

이런 중대한 시점에 신앙이 독실한 장로가 미국 대표였다는 것과 소련 대표가 그 자리에 없었다는 것은 우연이 아니라 우리를 도우신 하나님의 숨은 손길이 역사하였다는 것을 믿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요한복음 9장에 보면 나면서부터 소경된 자의 고통에 대해서 “누구의 죄냐?”고 묻는 제자들에게 “이는 하나님이 하시고자 하는 일을 나타내고자 하심이라”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을 상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나님이 6.25전쟁을 통해서 우리 민족을 위해 역사하시고 보살피신 것을 의심하지 않습니다. 오늘의 영적 부흥, 교회의 성장은 6.25전쟁 때 흘린 수많은 순교자들과 성도들의 희생의 결실입니다.

하나님은 6.25전쟁이라는 고난 속에서 우리 민족을 구출해 주셨고 영적으로 크게 성장하도록 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가 지은 죄로 인해 생긴 6.25전쟁의 무서운 희생을 잊지 말아야 하며, 동시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백성을 다시 불러 역사에 세워주신 하나님의 그 넓고 크신 은혜를 잊지 말고 항상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이런 은혜를 바로 깨닫지 못하면 6.25의 고난은 하나님의 영원한 저주로 끝나고 말 것입니다. 이런 역사적 의미를 바로 깨달음은 6.25는 우리 민족이 하나님의 새로운 일을 위해 귀하게 쓰임받는 도구가 될 것입니다.
6.25전쟁은 우리 백성이 자신의 삶을 보는 새로운 눈, 역사와 세계를 새롭게 보는 눈을 열어 주었습니다.

6.25는 한 마을에서 태어나 죽어가던 우리로 하여금 고향을 등지고 미지의 땅으로 떠날 수 있는 용기를 주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를 전통적인 가치관에서 벗어나 새로운 가치관을 체험하게 하였고 인생과 역사를 넓게 그리고 멀리 보는 눈을 뜨게 하였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6.25전쟁을 통해 얻은 큰 재산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제 모든 성결인이 걱정하던 107년차 교단총회가 은혜 가운데 무사히 끝났습니다. 이제 지난 날의 좋지 않았던 모든 갈등은 깨끗이 잊어버리고 대통합을 목표로 새 출발을 하는 계기가 되어 서로 용서하고 격려하면서 6.25전쟁을 통하여 우리에게 주신 하나님의 크신 은혜를 생각하며 감사함으로 새 역사를 창조하는 성결인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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