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권 집중, 반복된 투표 등 회무지연 야기

올해 교단 총회의 지지부진한 진행에 대의원들이 눈살을 찌푸렸다.

올해 총회는 지난해에 이어 예정 회무시간을 훨씬 넘긴 오후 8시가 되어서야 마무리 됐다. 이렇게 회무가 길어진 것은 지난 회기에서 넘어온 교단 문제가 산적한 탓도 컸지만 원활하지 못한 총회 진행도 한 몫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유례없이 많은 투표가 진행됐으며, 몇몇 대의원들의 발언권 독점, 미숙한 진행 방식 등의 고질적 문제가 반복됐다. 이번 총회에서는 총 4차례의 무기명 투표가 진행됐으며, 기립 투표도 반복됐다.

대의원들은 거수나 기립 등 다양한 투표 방식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많은 시간과 번거로움이 요구되는 무기명 투표를 선호했다. 실제로 ‘총회본부 제규정 안건’은 시간 절약을 위해 앉은 자리에서 무기명 투표를 진행했으나 모 지방회의 대의원들과 서무부원과 사이에 발생한 혼란 때문에 기표소를 재설치, 투표를 다시 진행하기도 했다.

또한 올해도 여전히 몇몇 대의원들의 발언권 독점 문제가 반복됐다. 특히 고성을 지르는 것은 물론, 의장을 향해 강하게 항의하며 자신의 의사를 목소리가 아니라 몸으로 표출하는 대의원들의 모습은 대다수 대의원들의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이번 총회에서 한번이라도 발언한 대의원은 90여명인데, 이중 의회부서장이나 의장 등 진행자가 아님에도 6번 이상 발언한 대의원이 9명이나 됐을 정도로, 일부 대의원들의 발언 독점이 심각했다. 모 대의원이 “5번 이상 발언한 대의원은 더 이상 나오지 마라”라고 항의할 정도. 특히 5분 발언을 지키지 않는 대의원, 마이크를 잡고 횡설수설하며 시간을 낭비하는 대의원 등 미성숙한 토론 문화가 총회 회무를 더디게 만들었다.

의장단의 매끄럽지 못한 진행도 아쉬움을 남겼다. 대의원들에게 충분히 숙지된 안건, 한번 거론된 안건에도 지나치게 많은 발언 기회를 제공해 회무 시간을 지연시켰으며, 토의해야할 사항을 “이해해달라”고 넘어가는 경우도 있었다. 이에 첫날부터 대의원들은 “의장은 사회를 의장답게 봐달라”거나 “투표에 영향 줄 수 있는 발언을 삼가라”며 진행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러한 지지부진한 총회 진행 때문에 정작 중요한 안건들은 심도 있게 논의하지 못하고 시간에 쫓겨 처리해야 했다. 유지재단 실명제법 위반 과징금 등 전 성결교회의 이목이 집중된 다양한 안건들이 쌓여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막판에는 시간에 쫓겨 명확한 결과없이 처리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에 대해 모 대의원은 “총회의 평가는 결의 사항을 두고 내리는 것인데, 투표하고 발언을 듣느라 정작 결의를 위한 제대로 된 논의시간은 부족했다”며 “원활하게 매끄러운 진행이 이뤄질 수 있도록 관계자들이 고민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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