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속 기독인, 부정적인 묘사 많아 … 통념 반영 결과, 홍보 필요

대중문화 속 기독인들의 모습이 속물적이고 이기적으로 그려져 우려를 낳고 있다.

최근 방영을 시작한 SBS 드라마 ‘출생의 비밀’에는 ‘조 여사(유혜리 분)’라는 인물이 등장한다. 매일 성경을 읽고 기도를 쉬지 않는 신실한 기독인으로 그려진 조 여사에 대해 작가는 ‘독사 같은 인물’이라고 소개한다.

불만족스러운 결혼생활을 하는 며느리에게 매일 같이 기도와 성경읽기를 강요하고 구박과 탄압을 가하는 인물이며, 배려와 사랑을 베풀기보다 오로지 자기 식구 감싸기에 열중하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종영한 ‘패션왕’이라는 드라마에도 성경 읽기를 즐기는 주인공의 어머니가 등장한다. 재벌집 안주인인 그녀는 아들의 가난한 연인에 대해 부정적으로 여기는 인물로, 이기적이고 편협적인 생각을 가진 모습으로 그려진다.

‘갈등의 장르’라는 드라마의 특성상 기독인으로 설정된 등장인물이 악인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기독교를 왜곡하고 폄하하려는 시도라고 볼 순 없다. 그러나 드라마가 사회적인 통념을 반영하는 대중매체라는 점에서, 사회 분위기가 기독인을 겉과 속이 다르고 속물적으로 보고 있음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자의든 타의든 현재 기독인의 모습이 비기독인에게는 부정적으로 비춰지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기 때문이다.

이길용 교수(서울신대)는 “과거에는 기독교에 대해 우호적인 드라마도 존재했지만 최근 드라마에서는 기독인을 주로 나일론 신자들, 타인을 차별하는 사람들로 다루고 있다”며 “이것은 사회적인 통념과 흐름이 기독교를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으며, 이를 해당 드라마 작가와 감독이 드라마 속에 담아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러한 문제들이 계속 반복되는 것은 기독교가 스스로의 장점을 제대로 홍보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불교와 천주교가 희생적이고 헌신적인 종교라는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비해 기독교는 이러한 자기 홍보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사회적인 통념을 바꾸기는 힘들겠지만 왜곡된 이미지는 바꿀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독교는 이러한 잘못된 이미지에 대한 조직적인 대항을 하지 못했다”며 “개 교회 신자들은 기독교를 비판하는 프로그램 제작을 거부하고 반대하는 데 열중했을 뿐, 개신교가 한국사회에 하고 있는 긍정적인 역할에 대해서 알리는데는 무관심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기독교 홍보와 함께 크리스천 대중문화인을 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글 잘 쓰고 영상을 잘 만드는 젊은 문화인을 교회가 키워, 이들이 대중문화 속에 들어가 크리스천의 가치관을 담은 작품을 만들어 기독교와 교회 , 하나님의 가치관을 세상에 알리도록 만들자는 것이다.

투자 없이는 결실을 거두기 힘들다. 지속적인 문화선교에 대한 관심이 브라운관 속 기독인의 모습을 바꿀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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