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스페이스 노아’ … 공익성·평화 주제 모임, 젊은이 대상 문화선교

북창동 한 귀퉁이에는 젊은 크리스천 기획가들에 의해서 설립된 ‘스페이스 노아’가 위치해 있다. 룸살롱을 개조해 만든 ‘스페이스 노아’는 개인이나 단체에 강연실과 작업실을 대관해주고 국제 난민, 공정 사회 등의 주제의 공익성을 담은 모임을 여는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간단히 차를 마시는 카페부터 강의를 들을 수 있는 강의실과 모임실까지 다양한 문화들이 이곳에서 만들어지고 것이다. 지난해 12월 오픈한 이후 지금까지 7600명이 다녀갔으며, 480회의 모임이 열리는 등 짧은 시간 안에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공간을 나누는 ‘스페이스 노아’

스페이스 노아에는 다양한 공간들이 있다. 작은 세미나가 가능한 스파크룸과 위키룸은 각각 10인실과 15인실로 구성돼 있으며, 가장 큰 공간인 커넥트홀은 50~70명이 이용가능한 곳으로 시사회, 콘서트, 연극, 포럼 등 다양한 모임이 펼쳐졌다. 스페이스 노아가 가장 강조한 위미디어랩 공간은 20인실로, 아이맥 컴퓨터 등 미디어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모든 공간에서는 인터넷, 빔 프로젝트가 무료로 제공되며, 월 7만 7천원의 사용료를 지급하면 매일 이 공간 전체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코 워킹(함께 일하는)’ 멤버로 등록할 수 있다.

특히 스페이스 노아는 저렴한 가격과 높은 접근성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기존에 모임 공간들이 1인당 사용료를 계산했던 것과 달리, 이용 시간으로 사용료를 계산해 다른 곳에 비해 훨씬 저렴한 편이다. 시청역에서 2분 거리인 점도 강점이다.

공익적 모임 주도

스페이스 노아는 함께 일하고 모임을 만들어간다는 특징도 갖고 있다. 이전에도 강연실을 대관해주는 공간은 있었다. 토즈 등은 세미나룸을 빌려줬고, 민들레영토는 소모임 공간을 갖고 있는 카페로 인기를 끌어왔다. 그러나 스페이스 노아는 함께 일한다는 뜻의 코워킹이 가능한 작업실을 갖추고 있으며, 직접 모임을 개최하며 모임을 만든다는 차이점을 갖고 있다. 즉, 공간을 제공하며 문화를 함께 나눈다는 것이다.

특히 스페이스 노아는 모임을 열며, 젊은이들에게 생각해야할 주제를 던지고 있다. 모임의 30%를 자체적으로 기획하는 스페이스 노아가 관심 갖고 있는 공익성이다. 전쟁 난민들의 이야기를 듣는 ‘더 나은 이야기’가 상시적으로 열리고 있으며, 남한 청년과 북한 청년이 평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남북 청년토크’, 노아 시민병원, 공공의료를 소개하는 ‘오픈 살롱’ 등도 꾸준히 개최됐다.

공익성을 주제로 한 모임을 개최하는 것은 ‘이웃을 사랑하고 사회적 약자를 돌봐야 한다’는 예수 그리스도의 생각을 전하기 위해서다. 정수현 대표(청파감리교회)는 “크리스천 커뮤니티 공간인 청어람 아카데미에서 일하면서 공간이 있다면 문화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하며 “스페이스 노아는 기독인이 실천해야 하는 사회 공익성을 전하기 위해 이러한 모임을 개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찬양을 부르고 기도하는 것이 아니라 비기독인과 기독인들을 공간으로 불러 모아 예수 그리스도가 강조한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사회 공익성의 중요성을 알리며 기독교의 가치를 전하는 것이다. 이러한 정 대표의 생각은 ‘프로젝트 노아’를 이끄는 박근우 원장의 협력으로 가능했다. 박근우 원장은 ‘세상 속 선한 메시지들이 유통될 수 있는 팀을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시민 미디어교육, 노아 시민대학, 인디출판 노아 등 8개의 프로젝트를 진행 중에 있으며, 이중 한 프로젝트로 스페이스 노아를 기획해 정수현 대표에게 기획과 운영권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공간 나눔 동참자 모집

앞으로 스페이스 노아는 공간을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고민할 계획이다. ‘공간을 소유하면 비싸지고 공유하면 풍성해진다’고 강조하는 정 대표는 최소한의 인건비와 운영비만 있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저렴하게 공간을 나눌 계획을 갖고 있다. 이러한 스페이스 노아의 생각에 동참하려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자신의 사진관과 극장을 스페이스 노아의 가치를 담아 활용하길 원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이들과 이용자를 연결하는 소위 ‘공간 중개업’도 계획하고 있다. 정 대표는 공간을 갖고 지키는데 집중해온 교회들에 대해 “공간을 사회를 위해서 더 오픈한다면 좋을 것 같다. 특히 청년 부흥을 고민한다면 청년들을 위한 스터디 공간을 교회가 제공하고, 지역 주민들을 위한 세미나 장소로 오픈한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교회를 아끼게 되고 전도가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라고 제안했다.

교회는 공간을 중요하게 여긴다. 그래서 성전을 만들고 지키는데 열중해 왔다. 그러나 이제는 공간을 외부에 오픈할 때다. 거창한 것이 아니라 작은 것부터 한다면 가능하지 않을까.

저작권자 © 한국성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