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3일부터 사순절이 시작되었다. 사순절은 ‘재의 수요일’로부터 시작하여 부활절 전날까지 40일간의 기간(주일은 제외)을 일컫는 말로,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과 부활로 이어진다. 전통적으로 그리스도인들에게 사순절은 주님의 고난을 생각하며 육적인 욕구를 절제하고 엄숙한 예배와 경건한 생활분위기를 강조하며 참회하는 기간으로 보내고 있다.

우리는 2013년 사순절을 시작함에 앞서 사순절이 ‘재의 수요일’에서 시작된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구약성서와 교회의 전통에 의하면 하나님의 백성들은 죄를 회개할 때는 재를 이마에 바르는 상징적 행위를 하고 있다. 이는 참회와 회개를 상징하는 행위로, 재의 수요일로 사순절이 시작된다는 것은 우리가 사순절을 회개로부터 시작해야 함을 역설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사순절 기간을 맞아 무엇을 회개하고 하나님 앞에 고백해야 하는가? 하나님을 사랑하기보다 세상을 먼저 생각하고 세상과 타협하고 성공지향적인 삶에 매몰되어 있는 우리 모습을 회개해야 할 것이다. 이웃을 사랑하라는 그리스도의 명령을 지키기보다 나를 먼저 생각하고 우리를 먼저 생각하는 모습을 되돌아보아 회개해야 한다.

한걸음 더 나아가 우리는 우리 한국교회 공동체가 범하고 있는 잘못, 성결교회 공동체가 범하고 있는 잘못을 회개해야 한다. 지금 우리 성결교회를 비롯해 한국교회는 숫자와 성공에 집착하고 양적팽창에만 관심을 기울였으며 물량주의적인 태도와 ‘성장제일주의’에 갇혀 버렸다. 전도를 강조하는 과정에서 배타적인 태도로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를 입혔고 사리사욕과 이기심에 갇혀 공동체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 이웃들에게 상처를 주기도 했다. 하나님 앞에 무릎 꿇고 재를 뒤집어쓰며 회개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회개의 대열에 가장 앞서야 할 이들이 바로 교단의 지도자들이다. 작금의 교단의 혼란과 한국교회의 현실은 지도자들의 잘못에서 기인한 바 크다. ‘화해와 통합’보다는 ‘분열’에 집착했고 ‘섬김의 지도력’보다는 ‘권위주의적인 태도’로 교회를 이끌어 왔다. 윤리적 가르침에 소홀하여 교회의 사회적 지도력은 갈수록 약화되고 작금에 이르러는 한국사회가 한국교회를 걱정하고 우려하는 상황이다. ‘옳지 않음’을 알면서도 자기들만의 논리를 만들어 잘못된 행위를 정당화하고 오히려 잘못을 지적하는 사람들을 ‘잘못된 사람들’로 치부하는 등 부끄러움을 모르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특히 우리 성결교회는 혼란에 빠져들어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건의 발단과 실체에 대한 객관적 이해는 사라지고 ‘자기만 옳고 남은 틀렸다’는 고집과 주장만 넘쳐나고 있다. 중심을 잡아야 주어야 할 최고 지도자들까지 자신의 생각과 입장, 유불리함, 친분여하에 따라 좌고우면하는 형국이 계속되고 있다. 상식과 원칙, 법과 윤리는 간데없고 오직 자신들의 이익만을 생각하며 상대방을 헐뜯고 공격하는 어휘를 쏟아내고 있다. 오히려 사태 해결을 위해 대안을 제시하고 한발 씩 양보하도록 권하고 있는 사람들이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으며 사태를 풀어야 할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사태를 더욱 어지럽히고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사순절은 주님이 우리에게 주신 기회다. 모든 성결교회가 재를 뒤집어쓰고 주님 앞에 무릎을 꿇어야 한다. 회개의 눈물을 쏟아야 한다. 미움과 아픔, 상처를 끌어안고 성결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힘써야 한다. 본지는 본지의 명예를 훼손하고 상처를 내는 무수한 공격과 비난에도 ‘교단을 위한다’는 명분 하나만으로 상처를 보듬어왔다. 그것이 포기할 수 없는 우리 성결의 가치이기 때문이다. 사순절 우리 모두 회개의 고백과 눈물을 가지고 성결의 가치를 붙들고 무릎 꿇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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