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대형 서점 도서시장 장악 … 돌파구는 도서정가제, 목회자·성도 의식변화

기독교 서점들이 경영난으로 속속 문을 닫고 있다. 기독교 출판계를 넘어 기독교 문화 전체의 생존을 위해서 기독교 서점을 향한 크리스천들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예전에 비해서 손님이 절반으로 뚝 떨어졌죠. 단골 손님들이 오시긴 하지만 치열한 가격 경쟁에서 살아남기가 쉽지 않네요.”

서울시 강동구 바울기독교백화점을 운영하는 신광교회 정진고 장로(한국기독교서점협의회 부회장·사진)는 기독교 서점의 어려움을 이렇게 토로했다. 인터넷 서점과의 가격경쟁으로 동네 서점의 자리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기독교 서점 또한 예외가 아니라는 것이다.

지난 8월 한국기독교서점협의회 보고에 따르면 현재 운영 중인 기독교 서점은 323개로, 지난 6년간 약 100여개의 서점이 문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만 21개 서점이 폐업 또는 제명된 것으로 집계됐다. 기독교 서점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기독교 문화 위축에 직격탄

기독교 서점의 위기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다. 독서 인구 감소, 레저인구 확산 등 책에 대한 무관심이 대표적인 원인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인터넷 서점의 인기가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일반 출판계처럼 기독 출판계에서 인터넷 서점의 시장 점유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인터넷 서점이 제공하는 할인, 무료배송 서비스의 만족도를 영세업자인 기독교 서점이 따라잡기가 쉽지 않은 것.

기독교 문화의 위축도 기독교 서점 위기에 한 몫 했다. 대부분의 기독교 서점들이 각종 기독교 용품과 음반을 도서와 함께 판매한다. 기독교 문화가 인기를 끌었던 1990년대에는 이러한 용품과 음반이 전체 매출의 40%를 차지해 부족한 수입을 채워줬지만, 현재는 전체 매출의 1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독교 음반 시장이 축소되고, 전도물품으로 기독교 용품 대신 대형마트의 물건들을 구입하는 교회들이 늘어남에 따라 기독교 서점으로 향하는 발걸음도 뚝 떨어진 것이다.

근본 해결은 도서정가제 실시

가열찬 경쟁에도 불구하고 기독교 서점들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었다. 바울기독교백화점도 포인트 회원제, 단골 할인 등 최선의 서비스를 제공해 독자들을 서점으로 끌어당기고 있다. 특히 성결교회 교재나 ‘그 순간’ 등 교단 단행본 판매에 나서며 성결교회 교재의 우수성을 군소교단에 소개하는 통로 역할도 맡고 있다.

또한 대형 기독교 서점 중에는 공간을 카페로 리모델링해서 손님맞이에 나서는 곳도 있다. 그러나 결과는 신통치 않다. 카페만 잘 운영될 뿐 실제 책 구매로 이어지진 않는다는 것이다. 일반 서점에서는 북 콘서트, 책 낭독회 등 문화행사를 결합한 새로운 운영 시스템도 시도되고 있다. 그러나 기독교 서점에겐 먼 이야기. 부부끼리 운영하는 대부분의 기독교 서점의 경우 인적, 재정적인 한계로 이러한 프로그램을 시행하기가 어렵다.

전문가들이 바라보는 가장 근본적인 해결방법은 역시 도서정가제 전면실시다. 박성대 사무국장(한국기독교서점협의회)은 “도서정가제가 실시되지 않고서는 이러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며 “인터넷시장과 첫 출발선부터 다른데 어떻게 소비자들을 서점으로 끌고 올 수 있겠냐”고 되물었다.

크리스천다운 소비의식 필요

정부가 규정한 도서정가제가 유명무실해지면서 상당수 인터넷 서점들이 과다할인을 앞세워 동네 서점들을 더욱 벼랑으로 내몰고 있기에, 동네 서점들은 도서정가제 전면실시와 개정을 목소리 높여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도서정가제가 제대로 실시되기 위해서는 올바른 소비습관도 필요하다. 특히 목회자나 교회 성도들의 작은 관심이 기독교 서점을 도울 수 있다. 목회자가 성도들에게 △기독교서점을 소개하고, △제 값 주고 책 사기를 권유하고, △좋은 기독교 서적을 추천하는 세 가지의 행동이 기독교 서점을 살릴 수 있는 것이다.

실제 서점 관계자들은 “목회자가 성도들에게 권장 기독교 서적을 꾸준히 소개하면, 성도들이 그 책을 구매하게 된다”며 “여기에 교회 가까이에 있는 기독교 서점, 성결인이 하는 기독교 서점을 소개해줄 때 위축된 기독교 서점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진고 장로는 “기독교 서점 운영인들은 대부분 사명감으로 선교한다는 생각으로 이 일을 맡고 있다”며 “교회 목사님들과 성도들도 선교한다는 생각으로 기독교 서점에 들러서 좋은 시간을 보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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