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이탈 전공의 대상 행정처분 시사…의료계, 3일 대규모 집회 예고
웨슬리언교단장협의회, 국민 생명 담보로 한 의료계 집단행동 중단 촉구

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해 병원을 이탈한 전공의들을 대상으로 행정처분과 고발 등으로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의사들은 오는 3일 대규모 집회를 예고하며 긴장이 더없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한국교회는 국민 생명을 담보로 벌어지는 일련의 상황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며 의사들의 집단행동 철회를 촉구했다.

웨슬리언교단장협의회는 지난 2월 23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의사들의 즉각적인 병원 복귀를 촉구했다. 웨슬리언교단장협의회에는 기독교대한감리회(이철 감독회장),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대표총회장 이영훈 목사), 기독교대한성결교회(총회장 임석웅 목사), 예수교대한성결교회(총회장 조일구 목사), 대한기독교나사렛성결회(윤문기 총회감독), 구세군한군국(장만희 사령관)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지금 의료 현실은 인력 부족으로 인한 응급체계 마비, 비인기 진료과 기피 현상, 의사들의 과중한 업무와 피로 누적 등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며 “대한민국 의사 수는 인구 1천 명에 2.6명으로 OECD 평균 3.7명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불과 10년 후인 2035년에는 1만 5천 명의 의사가 부족하게 되어, 국민이 제대로 된 의료 혜택을 받지 못해 생명권이 위협받는 불안한 상황을 맞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의대 정원 확대는 역대 정부마다 논의한 것으로, 의료계 집단반발로 미루어져 왔을 뿐, 언젠가는 시행해야 할 국가적 중대 사안이었다. 이는 지역 의료 격차를 해소하며 공공의료를 확충하여 국민 건강권을 보장하고,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피할 수 없는 결정”이라며 “향후 정부는 의대 정원 확대를 시작으로,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보건 의료정책을 추진해 주길 바라며, 어떤 상황에서도 국민 생명이 우선으로 보호받는 의료 환경 조성에 최선을 다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웨슬리언교단장협의회는 의사들에게도 “우리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밤낮 환자들을 돌봐온 전공의들의 수고와 헌신에 감사드린다”며 “집단행동을 중단하고 정부와 대화하며, 다시 환자 곁으로 돌아가 생명 수호 본연의 업무에 최선을 다해 달라”고 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장 김의식 목사)도 지난 2월 27일 “의료계는 이유여하를 불문하고 즉각 의료현장으로 돌아가 국민의 생명을 지키고 담보할 것을 촉구한다”며 “우리는 코로나19라는 미증유의 현실 앞에서 의료계가 헌신한 것을 기억하며 온 국민이 감사의 마음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안다. 따라서 의료계는 이러한 국민을 실망시키지 말고 초심의 마음으로 돌아가 의료현장을 지킬 것을 바란다”고 했다.

예장통합은 “정부는 의료계와 끝까지 대화의 끈을 놓지 말고 설득과 협상을 통하여 지금의 이 어려운 상황을 지혜롭게 해결하기를 촉구한다. 정부의 의지는 존중하지만 의료계에 대해서 대화보다는 법의 이름으로 해결할 때 일어나는 부작용을 심각하게 헤아리기를 바란다”며 “코로나 19와 기후변화로 인한 감염병 문제 등 정부와 의료계가 협력해서 공공의료 확대 및 체계 구축 등 산적한 일이 많다. 이러한 과제 앞에서 정부와 의료계가 머리를 맞대고 협력하는 모습을 온 국민이 기대하고 있음을 의료계는 인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교회총연합(대표회장 장종현 목사)도 지난 2월 14일에 이어 정부가 정한 전공의 복귀 날인 29일 발표한 2차 성명서를 통해 “의대 정원을 늘린다는 이유로 환자의 곁을 떠나 집단행동을 하는 사례는 세계적으로 찾아보기 어렵다. 책임감을 가진 의사는 절대로 환자의 곁을 떠나서는 안 된다. 환자의 생명을 담보로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하려는 태도 자체가 국민 눈높이를 이해하지 못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한교총은 “2020년 의사 증원 방침을 집단행동으로 좌절시켰던 의료계의 행동을 생각해 볼 때 지금 벌어진 상황과 사태의 심각성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 정부는 국민만 보고 국민의 미래를 위해 의대 증원 문제를 마무리 하기를 바란다”며 “집단 이기주의 논리에 따라 정책이 후퇴하는 나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기를 바란다. 국민의 생명은 정치적 흥정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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