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로 떠나는 사순절 영적 순례

부활의 아침을 기다리는 40일간의 여정, 곧 사순절이다. 자기 성찰과 회개, 기도, 금식 등 예수님이 걸었던 고난길을 기억하고 동참하려는 노력이 이어지는 시기다.

당연한 듯 누리던 풍요를 조금이나마 내려놓고 말씀을 통해 하나님과의 관계에 집중하려는 사람들(#경건), 예수님처럼 유혹에 맞서 영적 전투에서 승리하려는 사람들(#절제), 부활절(#생명)에 대한 기대와 기쁨으로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들… 잠잠하지만 분명한 이들의 움직임을 3가지 사순절 키워드로 들여다본다.

#경건
시끌벅적한 세상에 살지만, 사순절만큼은 조용한 영적 순례길을 걷는 사람들이 있다. 십자가를 생각하며 말씀을 읽고 기도하는 경건 훈련, 묵상과 필사로 사순절 의미를 되새긴다.
예수님 생애를 기록한 마가복음을 홀로 묵상해도 좋다. 아니면 우리교단 총회가 발간한 40일의 여정(고난의 밤을 지나 부활의 아침을 열다)  등 여러 교단, 기독교 출판사가 펴낸 사순절 묵상집을 보거나 다양한 기관에서 진행하는 성경 필사 캠페인에 참여하기도 한다.

한국컴패션(대표 서정인)은 사순절 필사 캠페인 ‘예수를 봄’을 진행한다. 요한복음에 나타난 ‘예수님의 7가지 자기 선언’을 주제로 제작한 40일 성경 필사 노트를 제작했다. 전 연령에 맞는 콘텐츠 구성을 위해 컴패션 후원자이자 크리스천 웹툰 ‘초롱이와 하나님’ 김초롱 작가가 참여했다.

서정인 대표는 “사순절 필사 캠페인을 통해 예수님 사랑을 묵상하고 그 사랑을 살 속에 실천하는 우리가 되길 소망한다”고 밝혔다. 캠페인을 통해 모인 후원금은 인도네시아 청소년 1천 명의 약물 남용 방지 교육과 성폭력 예방 교육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한국장로교출판사(사장 박창원)가 운영하는 ‘북클럽 B스페이스’는 디지털 필사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북클럽 B스페이스 인스타그램(@with_b.space) 팔로우 및 ‘좋아요’를 누른 후 프로필 링크의 구글 폼 신청을 완료하면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다. 개인이나 가정, 교구 등 공동체에서 활용할 수 있고 태블릿에서 직접 필사하거나 출력해서 사용할 수도 있다.

#절제
여러 교회에서 공동체별로 미디어 금식, 릴레이 금식 기도 등이 진행된다. 의도적인 비움, 간소화, 포기를 선택함으로써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한다. 좋아하는 것 하나를 포기하고 그 시간을 하나님과의 교제로 채우는 의미다.

청어랑ARMC(대표 오수경)은 ‘채식 순례’라는 이름을 정해 사순절을 창조 세계와 생명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새로운 실천을 연습하는 기간으로 삼자고 제안한다. 소박하고 대안적인 삶을 고민하며 제로웨이스트와 채식을 실천하도록 한다. 매일 하루 한 끼 채식, 매주 말씀 묵상, 실천 과제와 경험을 온라인에서 공유하여 서로 격려한다.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대표 이광섭 목사)은 ‘탄소 금식’ 캠페인을 실천한다. 올해로 6번째다. 40일간 공동체 안에서 하루 혹은 주 단위로 변화를 시도할 수 있도록 ‘2024 탄소금식 달력’을 제공한다. 매일 덜어내고, 비우고, 나누는 실천으로 생명을 선택하는 기쁨과 은혜가 부활절까지 이어지도록 한다.

#생명
예수님은 우리에게 가난한 자, 어려운 이들을 돕는 일이 곧 예수님께 한 것과 같다고 하셨다. 고난받는 이웃을 돕고 생명을 살리는 일이 사순절 기간 벌어지는 이유다.

글로벌비전(회장 이기현)이 본지와 함께 진행하는 ‘2024년 사순절 한 끼 금식 캠페인’은 단 한 끼 금식으로 국내외 취약계층, 빈곤국 아동을 돕는다.

기독교 보건의료 NGO 샘복지재단(대표 박세록)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40일간의 동행’ 캠페인으로 북한을 위한 기도와 어려운 북녘 동포를 돕는다. 2018년부터 진행한 이 캠페인에서 샘복지재단은 해마다 새로운 기도 제목이 담긴 기도집을 제작해 참여자들에게 제공해 왔다. 올해 주제는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한 기도’. 참여하는 사람들에게 기도집과 저금통을 무료로 보내준다. 북한 동포와 통일을 위해 기도하고 후원으로 동참해 북녘 동포, 우크라이나 전쟁 피해 주민, 연해주 고려인 아동을 도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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