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의 제자들을 볼 때마다 부러운 마음이 많이 듭니다. 예수님께 직접 배웠고, 기적을 체험했으며, 동거동락 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에게 부러움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예수님께 가장 큰 상처를 준 자들도 제자들입니다. 예수님께서 겟세마네 동산에서 기도하실 때, 예수님의 마음을 성경은 “땀이 땅에 떨어지는 핏방울 같이 되더라”(눅 22:44)고 표현합니다. 하지만 제자들은 예수님의 고통에 관심 없이 잠만 잡니다. 심지어 예수님을 팔고, 배신하고, 도망갑니다. 이것이 제자 공동체의 현실이었습니다.

우리의 모습은 어떤가요? 말은 “예수님의 제자다”라 하고, 행동도 제자인척 하지만, 제자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고, 주님께 실망과 아쉬움을 주며 살고 있습니다. 어쩌면 대부분의 교회 공동체가 연약한 제자 공동체의 모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주님께서 원하시는 제자 공동체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요? 이를 주님께서 기도하셨던 겟세마네 동산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겟세마네’라는 지명은 아람어로 ‘기름 짜는 틀’이라는 의미입니다. 이곳에서 감람나무 열매로 기름을 짰기 때문에 겟세마네라고 했습니다. 감람나무는 척박한 땅에서 뿌리 내리는데 15년 이상 걸리기 때문에, 기본 15년을 키워야 제대로 된 열매를 맺을 수 있습니다. 대신 일단 뿌리 내리면 어떤 험한 조건에서도 오래 살아남습니다. 

그런데 감람나무가 오래 살 수 있는 또 다른 이유는 독특한 면역체계 때문입니다. 벌레들이 공격하면 감람나무는 벌레들이 싫어하는 화학성분을 분비하여 벌레들이 접근하지 못하게 합니다. 그리고 화학성분이 바람을 타고 옆 나무에 옮겨, 벌레 공격이 있음을 알려 줍니다. 그래서 옆 나무도 화학물질을 만들어 미리 벌레들이 오지 못하게 합니다. 감람나무는 혼자 튼튼하고 건강해서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함께 군락을 지으며 서로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며 자라기 때문에 몇천 년을 사는 나무가 됩니다. 

예수님이 겟세마네 동산에서 제자 공동체에게 원했던 모습은 감람나무와 같은 공동체입니다. 아쉽게도 예수님께서 살아 계실 때는 감람나무와 같은 공동체가 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서로 높은 자리에 앉길 원했고, 예수님의 고난을 보며 모두 흩어졌습니다. 하지만, 성령 체험 후 감람나무와 같은 공동체가 됩니다. 그래서 성령을 사모하며 함께 기도하여 오순절 성령사건을 체험하게 되었고, 베드로가 투옥되었을 때도 초대교회 공동체가 베드로를 위해 기도하여 옥에서 나올 수 있었습니다.

요즘 감람나무 벌레와 같은 것들이 교회 공동체를 힘들게 합니다. 우리는 이런 벌레의 공격으로부터 이길 힘이 있어야 합니다. 당연히 개인의 힘으로는 불가능합니다. 교회 공동체가 서로를 위해 중보한다면, 성결교회가 한마음으로 각 교회 공동체를 위해 기도한다면 그 어떤 시험과 공격에도 살아날 수 있습니다. 교회 공동체는 감람나무와 같은 공동체가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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