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으로 미래를 희망하자 
2024년이 우리 교단과 한국 교회에 
말씀이 삶이 되는 해가 되도록 헌신하자

우리는 힘겨운 시간을 지나왔다. 지난 몇 년이 동굴이 아니고 터널이어서 참 감사하다. 쉽지 않은 길을 걸으면서 출구가 있다고 희망했다. 행복도 불행도 지나간다는 일반적인 처세훈도 힘이 됐을 테다. 신앙인은 하나님의 섭리를 붙잡고 자신을 성찰하며 걸었다. 지난 2023년에 코로나19가 공식적으로 끝났다. 지난 가을의 감사절과 그에 이어진 크리스마스의 계절이 특별했다. 세계적 유행 전염병이 끝난 후 처음 맞는 절기였다.

두 달 전쯤 어느 여론 조사에서 절반이 넘는 현장 목회자가 정년보다 일찍 은퇴했으면 한다고 답했다. 여건이 된다면, 그러고 싶다는 것이다. 지친 거다. 자신이 없는 사람도 적지 않을 게다. 교회를 생각해서 좀 일찍 물러나는 게 좋겠다는 판단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이 팍팍하다. 목회자에 따라서 삶의 정황이 다르겠지만, 아들 손주들 연관해서 좀 더 있어야 하는 사람들, 소명의 길 끝까지 걸어야지 하며 무릎으로 견디는 사람들, 교회의 상황을 온몸으로 끌어안고 자신이 부서지더라도 십자가를 져야지 하는 사람들 ….

주로 담임목사의 현실을 헤아려봤다. 그러나 이런 심정이 어디 담임목사들뿐이겠는가. 하나님께서 자기 피로 값 주고 사신 교회,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 성령이 탄식하시면서 부둥켜안고 가시는 교회가 어떤 것인지 아는 사람들은 누구나 지난 몇 년이 다 그러했을 것이다. 현실적으로, 교회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재정의 운용과 사역 및 직분에 사람을 배치하는 등 살림을 꾸려가야 한다. 목회 또는 사역이 힘들다. 코로나19의 여파가 가시려면 멀었다. 아니 교회는 이제 다른 시대에 살고 있다.

본질적으로, 교회는 삼위일체 하나님께서 각별히 섭리하시는 공동체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건을 통해서 인류 구원의 길이 열렸다. 하나님의 섭리에 따른 십자가의 죽음과 부활, 그리스도의 승천과 성령의 강림으로 구원의 길이 열렸다. 복음이 세상 한가운데서 작동하기 시작했다. 이 일에 삶과 죽음, 존재 전체를 건 사람들이 그리스도인이다. 그들이 모임이 교회다. 교회는 하나님의 섭리에 순명(殉命)하는 말세의 비밀 병기다. 66권 성경의 이런 시각에서 보면 교회는 미래를 희망하는 공동체다.

새해 정월 초하루에 일본 서해안에서 강진이 발생했다. 우리나라 동해안까지 영향이 있었다. 태평양을 둘러싸는 불의 고리가 꿈틀거리고 있다. 기후 위기는 누구에게나 발등의 불이다. 서로 물러서지 않는 미국과 중국의 힘겨루기로 세계 모든 나라가 곤혹스럽다. 푸틴의 침공으로 발발한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과 하마스 및 이슬람 문화권의 전쟁이 쉽게 끝나지 못할 상황이다. 지구 행성 전체 국가들과 문화권의 권력 구조가 한 눈에 들어오는 오늘날, 다음 전쟁은 한반도라는 얘기도 들려온다. 올해 4월의 총선을 앞두고 국내의 사회 정치적인 상황은 거의 최악이다.
새해 벽두다. 우리는 어디에 서 있는가? 두 가지 현실이 있다. 신체를 갖고 사는 인간 군상의 욕망이 날뛰는 현실, 하나님의 말씀이 작동하는 하나님 나라의 현실이다. 교회는 말씀이 살아 움직이는 곳에 통속적인 욕망이 자리 잡지 못한다는 것을 믿고 걸어가야 한다. 어둠이 빛을 이기지 못한다. 문제는 교회와 그리스도인이 얼마나 하나님의 말씀으로 깊이 들어가느냐는 것이다. 말씀이 삶으로 작동하는 데서 미래를 희망하는 거룩한 힘이 솟구친다. 이것이 말씀의 반석 위에 다시금 교회를 세우는 길이다. 다른 근거는 모래판이다. 

말씀으로 미래를 희망하자. 하나님께서 열어주신 2024년이 우리 교단과 한국 교회에 말씀이 삶이 되는 해가 되도록 헌신하자. 말씀-체험이 기독교 신앙의 심장이다. 우리는 지금 말씀 앞에 서서 희망하고 있고, 이 말씀으로 세상을 구원한다. 우리 마음에 설렘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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