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과 기대 속에 시작했던 2023년 한 해가 어느 새 저물어가고 있다. 이제 새해를 계획하고 맞이해야 할 시간이다. 특별히 기독교인들은 하나님께서 역사를 주관하심을 기억하며, 그 구원의 섭리와 경륜 가운데 올바로 쓰임받을 수 있도록 깨어 있어야 한다. 그리고 모두가 들뜨고 설레는 마음으로 자칫 시간을 그냥 흘려보내기 쉬운 이 때를, 기독교인들은 더욱 잘 활용해야 한다.

그러자면 무엇보다 지나온 시간들을 솔직하게 반성해야 한다. 지난 2023년은 한국교회에, 그리고 각 기독교인들에게 어떠한 해였는가. 우리를 둘러싼 환경이 아무리 어둡고 절망적이라 할지라도, 기독교인들이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온전히 감당했다면 그 모든 것을 넉넉히 이길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과연 그렇게 했는가를 먼저 돌아보아야 한다.

안타깝게도 한국교회의 문제는 단지 교인 수가 정체 내지 퇴보하고 있는 것만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참된 성도와 제자를 많이 길러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십수 년 전부터 교회에 ‘안 나가’는 신자들을 거꾸로 한 ‘가나안’ 신자라는 용어가 쓰이기 시작하더니, 최근에는 많은 기독교인들이 온라인 공간을 떠돌며 예배를 드리거나 일시적으로 예배에 참석하지 않는 현상을 빗댄 ‘플로팅 크리스천(Floating christian)’, 자신의 신앙 콘텐츠를 스스로 찾아서 성장하는 ‘OTT 크리스천’까지 등장했다고 목회데이터연구소는 <한국교회 트렌드 2024>에서 분석했다.

그 와중에 교인들이 교회와의 연결고리가 약해지면서, 각자도생의 길을 걸으며 스스로 신앙을 만들어가는 신앙 생태계의 변화가 생겼다고 이 연구소는 지적하며 “성도들은 유튜브와 같은 온라인 콘텐츠에 익숙하고, 교회는 이 같은 격변의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이전 같은 구조와 형태로는 유지조차 어려울 것이다. 교회 리빌딩은 자의든 타의든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또한 ‘외로운 크리스천’도 낳고 있다. ‘외로움’의 지수는 한국이 ‘고독부 장관’이 있는 영국보다 높다. 이는 성도들도 예외가 아니어서 무려 46%가 외로움을 느낀다는 통계가 나왔다. 일반 국민(55%)의 평균에 비해서는 다소 낮았지만, 교회에서조차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사람도, 같이 식사하거나 차를 마실 사람도 없다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전 세계 곳곳에서 전쟁의 소식도 계속됐다. 지난해 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시작된 러-우 전쟁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얼마 전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상대로 테러를 저지르면서 전쟁이 시작돼 충격을 줬다. 하마스가 벌인 만행들에도 불구하고, 일부 기독교인들도 지나친 정치적 이념에 경도돼 가해자를 두둔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동성애와 이슬람, 그리고 각종 반기독교적 사상과 집단들은 곳곳에서 기독교 진리와 성도들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아직 전 세계 최고 수준의 종교 자유를 향유하고 있으나, 앞서 언급한 각종 도전들 앞에 더 이상 안전지대라 할 순 없다. 하나님의 강한 군사로서 거룩한 야성을 가지고 그에 맞서 싸워야 한다. 또한 우리는 종교·인권 등에 있어 세계 최악의 박해를 받고 있는 북녘의 동포들을 기억하고 그들을 위해 기도해야 한다.

이제 2024년을 맞이하며, 한국교회는 이러한 주요 이슈들을 돌아보고, 잘한 것은 더 잘하고 잘못한 것은 바로잡고자 노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 지도자들과 교인들도 더욱 각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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