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팎 완벽 변신 신안 안좌중앙교회
비 들이치고 화장실도 실외에
허물어져가던 예배당 새단장

천안교회, 90주년 사업 선정
성도가 현장서 먹고자며 지휘
목양실-대형 모니터 등 설치
리모델링 비용 1억원 넘어서

안좌중앙교회  리모델링이 마무리 공사가  진행중이다. 
안좌중앙교회  리모델링이 마무리 공사가  진행중이다. 

전남 전남 신안군 안좌면 읍내 언덕배기에 높다란 십자가를 드리운 안좌중앙교회(박중관 목사)는 올해 잊지 못할 성탄 선물을 받았다. 38년 동안 거센 바닷바람을 맞다 보니 곳곳이 낡고 부서진 예배당 전체가 완전 새로 지은 예배당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천안교회(윤학희 목사)가 올해 창립 90주년을 기념해 1억원 넘게 통 크게 지원한 선물이다.

“한국성결신문을 보다가 천안교회에서 창립 90주년 기념해서 작은교회 리모델링해 준다고 신청하라는 공고를 보고 간절한 마음으로 신청했는데, 딱 붙었어요. 선정됐다는 전화가 왔을 때 펑펑 울었어요. 그때 생각하면 지금도 눈물이 나요. 천안교회 덕분에 우리교회 너무 좋아졌어요. 다 하나님 은혜죠. 감사할 뿐입니다.”(박중관 목사)

천안교회는 지난 4월 본지에 창립 90주년 기념 국내 작은교회 리모델링 신청 공고를 냈다. 경상비 5000만원 이하 작은교회 중 서류심사와 현장답사를 통해 선정할 계획이었다. 까다로운 조건에 맞춰 신청한 교회는 총 6곳. 그중에서 안좌중앙교회가 선정됐다. 그만큼 리모델링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안좌중앙교회는 초중고가 다 있는 섬 중앙에 위치해 다음세대 사역하기도 좋고, 주변에 다문화가정도 많아 이들을 위한 사역을 하기에도 최적의 장소이다. 하지만 교회 시설이 너무 낙후되어 막상 사역을 진행하기 어려웠다. 박중관 목사는 4년 전 부임한 후 이런 사역들을 꿈꾸며 성도들과 건축헌금을 드려 2000만원 쯤 모았지만 리모델링 하기엔 역부족이었다. 답답한 마음에 매일 간절히 “하나님께서 책임져 주세요” 부르짖으며 기도했는데, 기도 응답이 주어졌다. 천안교회가 ‘리모델링’이라는 특별한 성탄 선물을 준 것이다.


교회 선정은 천안교회 장로들로 구성된 90주년기념사업위원회에서 전담했다. 장로들이 직접 발로 뛰며 지원교회 현황을 살펴봤다. 리모델링밖에는 대책이 없는 예배당과 확고한 향후 비전, 담임목사의 간절한 기도와 바람이 안좌중앙교회를 선택한 이유였다.

지난 12월 8일 안좌중앙교회 공사현장을 방문한 윤학희 목사는 “처음엔 저걸 어떻게 뜯어고치나 했는데 생각보다 훨씬 더 잘 고쳐진 것 같아서 좋다. 천안교회 온 성도들이 기도하며 꼭 도움이 필요한 작은교회의 리모델링을 돕고자 했는데 가장 필요한 교회에 도움이 잘 전해진 것 같아 감사하다”고 말했다.

90주년 리모델링 지원사업에 앞장선 손신한 장로는 “처음에 교회를 보러왔는데 말 못 할 정도로 낡았더라. 38년 전에 깐 마룻바닥은 다 썩어서 푹푹 꺼지고 출입문과 창문은 바람도 막지 못했다. 리모델링밖에는 답이 없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38년 전 건축한 예배당은 온통 나무였다. 비 오면 천정이 새고, 태풍 오면 출입문과 창문에서 물이 들이차는 상황이라 수십 년 물먹은 마루는 회생 불가능이었다. 화장실도 외부에 있었다. 성도 20여 명 중 대부분이 노인인데 교회 화장실은 예배당 밖으로 한층 정도 높이를 더 올라가야 해 불편했다. 
 

이랬던 교회가 천안교회의 도움으로 완전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했다. 2층 예배당은 강화마루 바닥과 깔끔하고 세련된 벽과 천정으로 리모델링했다. 앞뒤로 대형 모니터도 설치하고 교회 장의자도 모두 새로 바꿨다. 예배당 뒤편 좁은 공간은 담임목사가 설교도 준비하고 책도 읽은 목양실로 꾸몄다.

옛날 건물이라 손바닥만하게 창문이 있던 벽면을 어렵게 뚫어서 저 멀리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큰 창도 설치했다. 바람만 불면 칼바람이 비집고 들어오던 낡은 창문과 창틀도 모두 바꿨다. 본당 출입문은 자동문으로 설치하고 외부에서 바람이 들어오지 않게 복도에도 새로 창을 달아주었다. 이로써 이전에는 꿈도 꾸지 못할 쾌적한 환경이 마련됐다. 

안좌도  전경

비만 오면 흥건하게 물이 차던 1층도 바닥, 벽면, 천정 공사로 전혀 새로운 공간이 되었다. 다양한 세대의 전도 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해 여러 개 방을 나눠 소그룹 활동도 할 수 있게 하고, 화장실과 탕비실도 내부에 설치해 편의성을 더했다. 안좌중앙교회에서는 이수정 사모 주도로 2년 전부터 어린이 전도를 시작해 올해 3월부터 다음세대 사역을 본격 시작했고 현재 10명의 교회학교 아이들이 주일이 출석하고 있다. 섬교회 치고는 어린이가 많은 교회가 된 것이다. 이수정 사모는 이번에 리모델링을 계기로 더욱 지역 어린이와 청소년 사역에 초점 맞춰나가려 한다. 이곳을 다문화 가정과 장년 배움터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요즘 브랜드 아파트를 비롯해 공사 현장마다 문제가 터져 나오는데 안좌중앙교회 공사는 어찌이리 알차게 잘 되었을까. 현장에서 먹고 자며 수고한 헌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피상학 장로가 한달 여 동안 주중에는 안좌도에 머물며 직접 공사를 지휘했다. 피 장로는 “ 공사상황을 보며 뭐가 필요한지, 작업은 제대로 되는지 살피고 저도 손을 보태 공사를 도왔다”며 “진짜 내교회 고치는 것처럼 정성들여 했다. 지원한 천안교회는 보람되고, 새 예배당을 선물받은 안좌중앙교회 모두 행복한 사역이었다”고 말했다. 

교회 내부 뿐 아니라 주변도 깨끗하게 정리했다. 흙으로 덮여있던 예배당 주변 쓰레기를 들어내고 비가 와도 무너지지 않게 탄탄하게 만들어 시멘트로 마무리했다. 교회 뒷산에서 내려오는 물이 주변의 밭으로 쏟아지지 않도록 배수로도 새로 설치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천안교회는 빗물에 녹슬고 더러워진 교회 외부도 깔끔하게 새로 페인트칠을 해주기로 했다. 이미 계획했던 1억원 예산을 초과했지만 장로들과 현장을 시찰한 윤학희 목사는 그 자리에서 “내부를 다 바꾸었는데 외부는 지저분하면 안 된다. 하는 김에 안좌중앙교회 안팎을 다 새롭게 하자”며 벽면 페인트칠 지원을 결정했다.

안좌중앙교회  박중관  목사 부부
안좌중앙교회 박중관 목사 부부

교회 개척멤버로 40년 가까이 교회를 지켜온 김석진 명예장로는 눈물을 글썽이며 “교회를 어찌 고쳐서 예배드릴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는데 이렇게 새 예배당처럼 고쳐주셔 너무 감격스럽다”고 감사를 표했다. 

이제 박중관 목사는 꿈꾸는 목회를 이루려는 기대로 설레고 있다.

그는 리모델링을 계기로 꿈꾸던 목회를 실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모든 성도들이 새롭게 성전을 재정비하여 복음의 날개를 더 확장하고 안좌도를 성도화하는 비전을 품었다”면서 “새것 같은 성전을 얻었으니 섬에서는 접할 수 없는 문화센터를 설립하여 어린이 학교와 청소년 학교도 운영하고, 동네에 많은 다문화 가정과 장년 배움 학교도 문을 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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