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금에 ‘학년데이’
  모이면 즐겁데이~”

‘불금(신나게 놀 수 있는 금요일)’에 친구들과 교회에 모여 교역자 또는 교사 지도 하에 볶음밥, 라면 등 음식을 만들어 먹고 게임을 즐긴다. 밤에는 취침에 구애받지 않고 텐트에 들어가서 친구와 같이 밤새도록 수다를 떤다. 서로 서먹했던 친구들도 친구 관계가 개선되고 교회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친밀함을 유지한다. 교회를 다니지 않던 청소년들도 큰 부담없이 교회를 찾아 친구와 교제하면서 자연스럽게 복음의 문화를 접하게 된다. 부산 대연교회(임석웅 목사)가 분기별로 실시 중인 ‘학년데이’ 이야기다.

총회장 임석웅 목사는 실행 가능한 다음세대 전도매뉴얼을 제작하여 보급하겠다고 약속했는데 그중 ‘학년데이’도 개 교회가 실행할 만한 청소년 전도 프로그램이다. 대연교회도 10년 전인 2013년부터 학년데이를 실시하고 있는데 초기의 시행착오를 거쳐 현재 대연교회 다음세대 전도 프로그램으로 정착해 톡톡히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연교회의 실행 사례를 중심으로 학년데이를 어떻게 실행하고 적용해야 효과적인지 알아본다.  

 

학년데이의 시작
학년데이는 소위 MZ세대, 디지털 세대로 불리는 청소년들에게 스마트폰과 컴퓨터가 없어도 친구들과 어울리며 얼마든지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고, 교회가 친교와 놀이의 공간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학년데이’라는 이름도 없던 시기에 부서 전체 모임으로 학년데이를 기획했다가 그렇게 하면 기존 모임이나 행사와 큰 차이가 없다는 의견이 나와 동일 학년끼리 모이는 행사를 열게 됐다. 그렇게 명칭도 ‘학년데이’로 정해졌다.

초기의 ‘학년데이’는 현재와 매우 다른 형태로 진행됐다. 아이들에게 무엇인가 의미 있는 것을 가르쳐주고 싶었던 교사들의 열정이 지나쳐 금요일 저녁 아이들이 모이면 저녁도 사주고 교사 주도 하에 프로그램을 만들어 진행했다. 새벽에는 아이들을 깨워 같이 기도하고 바닷가, 공원 등에서 산책하며 교제했다. 교역자들은 모임 중간에 말씀도 전하고 기도회도 인도했다.

교역자와 교사들은 힘을 다해 청소년들을 섬겼지만 나중에 받아본 피드백은 기대했던 결과와 달랐다. 아이들은 저녁 늦게까지 친구들과 어울리고 장기자랑도 하고 평소 못 해본 게임 등을 하는 것은 좋았지만 말씀을 듣고 기도회도 갖는 등 빡빡한 일정에 대한 피로감을 호소하면서 힘들어했다. 교역자와 교사들도 긴 시간 동안 아이들을 돌보느라 체력과 재정이 바낙이 나는 경험을 했다.  

이 때문에 교역자와 교사들은 ‘학년데이’의 방향성을 고민하면서 아이들 모임에 개입하기보다는 되도록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 교제에 집중하게 하자는 의견을 모았다. 

그러한 시행착오를 거쳐 현재의 ‘학년데이’ 프로그램이 제 모습을 갖추게 되었고 청소년과 교사 모두가 만족하는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학년데이 어떻게 진행하나
‘학년데이’를 실행하는 데는 원칙이 있다. 청소년들이 저녁 친구들과의 모임에서 무엇을 할 것인지를 스스로 준비하도록 하되, 교역자 또는 교사 1명이 참여하여 모임에 개입하지는 않지만 지켜보면서 모임이 원활히 진행되도록 도우미 역할을 해야 한다. 아직 미성년인 청소년들의 모임을 보호 차원에서 지도하는 역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학년데이’에 참여할 때는 디지털 기기를 가져오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한 원칙이다. 학년데이의 취지가 공동체 의식을 기르면서 디지털 기기 없이 얼마든지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을 가르쳐주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학년데이’를 처음 시행하는 교회들은 초기라는 점을 감안하여 초기 모임에 필요한 세팅이 필요하다.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레크레이션을 준비하거나 간식을 준비해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학년데이’ 배너를 만들어 ‘학년데이’를 전 교인들에게 알려주고 관심과 후원을 이끌어내는 것도 필요하다. 배너를 만들 때는 학년별로 만들 수도 있지만 학년 표시 부분만 떼고 새로 붙일 수 있게 제작하는 것도 재정을 절약하는 팁이다.     

한편 대연교회는 ‘학년데이’와 더불어 전·후반기 한 번씩 실시하는 ‘친구초청데이’도 진행 중이다. 이것은 3주간 즐거운 행사가 끊어지지 않는 새신자 정착 프로그램이다. 3주간 지옥, 구원, 천국의 주제로 말씀을 전하고, 첫 주 먹방데이(간식나눔), 둘째 주 연극데이(교사 준비 미니드라마), 셋째 주 스포츠데이(명랑운동회) 등을 통해 교회에 대한 친밀함을 느낄 수 있도록 준비한다. 교회에 처음 발 들인 친구들도 3주 연속으로 교회를 방문하다가 교회 분위기에 익숙해져 정착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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