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21세기교회연구소
‘평신도의 신앙적 욕구 조사’ 결과 발표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21세기교회연구소, 목회데이터연구소, 한국교회탐구센터는 지난 12월 1일 한국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 '탈교회 시대, 평신도가 보내는 목회 시그널'을 주제로 공동조사 세미나를 개최했다.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21세기교회연구소, 목회데이터연구소, 한국교회탐구센터는 지난 12월 1일 한국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 '탈교회 시대, 평신도가 보내는 목회 시그널'을 주제로 공동조사 세미나를 개최했다.

한국교회 성도들은 출석 교회 목회자가 갖추어야 할 가장 필수적인 요소로 ‘성도에 대한 관심과 사랑’과 ‘인품/인격’을 꼽았지만, 실제 교회 현장에선 충족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총장 이정익 목사) 21세기교회연구소(소장 정재영 교수)는 1일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한국교회탐구센터(소장 송인규), 목회데이터연구소(대표 지용근)와 함께 ‘평신도의 신앙적 욕구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팬데믹 이후 일상생활, 설교, 심방, 상담, 목양 등 각 영역에서 변화를 겪고 있는 성도들의 구체적인 신앙적인 욕구를 살펴봄으로써 한국교회 위기 극복 방안을 살펴보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조사에서 눈에 띄는 점은 팬데믹을 거치며 한국교회 성도들이 과거 공동체를 중시하는 경향에서 개인의 행복을 추구하는 방향으로의 변화가 두드러진다는 것이다. 일상생활 항목별 관심도를 살펴보면, 5순위를 기록한 ‘믿음/신앙(83.5%)’보다 ‘가정의 행복(93.4%)’, ‘마음의 평화와 안정(91.0%)’, ‘육체적 건강(90.9%)’, ‘경제적 안정/여유(85.8%)’ 순으로 나타났다.

이런 경향은 신앙 관련 항목별 관심도에서도 큰 차이가 없었다. ‘삶의 의미와 목적(78.8%)’, ‘영적 성숙(76.4%)’, ‘구원과 영생(76.1%)’보다 1순위에 ‘마음의 평안과 위로(86.0%)’, 그 뒤를 이어 ‘가정의 행복(82.7%)’이 2순위를 차지했다.

정재영 교수(실천신대)는 “신앙 관련 관심도에서 ‘마음의 평안과 위로’나 ‘가정의 행복’ 등 개인적인 차원에 관심이 많은 것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불안함에 대한 반응일 수 있”지만 ‘거룩하고 도덕적인 삶’이나 ‘이웃에 대한 섬김과 봉사의 삶’과 같은 신앙 실천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지 않도록 “목회자가 균형 있는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교육과 안내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출석 교회 목회자’에게서 기대하는 영역도 성도들과 목회자 사이에서 차이를 보였다. 성도들은 1순위 응답에서는 ‘인품/인격(31.2%)’을, 복수 응답에서는 ‘성도에 대한 관심과 사랑(69.0%)’을 꼽았지만, 목회자의 ‘인품/인격(평균 4.02점/5점 척도)’에 대한 만족은 5위에 불과해 실제 중요도와 충족도 사이에서 가장 큰 괴리를 느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달리 ‘가르치고 훈련시키는 능력’에 대한 충족도가 5점 척도 기준으로 평균 4.12점을 기록해 가장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상적인 목회자 이미지 역시 복수 응답에서 ‘설교가(38.8%)’보다는 ‘섬김의 종(76.1%)’이라고 답한 성도들이 압도적이었다. 하지만 앞서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에서 발표한 ‘2023 한국인의 종교생활과 의식조사’에서 52.6%의 목회자들은 ‘설교가’의 모습을 가장 이상적인 목회자 이미지로 꼽았다. ‘섬김의 종’은 15.4%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정재영 교수는 “목회자의 관심과 돌봄을 느끼는 정도가 낮았고, 목회자의 목양 태도에 부정적인 견해가 적지 않아 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며 “목회자의 자격 요건으로 인품과 성도들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높게 나왔고 목회자의 이미지도 섬김의 종을 이상적으로 본 것을 고려해보면 단순히 설교하고 가르치는 것만 아니라 목양과 공동체적 돌봄에 더 힘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평신도 입장에서 논찬에 나선 한병선 본부장(청년의뜰)은 “코로나 이전과 이후 변화를 보면 타인과의 관계성보다는 개인주의적 경향이 높아짐을 알 수 있다. ‘핵개인’의 시대는 교회도 피해갈 수 없는 시대적 사조라는 생각이 든다”며 “교회 성장, 교회 성숙이란 키워드를 목회자 혼자 짊어질 수는 없는 시대가 왔다. 교회의 양적 팽창이 아닌 수평적 리더십을 갖고 교회를 만들어가는 모델이 절실하게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된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목회자 입장에서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발표한 김선호 목사(성답교회)는 성도들의 가정을 행복하게 만드는 일에 교회가 전력으로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목사는 “세대, 지역, 신앙생활의 연차, 신앙단계, 직업 상관없이 모두 ‘가정의 행복’이 최우선 관심사라고 답했다”며 “가정의 행복은 충성된 신앙생활의 바탕이 된다. 가족은 사역의 장애물이나 훼방꾼이 아니라 동역자”라고 했다.

특히 성도들을 가르침의 대상이 아닌 동역자로 바라볼 것을 주문했다. 김 목사는 “하나님은 이 시대 성도들을 목사와 함께 사역자로 부르시고 사명을 맡기셨다. 목사와 성도들은 힘을 합쳐 교회를 통해 하나님 나라 공동체로 세워져 가야 한다”며 “교인을 목사의 관리대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그들을 통해 주시는 하나님의 지혜를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지난 9월 21일부터 10월 5일까지 전국의 만 19세 이상 개신교인 1,000명(남성 389명, 여성 611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 방법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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