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협, ‘AI와 ·기독교윤리’ 월례발표회
“기술발전 양면성 대처하려면
 기독교 윤리적 토대 구축해야”

“4차 산업혁명과 챗GPT 등 21세기 기독교는 AI를 위시하여 과학기술의 발전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새로운 패러다임의 변화를 받아들이되 미래를 예측하고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기술신학의 구축과 더불어 ‘디지털 리터러시(Digital Literacy)’와 ‘인공지능 리터러시(AI Literacy)’ 같은 AI 시대를 준비하는 기독교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한국복음주의협의회(회장 임석순 목사)가 지난 11월 10일 서울영동교회(정현구 목사)에서 ‘AI와 기독교 윤리’라는 주제로 개최한 월례발표회에 발제자로 참여한 21세기교회와신학포럼 대표 곽혜원 박사(경기대 초빙교수)의 당부다.

이날 ‘4차 산업혁명과 팬데믹이 합세한 위험 시대,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곽혜원 박사는 탈인간화와 노동의 종말, 잉여 인간의 급증, 휴먼 커넥션의 빈곤화 및 정신질환의 확산, 악화일로로 치닫는 사회적 불평등과 사회 양극화 등 인공지능(AI)의 급진전과 관련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이에 대해 곽 박사는 기술 발전의 양면성에 지혜롭게 대처하기 위한 신학적·윤리적 토대를 구축할 것, 급변하는 노동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한 전면적인 교육개혁을 실시할 것, 상생·연대하는 생명 공동체의 회복을 위해 노력할 것 등 대비 및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먼저 곽 박사는 기술 발전의 양면성에 지혜롭게 대처하기 위해 신학적, 윤리적 토대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즉, AI와 같은 경이로운 기술의 진보는 인류의 발전에 도움을 주지만 한편으로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할 수 있고, 공공선이 아닌 특정 집단의 이익을 위해 악용될 수 있기 때문에 기술 윤리가 절실히 요청된다는 것이다.

특히 곽 박사는 챗GPT의 등장은 AI 혁명을 예고한 것과 다름없고 기술신학을 정립해야 할 당위성이 더욱 부각됐다면서 챗GPT의 문제점과 한계를 설명했다.

챗GPT는 유려한 답변을 재빠르게 제공하지만 오류가 있는 데이터를 학습해 잘못된 답변을 정답처럼 제시하는 ‘환각 현상’과 같은 문제점이 있어 이로 인해 정보의 부정확성, 잘못된 편견의 확대 재생산, 출처 불분명한 자료의 짜깁기식 표절, 정보 추출의 편향성, 인지 빈곤의 문제 등을 거론했다.

이어 “챗GPT의 생성형 대화방식은 개인의 정보 편향 문제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자유 의지가 있음에도 알고리즘에 의해 편향된 선택을 함으로써, 부지불식간에 알고리즘의 늪에 빠져 공정한 관점을 잃을 수도 있다”라며 “이에 비판적이고 합리적인 사고 능력을 함양하지 않으면, 편견을 더욱 증폭시키고 AI에 끌려다닐 수도 있다”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목회자들을 향해 설교와 성경연구 및 신앙교육을 위한 준비로 챗GPT를 무분별하게 사용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곽 박사는 “목회자들은 챗GPT의 한계와 잠재적 위험성을 인지하여 하나님과 성도 앞에서 부끄러움 없는 높은 도덕적 윤리의식, 매 순간 적절한 판단력을 지혜롭게 발휘해야 한다”라며 “AI에 너무 의존해서 말씀 연구와 신학적 연구에 등한시 하거나 영적 지도자 역할을 망각한다면, 목회자의 질적 저하로 이어질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곽 박사는 “4차 산업혁명 시대는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하면서 탈인간화와 함께 엄청난 수효의 잉여 인간을 양산하게 될 것이다”라며 “타인과 공감하는 사회적 능력에 악영향을 끼치면서 휴먼 커넥션이 빈곤해지게 되고, 사회부적응자, 낙오자, 사회불만자, 정신질환자들의 급증, 가상현실에서 세상을 도피하는 사람들도 무수히 많아지는 등 사회적 불평등과 사회 양극화는 악화일로로 치닫게 될 것이다”라고 진단했다.

이어 “따라서 기독교는 기술과의 대립보다는 기술과 공존하는 사회를 구상하되, 지금보다 더 인간에 친화적이면서 인류 공통의 가치와 목표인 공동선과 인간 존엄성을 수호할 수 있도록 기술에 대한 신학적 이해를 높이고, 양면성을 내포한 기술의 가치를 신중하게 판단하는 신학적, 윤리적 성찰을 해야 한다”라며 ‘디지털 리터러시’(Digital Literacy)와 ‘인공지능 리터러시’(AI Literacy) 같은 AI 시대를 준비하는 기독교 교육도 실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이날 김기석 박사(한동대 교수)도 AI 로봇을 대하는 태도와 인식의 문제와 관련된 발표를 통해 “로봇에 대한 기독교 윤리의 첫 출발은 ‘로봇의 정체는 반도체 회로와 코딩일 뿐이라는 사실’에 두어야 한다”라며 “로봇을 만든다면 반드시 잘못 형성될 인간의 ‘여김’의 가능성을 최소화해야 하는데, 가능하다면 사람 모양을 한 로봇을 만들지 않아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로봇과 어느 수준 이상으로 정서적 연대가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면 그 선을 넘지 않도록 주의하거나 경고할 수 있어야 한다”라며 “반면, 애완동물처럼 로봇을 또 하나의 가족처럼 여기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의 마음에 형성된 정서적 연대를 무시하지 않는 것도 기독교 윤리의 또 다른 측면이 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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