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나들이교회’  김신웅 목사 
 온몸 근육 굳어가는 희귀병
 지금은 두 손가락만 움직여
“장애는 목회 걸림돌 안된다”
 단독 목회  나선 ‘작은 거인’

지체장애를 극복하고 목회자가 된 김신웅 목사가 지난 11월 12일 인천 가좌동에 너나들이교회를 설립했다.

  두 살 때 찾아온 장애로 혼자 설 수도 없는 김 목사에게 교회 설립은 불가능한 모험 같았지만 장애라는 고난을 딛고 깨닫게 된 한 영혼에 대한 소중함이 그를 개척에 나서게 했다. 그는 너나들이교회를 통해 몸과 마음이 불편한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목회를 할 생각이다. 

김신웅 목사는 “기독교의 가치와 세상의 가치가 혼돈이 된 세상 속에서 단 한사람이라도 하나님의 뜻에 맞는 신앙인을 세우고 싶다”고 말했다. 교회 명칭도 서로 ‘너’, ‘나’하고 부르며 터놓고 허물없이 지내는 사이를 꿈꾸며 ‘너나들이교회’로 정했다. 김 목사는 “우리는 예수님의 ‘십자가 사랑’, ‘속량의 은혜’로 말미암아 ‘죄의 종’이 아닌 ‘하나님의 친구요, 자녀’로 부름받은 교회이다”면서 “그래서 우리도 누군가의 친구로 살아가며 만나는 모든 이들이 우리로 통해 진정한 친구되신 예수님을 보게 될 수 있는 그런 교회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생후 16개월부터 척수근위축증으로 온 몸의 근육이 서서히 굳기 시작해 목 아래로는 전혀 움직일 수 없다. 현재 김 목사가 유일하게 움직일 수 있는 신체는 오른손 검지와 중지뿐이다. 그러나 그에게 가장 큰 장애는 불편한 몸이 아니라 세상의 편견이었다. 목회자가 되려는 그에게 주변사람들은 회의적인 시선을 보냈다. 목사 안수를 받고서도 ‘목회가 가능하겠느냐’는 말을 들어야 했다.  

그러나 김 목사는 매일같이 힘들었지만 하나님의 계획이 있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버텼다. 십정동교회(정명근 목사)에서 청년부를 맡았을 때도 마우스를 클릭하는 것조차 버거웠지만 날이 새도록 설교를 준비며 사역에 집중했다. 두 손을 들 수도, 박수를 칠 수도 없지만 누구보다도 뜨겁게 찬양하며 예배를 인도했다. 여러 교회에서 간증도 하면서 그의 가치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장애가 결코 목회에 장애가 되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단독 목회를 결정했다. 아내 김혜정 사모와 부모 형제들이 개척을 응원했다. 뜻을 같이한 청년들도 개척 멤버가 되어 주었다. 이들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자연스럽게 공존하는 그런 교회를 만드는데 의기투합했다. 근육이 점점 굳어가는 병이라서 호전되는 것이 쉽지 않지만 온갖 장애를 딛고 일어선 김 목사는 영혼을 향한 열정 만큼은 누구에게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이날 설립감사예배도 30여 명 밖에 앉을 수 없는 작은 예배당에 100명이 넘는 성도가 함께 했다. 연수감찰장 강남철 목사가 사회를 맡았으며, 인천중앙지방회 회계 김호수 장로가 기도, 지방회장 정기호 목사가 설교했다. 또 서울신대 황덕형 총장과 최인식 명예교수, 전국장로회장 최현기 장로가  축사와 격려사를 전했다. 이은란 가톨릭대학교 교수는 축가를 선사했으며, 조만 목사(서머나교회 명예목사)의 축도로 감격적인 예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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