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주신 지구, 함부로 여겨 기후위기”

지난 여름 역대급 폭염과 집중호우가 한반도를 덮치고 전 세계적으로 가뭄과 홍수, 태풍이 빈번히 일어나면서 기후위기는 이제 누구나 겪는 일상의 문제로 대두됐다. 

기후위기 극복과 탄소중립운동에 최근 한국교회가 적극 나선 가운데 한국교회총연합 기후환경위원회(위원장 김주헌 목사)가 지난 10월 23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후환경 포럼을 열고 기후위기 극복의 대안을 모색했다.

이날 ‘기독교 신학적 입장에서의 기후위기 탄소중립에 대한 연구’라는 제목으로 발제한 장윤재 교수(이화여대 기독교학과)는 “기후위기의 본질은 환경위기가 아닌 무신론”이라고 진단했다.

장 교수는 “우리가 직면하는 위기는 생태적인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이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의 위기다. 우리는 지구를 창조주 하나님의 선물로 보지 않기 때문에 지구를 무신론적으로 다루고 있다”는 바르톨로메오스 정교회 세계총대주교의 말을 인용하며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인정하지 않는 인간의 죄를 회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장 교수는 “산천초목과 물과 공기, 모두 하나님께서 은혜로 우리에게 값없이 주신 선물”이라며 “그 선물을 감사함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마구 부수고 해치는 행위는 그 선물을 주신 분을 모독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장 교수는 “아무리 열심히 예배를 드려도 하나님께서 주신 지구라는 선물을 보전하려 하지 않는 사람은 사실상 무신론자”라며 “기후위기는 환경위기가 아니다. 기후위기의 본질은 신앙의 위기다. 기후변화라는 문제는 가장 심각한 영적인 문제”라고 진단했다.

장 교수는 결론에서 “인류는 이 땅의 모든 생명과 친구로 살아야 한다. 그래야 사람이 생존할 수 있고 지구가 지속 가능할 수 있다”며 “각자도생이 아니라 모든 생명의 연대와 공존을 추구해야 한다. 이것이 생태적 회개다. 코로나19와 기후위기는 바로 이 회개를 향한 하나님의 절박한 부르심이다”고 강조했다.

장 교수에 이어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탄소중립 ‘교회와 나부터’ 실천방안 연구‘라는 제목으로 발제한 유미호 센터장(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은 창조세계를 돌보는 교회의 문화를 만들어갈 것을 제안했다.

유 센터장은 “우리나라에 374개 교단 8만3,883개 교회, 1천만의 기독인이 있다”며 “교회마다 예배당과 교육관 건물, 사무실과 목회자 사택, 그리고 부속건물에서 물품구매는 물론 쓰레기를 배출하고 있다. 차량운행도 하고 있는데 이들 모두가 기후변화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 센터장은 탄소중립을 실현할 수 있는 교회의 실천사항으로 △교회 건물에 대한 정기적인 돌봄 △재생 가능한 에너지 사용 △전기·가스·기름 아껴쓰기 △가스와 기름대신 전기 사용하기 △태양열 발전기 등 재생에너지 생산 △교회 마당에 꽃·풀·나무 심기 등을 제시했다.

장윤재 교슈와 유미호 센터장의 발제 후에는 김민철 교수(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  구약학)와 이춘성 교수(고려신학대학원 기독교윤리학)가 논찬했다.

발제 전 개회사를 전한 한교총 기후환경위원장 김주헌 목사는 “오늘 포럼을 통해 기후위기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이에 대한 공동의 노력과 대응에 한국교회가 앞장서겠다는 다짐을 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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