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교회 트렌드 2023』을 내놓으며 코로나19 직후 방황하던 한국교회에 나침반을 제공했던 목회데이터연구소(대표 지용근)가, 지난 1년간의 변화를 반영해 최근 그 두 번째 버전인『한국교회 트렌드 2024』를 출간했다. 목회데이터연구소는 2022년 말부터 신학교 교수, 언론인, 대·소형교회 목회자, 기독교문화 전문가, 조사통계전문가 등 한국교회를 다차원적으로 볼 수 있는 이들로 TFT를 구성 기획했고, 조사와 집필을 주관했다. 조사는 2022년 11월부터 올해 6월까지 담임목사, 부목사, 전도사, 개신교인, 청소년 등을 대상으로 광범위하게 진행됐다.

『한국교회 트렌드 2024』는 10가지 주제를 다루고 있는데, 10여 차례 미팅을 통해 현재 한국교회의 흐름을 읽어낼 수 있는 모든 주제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추려 나갔다. 이렇게 선정된 10가지 트렌드는 교회 리빌딩, 외로운 크리스천, OTT 크리스천, 밈(Meme) 제너레이션, 약한 고리 3040, 교회 거버넌스, 처치 인 처치(소그룹), 어시스턴트 포비아(부교역자 사역 포기), 다시 선교적 교회, 인에비터블 컬트(이단의 통계적 실태)다.

심층적 조사와 격렬한 토론을 통해 최종 선정된 10가지 주제인 만큼 그 하나하나가 주목할 만하지만, 특히 유독 눈에 띄고 가슴 아프게 다가온 것은 바로 ‘외로운 크리스천’이었다. 이 연구에 따르면, ‘외로움’의 지수는 한국이 ‘고독부 장관’이 있는 영국보다 높다. 이는 성도들도 예외가 아니며 무려 절반에 가까운 46%가 외로움을 느낀다. 일반 국민(55%)의 평균에 비해서는 다소 낮았지만, 교회에서조차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사람도, 같이 식사하거나 차를 마실 사람도 없다는 고독한 성도들의 등장에 주목했다.

현시대 대한민국 국민들이, 또한 한국교회 성도들이 향유하는 자유와 번영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수준이다. 물론 여전히 경제적 혹은 또 다른 환경적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적지 않지만, 많은 이들은 평생 써도 다 쓰지 못할 부를 쌓아놓고 있다. 그런데도 이 시대는 아모스 선지자의 예언처럼 비틀거리며 갈하여 피곤해하고 있다. 그리고 그들을 위로하고 치유해야 할 기독교인들조차 상당수가 고독 속에 빠져 있다는 것이다.

과거에도 유명 연예인들이 줄줄이 자살하며 사회적으로 엄청난 충격을 준 일이 있었는데, 그들 중 상당수가 기독교인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기독교계에는 더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들의 장례예배가 목사의 인도로 진행되는 모습을 보는 것은 기독교인으로서 여간 슬프고 당혹스러운 일이 아니었다.

무엇이 문제인가. “주 여호와께서 가라사대 보라 날이 이를지라 내가 기근을 땅에 보내리니 양식이 없어 주림이 아니며 물이 없어 갈함이 아니요 여호와의 말씀을 듣지 못한 기갈이라 사람이 이 바다에서 저 바다까지 북에서 동까지 비틀거리며 여호와의 말씀을 구하려고 달려 왕래하되 얻지 못하리니 그날에 아름다운 처녀와 젊은 남자가 다 갈하여 피곤하리라”(암 8:11~13)고 했던 아모스 선지자의 말씀을 우리는 다시 곱씹어 봐야 한다. 그리고 그 기갈을 근본적으로 치유할 수 있는 곳은 오직 교회뿐이라는 사실에, 우리는 막중한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껴야 한다.

많은 이들이 허무와 좌절, 고독에 빠져 헛된 곳에서 그 갈증을 해소하려 하거나 자신을 해치는 극단적 선택을 하고 있다. 이 문제들 앞에 교회는 해답을 제시해야 한다. 여호와의 말씀으로 무장하고, 참된 그리스도의 공동체를 이룸으로써, 목마르고 주린 이들을 위한 영적 우물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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