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교는 기독교인이 죽음의 위협 앞에서도 꺾이지 않고 신앙을 가장 고결하고 거룩하게 증거하는 행위다. 예수 그리스도의 피로 사신 바 된 교회는 스데반 집사 이래 수많은 순교자들의 피가 씨앗이 되어 아름답게 꽃피우고 수많은 열매를 맺어 왔다. 오는 9월 24일은 우리 교단이 그러한 순교자들을 기리고 순교신앙을 고양시키기 위해 제정한 순교기념주일이다.

이 주일을 맞아 우리는 먼저 우리에게 복음을 전해 주기 위해, 그리고 신앙의 순결을 지키기 위해 순교한 수많은 신앙의 선진들, 특히 우리 교단의 순교자들을 기억해야 한다. 우리가 성결교회를 빛낸 자랑스러운 순교자들의 역사에 무관심하거나 무지한 것은 큰 문제다.

일제시대에는 박봉진 목사와 김하석 목사, 김동훈 전도사 등이 신사참배 거부와 재림신앙을 고수하다가 일제에 의해 모진 고문과 옥고를 치른 후 순교했다. 이후 6.25전쟁 당시 많은 성결인들이 순교의 피를 흘렸다. 섬 선교의 어머니인 문준경 전도사도 6.25전쟁 때 순교한 대표적 인물이다. 또 건축 중인 교회를 지키려 목숨을 버린 임광호 전도사(하리교회), 이판일 장로(임자진리교회), 윤임례 집사(두암교회) 등도 성결교회를 빛낸 순교자들이다.

특히 집단적으로 순교당한 곳이 많은 것이 성결교회 순교의 특징이다. 충남 논산 병촌교회에서는 66명의 성도가 한꺼번에 무참히 살해돼 한국교회 사상 가장 큰 순교지로 손꼽히고 있으며, 임자진리교회에서도 이판일 장로 등 48명의 성도가 한 날 한 시에 순교했다. 또 정읍 두암교회에서도 윤임례 집사 등 23명이 주님을 위해 목숨을 잃었다. 신앙을 지키다가 순교한 인물들 가운데 목사로는 김영범(이원), 조한수(북청), 이정순(종성), 서두성(백암), 오덕삼(평양), 김인석(회령), 전기찬(혜산진), 강축수(신고산), 전도사로는 임수열(강릉), 배춘근(소사), 김봉하(충남), 김재은(원삼), 평신도로는 문봉교(신천), 송계순(재령), 이기백(해주), 김연호(함흥) 장로 등이 있다.

또한 우리는 지금 이 순간에도 신앙 때문에 생명의 위협을 당하는 수많은 기독교인들을 위해 기도해야 한다. 북한과 중국 등 공산주의 국가에서, 이슬람과 힌두교 국가들에서, 그 밖의 종교의 자유가 없는 나라들에서 지금도 계속해서 순교자들이 나오고 있다. 오늘 전 세계에서 종교 자유를 박해하는 국가들의 인구를 다 합치면 40억명이라고 한다. 그리고 가장 많이 박해받는 이들이 바로 기독교인들로 3억 6000만명에 달한다. 신앙의 자유를 빼앗긴 이들이 진리 안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도록 우리가 마음을 모아야 한다.

그리고 우리 스스로도 순교 신앙을 확립하고 계승해야 한다. 한국교회는 감사하게도 수많은 신앙 선배들의 피와 눈물 덕에, 현재 전 세계 최고 수준의 종교 자유와 함께 풍요와 번영을 누리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좋은 환경은 인간을 나태하고 타락하게 만들기도 한다. 우리는 죽음의 위협이 아닌 너무나 작은 위협과 유혹 앞에서도, 얼마나 쉽고 허무하게 신앙의 순결을 버리고 현실 혹은 상황과 타협하고 있는지 반성해 봐야 한다. 단순히 주일 성수만 봐도 그렇다. 코로나19 시대를 지나면서 많은 교인들이 온라인의 편리함에 길들여져 버렸다. 물론 온라인 사역에도 오프라인이 갖지 못한 많은 장점과 영향력이 있다. 그러나 오프라인이 함께하지 않는 온라인은 무의미하며, 온라인이 교회에 가기 귀찮아하는 이들의 변명거리가 돼선 안 된다.

종교다원주의적이고 혼합주의적인 신앙의 모습들, 예수 그리스도보다 다른 것을 더 사랑하고 좇는 모습들은 단호히 청산해야 한다. 여호와 하나님과 바알을 결코 동시에 섬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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