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1일은 치매 극복의 날입니다. 1995년 세계보건기구(WHO)가 국제알츠하이머협회(ADI: Alzheimer’s Disease 
International)와 함께 가족과 사회의 치매 환자 돌봄을 새롭게 인식하도록 만들고자 9월 21일을 치매 극복의 날로 정하였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2011년, 치매 관리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치매 극복에 대한 범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하여 치매관리법 제5조 1항에 의거 매년 9월 21일을 ‘치매 극복의 날’로 정해 이 취지에 부합하는 행사와 교육·홍보 사업을 시행하도록 규정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각 지자체에서는 매년 이맘때쯤 치매안심센터와 지역의 관련 단체들이 주도하여 다양한 치매 극복 행사와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중앙치매센터가 공개한 대한민국 치매 현황(Korean Dementia observatory, 2022) 자료에 따르면 국내 치매 환자 수는 약97만을 넘어섰고 2024년에는 1백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65세 이상 노인인구 가운데 무려 10%에 해당하는 숫자입니다.

피할 수만 있다면 절대로 만나고 싶지 않는 것이 ‘치매’일 것입니다. 특별히 고령에 가까워질수록 나뿐만 아니라 가족들을 위해서라도 절대로 걸리지 말았으면 하는 질병으로 ‘치매’를 꼽는 분들이 절대다수입니다. 이렇게 치매를 두려워하는 데에는 주변에서 치매로 고생하는 분들의 사례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이야기도 있지만,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빚어진 치매에 대한 뿌리 깊은 오해도 한몫하고 있습니다. 

자신을 완전히 잊어버리고 마침내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름과 얼굴, 모든 추억들을 하얗게 잊은 채 의미 없는 배회와 망상에 빠져서 비참하게 삶을 마감하는 비련의 주인공들이 사람들의 기억 속에는 강렬하게 각인되어 있는 듯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치매에 걸려도 얼마든지 건강하고 행복하게 남은 삶을 유지해 나갈 수 있습니다. 또한 질병을 일으킨 원인에 따라서는 완치가 가능한 치매도 있습니다. 치매치료제와 관련하여 여전히 많은 연구가 진행중이며, 임상 단계를 거치고 있는 약들도 있습니다. 

치매의 거의 모든 기록을 쓴 웬디 미첼처럼 치매 환자이지만 스스로 자신의 상태를 기록하여 사람들에게 알리고 하루하루를 의미 있게 살아가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다양한 정책을 통해 경도인지장애 조기 발견 및 치매 예방 활동하고 있으며, 노인장기요양보험처럼 치매 환자와 가족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돌봄서비스도 잘 마련되어 있습니다.

문제는 교회입니다. 오늘날 교회는 치매 환자들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치매에 걸린 성도와 치매 가족들을 어떻게 품어주어야 하는지를 고민하고 실제 행동으로 실천하는 교회가 과연 얼마나 될지 궁금하고 또 우려스럽기만 합니다. 9월 21일이 치매 극복의 날인 것은 모른다고 하더라도 치매 환자와 그 가족들 역시 소중한 하나님의 자녀임을 잊지 않는 교회가 되어야 합니다.

대한민국이 이제 곧 초고령화 시대에 접어든다는 기사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교회는 이미 오래전부터 우리 사회보다 2~3배 이상 높은 초고령 현상을 보인다는 사실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앞으로 교회 안 치매 환자는 분명히 늘어날 것입니다. 이에 대한 대책이 없다면 교회는 더욱 큰 어려움을 당하게 될 것입니다.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치매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기 위해 온 교우가 치매에 대해 배우고 알아가는 것입니다. 치매 환자가 우리 교회에 왔을 때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합니다. 동시에 치매 예방과 조기 발견에 대한 프로그램을 마련한다면 더욱 더 치매 친화적인 교회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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